"안 보면 후회할 것"…'미키 17' 봉준호 감독, 세계적 거장의 귀환 [TD현장 종합] |
2025. 02.20(목) 1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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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 |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봉준호 감독이 6년 만의 ‘미키17’로 또 한 번 모두를 놀라게 할 준비를 마쳤다. 20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미키 17’(감독 봉준호) 기자간담회에서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 최두호 프로듀서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 이후 약 6년 만에 공개하는 신작인 만큼,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더 배트맨’ ‘라이트하우스’ 등 블록버스터의 히어로와 예술 영화의 주인공을 오갔던 로버트 패틴슨이 ‘소각로’에 던져지면서도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라는 감사 인사를 할 정도인, 모자라 보일 정도로 착한 미키 17로 기존 이미지를 떠올릴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용감하고 유능한 요원이자, 미키의 여자친구 나샤는 ‘레이디 맥베스’, 휘트니 휴스턴 전기 영화인 ‘아이 워너 댄스 위드 섬바디’ 등에 출연하고, ‘빌어먹을 세상 따위’ 시즌2로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나오미 애키가 연기한다. 추종자들을 거느린 얼음 행성 개척단의 사령관인 케네스 마셜 역의 마크 러팔로와 그의 아내인 엘사 마셜 역의 토니 콜렛은, 종교 지도 자 같은 선동의 광기와 허세를 오가며 긴장감과 예상외의 웃음을 드리운다. ‘옥자’로 봉준호 감독과 처음 함께한 이후, ‘미나리’를 거쳐 ‘성난 사람들’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프라임타임 에미상, 미국배우조합상의 남우주연상을 석권한 스티븐 연은 죽기 직전의 ‘미키’에게 “죽는 건 어떤 느낌이야?”로, 친근하게 잔인한 질문을 건네는 친구 티모를 연기한다. 이날 배우들은 내한 소감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먼저 나오미 애키는 “한국에 온 게 처음이다. 정말 오래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감독님과 함께 오게 돼서 반갑다”고 첫 내한 소감을 전했다. 마크 러팔로는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너무나 기쁘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 환대를 받아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저를 질투해서 더 기뻤다. 그분이 누구를 질투하는 건 처음 봤기 때문이다. 여기 오는 길에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 일단 봉준호 감독님의 고국에 오게 돼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저도 다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어서 기쁘다. 훌륭한 동료 분들과 함께라서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봉준호 감독님과 다시 작업하게 돼 기쁘다”라고 했다. 봉준호 감독은 먼저 마크 러팔로를 캐스팅한 이유로 “제가 아무래도 성격이 이상하다 보니까 사람을 볼 때도 계속 이상한 면만 보게 되는 것 같다. 그 사람의 흔히 알려진 모습과 다른 모습이 보이면 집착을 하게 된다. 마크 러팔로 배우가 악당 역할을 한 번도 안 했다는 게 신기하다. 그 첫 번째 기회가 저에게 와서 기쁘다. 시나리오를 처음 줬을 때 당황하시더라. 저는 마크 러팔로가 이 역할을 하면 멋있을 것 같았다. 역사적 독재자들을 보면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 기묘한 매력이 있다. 그걸 마크 러팔로가 잘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나오미 애키에 대해서는 “그런 독재자에게 엄청난 에너지로 소리를 지르면서 목소리로 제압해 버리는 나오미 애키 배우도 휘트니 휴스턴 전기 영화에서 역사적인 가수의 목소리를 직접 연기하면서 불렀던 배우다. 목소리 하나로 독재자를 완전히 제압하는데, 그 장면에서 영국 시사회 당시 박수가 나왔다”고 했다. 또한 ‘옥자’ 이후 다시 작업하게 된 스티븐 연에 대해서는 “스티븐 연 배우는 이미 저와 ‘옥자’ 때 즐겁게 작업했다. 저는 SF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스티븐 연의 도움 없이는 절대 할 수 없었다. 티모라는 캐릭터가 SF에서 볼 수 없는 캐릭터인데 스티븐 연이 잘해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모든 배우들이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해줬기 때문에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디테일하면서도 섬세한 설계와 디랙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나오미 애키는 그런 ‘봉테일’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 소감으로 “너무 좋았다. 배우로서 감독님을 부모님이라고 생각한다. 공간을 만들어 주시는 분 인다. 제가 기대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저를 자유롭게 만들어 주셨다. 항상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다. 봉 감독님과 함께 하는 자유로운 방식에 저도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마크 러팔로는 봉준호 감독에 대해 “봉 감독은 정말 섬세하면서도 꼼꼼하다. 항상 지원을 잘해주신다. 제 스스로 창의력을 발현해서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는 분이다. 한국에서는 영화를 할 때 스토리 보드를 만드는 관행이 있다고 들었다. 이번에 스토리 보드를 봤는데 감독님께서 직접 그림을 그렸더라. 다만 연기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적혀있지 않았다.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에 대해서 그림으로 보여주셔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 주셨다. 제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발견하고 볼 수 있도록 도와주신 거다. 이렇게 꼼꼼하게 디자인하고 설계한 공간에서 연기한 것도 처음이었다”라고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말 친절하다고 생각하게 됐고,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 인정을 받고 있음에도 겸손하다. 친구로 지내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티븐 연은 “시간이 흐르면서 감독님과의 경험 양상도 달라지는 것 같다. 저도 스스로 성장을 하고 있고 감독님 같은 경우 캐릭터와 배우를 있는 그대로 봐주시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다. 나오미 배우가 말한 것처럼 저희에게 어느 정도의 바운더리를 주지만 궁극적으로 배우를 믿고 많이 지원해 주시는 편이다. 추후에 또 작업하게 된다면 같이 지나오는 느낌이었으면 한다, 눈빛이 정말 아름답다. 봉준호 감독만의 시각으로 찾아낸 매력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미키 17’ 해외 시사 이후 가장 화제를 모았던 건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마샬 캐릭터였다. 마샬이 여러 독재자의 모습을 연상케 하고,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한 캐릭터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마크 러팔로는 “저희끼리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 인물이 과거에는 어떤 인물이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어느 특정인을 연상시키지 않길 바란다. 전형적인 정치인의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그릇이 작고 자기 자신만 알고 자기 이익만을 원하다가 결국 실패하는 독재자들은 우리가 오랜 세월 간 봐오지 않았나. 다양한 인물들이 모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이 인물이 말을 할 때의 악센트나 화법이 변하는데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고 싶었다. 전 세계 있는 모든 지도자를 연상하게 하고 싶었다. 저희는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신께서 이걸 보시고 현실을 만드신 것일 수도 있다. 3년 뒤에는 또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해외 시사에서 나이가 많은 기자님이 마샬 캐릭터가 무솔리니에서 영감 받은 것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양한 우리의 정치적인 악몽들 혹은 여러 가지 독재자들의 모습이 들어가 있다. 여러 나라마다 자신의 나라 역사에 투영해서 보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여러 정치적인 악몽들을 하나의 보편적인 모습으로 마크 러팔로가 훌륭하게 표현해 줬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지금도 우리가 극장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떤 작품이 스크린에 걸리기를 기다리면서 개봉일을 기다리는 마음과 직접 극장에 가는 흥분감이 영화가 가진 소중함이 아닌가 싶다. ‘미키 17’은 스펙터클한 장면도 있지만,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대형 화면으로 봤을 때 그것 자체로도 스펙터클일 때가 있다”면서 “극장에서 안 보면 후회할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미키 17’은 28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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