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장우의 진심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5. 03.19(수)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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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한참 전부터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다. 미식(美食)을 향한 그의 진심을. 그리하여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스럽게 배우 이장우보다 방송인 이장우, 또는 요식업계 쪽 사람으로 인식해 왔을 텐데, 그도 그럴 것이, 배우라면 당연히 뒤따라야 할 외모를 가꾸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배우가 배우일 수 있는 요건이 외모가 다는 아니다. 맡은 배역을 자신만의 인물로 소화해 내 보는 이들에게 오롯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주라고 하겠다. 하지만 여기서 요구되는 외모란 어떤 빼어난 생김새가 아닌, 어떤 인물이든 시작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드는 개념이라면 반드시 행해져야 할 노력인 것이다.

게다가 이장우 자체가 배우로서의 시작점을 워낙 오똑하고 뚜렷한 외모에 두고 있지 않나. 당연히 그러한 이미지가 계속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현격히 달라진 오늘의 그에게, 심지어 예능프로그램에서 너무도 많이 소비되어 배우로서의 모습보다 더 익숙하게 되어버린 오늘의 그에게, 걸맞은 역할이 들어오기란 쉽지 않은 게 당연한 현실이다.

이장우가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어쩌면 자신의 의지 또는 정성이 조금은 부족하여 맞닥뜨린 어려운 상황을, 현 방송계가 마주하고 있는 공통의 어려움, 불황으로 끌고 간 대목이 많은 이들의 빈축을 산 이유이기도 하리라. 그런데 그러한 그가 유독 많은 의지 또는 정성을 들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먹는 일, 요리와 미식(美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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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이장우가 도예를 익히는 이야기가 방영되었다. 그가 도예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릇을 만드는 시간만큼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중할 수 있어서, 잡념이 사라지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좋은 맛의 비결이 바로 그릇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만큼 100% 만족하는 그릇은 찾기 힘들고 직접 정성 들여 만들어 보니 적성에도 맞았다고.

누군가의 “이젠 그릇까지 만드는구나”란 말처럼, 안 그래도 모를 수 없는 이장우의 진심이, 그야말로 다시 한번 제대로, 아주 구체적으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그는 배우로서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에게 배우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고 이제야 진짜 하고픈 일을 찾은 걸 수도 있다는 깨달음이 들었다고 할까.

즉, 어쩔 수 없이 방송인, 요식업계 종사자 쪽으로 방향을 튼 게 아니라, 제 길에 들어섰구나, 그러니까 제 임자를 만났구나 싶은 거다. 그렇다면 대중이 이장우에게 적용하는 판단 기준이 달라져야 할 때다. 노력하지 않는 배우가 아닌, 자신에게 알맞은 방향을 찾아 성실히 매진 중인 연예인. 이장우 또한 이렇게, 자신을 재인식하다 보면, 이미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이러한 상황에 알맞은 역할이 들어와 배우로서의 길이 다시금 넓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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