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편집 안 한 '승부', 실화의 힘ㆍ이병헌으로 리스크 뛰어넘을까 [TD현장 종합]
2025. 03.07(금) 12:36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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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오랜 기간 표류하던 ‘승부’가 마침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언론시사회에서는 김형주 감독을 비롯해 출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보안관’의 김형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영화는 전 국민이 사랑했던 바둑 대국에서 벌어진 스승 조훈현과 제자 이창호의 치열한 승패 실화를 영화화했다. 김형주 감독은 영화와 실화 사이 가장 중요한 극적인 밸런스를 성공적으로 가져감으로써, 조훈현과 이창호의 바둑판에서의 승패 여부와 관계없이 끝까지 관객들의 승부심을 자극할 수 있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영화에 승부수를 뒀다.

이날 김형주 감독은 “바둑계 레전드인 조훈현 이창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스승과 제자면서 라이벌일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의 대결을 통한 성장을 담고 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김형주 감독은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려 보면 TV에서 바둑 //대국 중계를 해줬다. 단순히 인기가 있었다 정도가 아니라 팬층이 두터웠다. 제가 E-스포츠 팬인데 지금의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처럼 열기가 있었던 것 같다. 연배가 어린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바둑계 레전드 조훈현은 이병헌이 연기했다. 이병헌은 김형주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조훈현 역으로 염두에 뒀을 만큼 완벽한 싱크로율 연기로 스크린을 다채롭게 채웠다. 이에 김형주 감독은 “첫 줄을 쓰기 전부터 이병헌 배우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랜 팬이었기 때문에 함께 작업을 하고 싶었다. 조훈현이라는 캐릭터가 감정의 진폭이 큰데 대부분의 연기를 바둑판 앞에서 펼쳐야 하는 제약도 많았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보법이 다른 이병헌 배우가 해야 한다고 했다. 이견이 없는 캐스팅이었다”라고 했다.

이병헌은 “저는 바둑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 큰 관심도 없었다”라고 했다. 바둑에 대해 무지했던 이병헌이 ‘승부’를 선택한 이유는 실화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이병헌은 “‘승부’라는 시나리오를 받고 그걸 읽어보고 다큐멘터리를 찾아봤는데 단번에 결정을 내렸을 만큼 바둑의 룰을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런 드라마틱한 일들이 실제로 있었을지 놀라웠다. 제가 엄청난 드라마에 조훈현 국수가 돼서 연기할 생각에 설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병헌은 “바둑을 두는 손 모양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계속하다 보니까 바둑판이 꽉 차 있을 때 좁은 곳에 돌을 둘 때 다른 돌을 건드리지 않고 둘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면서 “’ 승부’에서 손놀림과 기술적인 부분도 신경 써서 해야 했지만 역시 바둑을 두는 과정에서 기사들의 심리를 정적인 가운데 표현해야 하는 것들이 숙제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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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승부’는 이창호 역의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큰 불똥을 맞았다.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레미마졸람 등 4종의 의료용 마약류를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타인 명의로 44차례에 걸쳐 수면제 1100 여정을 불법 처방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지난 18일 항소심 재판부는 유아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벌금 200만원과 추징금 154만8000여원, 8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측이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유아인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 논란으로 ‘승부’는 당초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보류됐고, 오랜 기간 표류하다가 결국 극장에서 개봉하게 됐다.

개봉일 확정 이후 ‘승부’는 유아인을 홍보에서 배제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공식 예고편에서 유아인의 모습을 지웠고, 이병헌과 다른 출연 배우를 중심으로 홍보에 매진이다. 하지만 유아인이 연기한 캐릭터가 메인 서사의 두 축 중 하나인 이창호인만큼 통편집은 불가능한 상황. 이에 관객들이 유아인의 분량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승부’의 흥행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김형주 감독은 함께 각본을 쓰고 제작자인 윤종빈 감독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개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같이 울고 토닥였다. 고마운 게 많다. 결초보은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간접적으로 유아인 논란으로 인한 개봉 연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의 분량에 대해 “예고편이나 홍보물 같은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고려했다. 본편 같은 경우에는 애초에 기획 의도와 이야기 구조를 비춰볼 때 이미 완성된 영화를 다시 편집하는 게 저로서는 이야기가 성립 안 될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이야기고 이야기의 무게 추가 조훈현에 있지만 서로 언급을 안 하고 영화를 진행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납득하실 거라 생각한다. 감독으로서는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었는데 제가 더 상처를 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다. 또 영화를 보러 와주신 분들에게 영화를 의도대로 보여드리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형주 감독은 넷플릭스 공개에서 극장 개봉으로 변경한 이유에 대해 “아시다시피 플랫폼을 결정하는 데에 감독이 큰 롤을 할 수 없는 구조였다. 그 부분은 비즈니스의 영역이니까 서로의 입장 차이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감독 입장으로서는 애초에 극장 개봉을 목표로 모든 준비를 하고 촬영과 후반을 마쳤기 때문에 영화를 더 영화답게 만들어주는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게 기쁘다. 아울러 오랜 시간 같이 땀 흘리고 노력해 준 배우 분들과 스태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극장 개봉 소감으로 “션 베이커 감독이 오스카 상을 받으면서 극장에 대한 사랑이 담긴 소감을 말했는데, 못지않게 극장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게 되는 것이 영화의 최종 목표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 어떤 것보다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고창석은 “저는 술을 좋아하는데 술은 술에 맞는 잔이 있지 않나. 영화도 어쨌든 극장에서 봐야지 감성과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울컥할 정도로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현봉식은 “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보고 엔딩 크레디트에 제 이름이 있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빨리 주변 동료 배우들과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라고 했다.

문정희는 “저는 이 자리가 너무 행복하다. 어느 제작보고회 보다 기쁘고 충만한 느낌이다. 주변 분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기쁘다. 여러분도 그 기쁨에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한다”라고 했다. 조우진은 “그때 담겨 있는 진정한 의미가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듯이 저희가 이 영화에 담은 진정성 또한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은 영화관에서 꼭 보셔서 새로운 영화 관람의 기회를 얻으셨으면 한다”라고 했다.

‘승부’는 26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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