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산’에서 ‘집’이 갖는 의미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
2025. 03.31(월) 2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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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에서 나 혼자 사는 삶만큼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공간이, ‘집’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나 혼자 사는 삶의 완성은, 오롯한 나 혼자만의 공간인 ‘집’이 있어야 가능하니까. 자신에게 허락된 저마다의 다른 너비를 지닌 공간 속에서야 비로소, 오롯한 ‘나만의 삶’을 구축해 나갈 수 있을 테다. 이때 집이 자가이든 아니든, 너비가 어떠하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공간이다. 특히 유명 연예인, 스타일수록 ‘집’이라는 공간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얼굴이 알려지다 보니 일거수일투족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관심 속에 놓여, 외부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까닭에, 최대한 집 안에 자신이 삶에 있어 중요하다고, 좋아한다고 여기는 모든 요소를 마련해 두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박나래의 나래바와 노천탕이 그러하고, 복층구조의 옥탑방에 사는 구성환의 단독 옥상이 그러하고 옆집을 사서 만든 자신만의 또 다른 공간, 김대호의 2호 집이 그러하고 옥자연이 직접 제작해 들여놓은 식물장이 그러하고 키가 새로 이사 간 집의 미니 라운지처럼 꾸며진 2층과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테라스, 화장실에 마련된 히노키탕이 그러하다. 이 정도면 굳이 어딘가에 가지 않아도, 무엇보다 다른 이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하고픈,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가장 편안하고 충만한, ‘나’다운 쉼을 누리겠다. 구석구석 그 혹은 그녀의 삶이 표방하는 가치관이 배어 있으며, 집에 놓인 것 어느 하나 자신의 취향이 아닌 게 없고 본인의 성향이 반영되지 않은 게 없다.
전에 살던 사람이 꾸며놓은 모양새를 거의 그대로 이어 쓰고 있는 키의 새로운 집조차도, 키와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어떤 위화감도 들지 않는다. 그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고른 집이라고 하니 더욱 납득이 간다. 이들이 공통으로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은, 집을 기능적인 면에서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지닌 가치를 고려하여, 정성을 기울여 꼼꼼하게 꾸려간다는 것이다. 삶이 이룩한 성과를 전시하듯 보여주는 방식의 꾸밈이 아니다. ‘나’의 삶이 놓이고 머무를 공간이기에 ‘나’란 존재를 한가득 쏟아부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공간은 때때로 ‘훌쩍’ 커지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이 ‘훌쩍’ 커진 데에만 초점을 맞추나, 정작 ‘나혼산’의 집이 보여주고자 하는 건 여기에 있지 않다. 그 집에 머무는 인물의 진심 어린 삶으로 우린, 다름 아닌 이 대목에서 재미를 느끼기에 매주 시청한다. “앞으로도 저는, 저 같은 집 안에서 진심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살 거예요!” 키는 부모에게 줄곧, 집은 나의 보호소이자 요새, 놀이동산, 식당, 술집 등등이 다 될 수 있어야 한다며, 분리하는 게 아닌 모든 걸 다 느낄 수 있는 공간이어야 잘 사는 거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 이게 집을 볼 때 자신의 조건이 되었다며. 어쩌면 ‘나혼산’에서 집은 단순히 집 이상의 의미, 그 혹은 그녀의 왕국 또는 세계와 가깝겠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일 수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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