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 이서환,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 기회 [인터뷰]
2025. 01.10(금)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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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라는 기회가 찾아오자 야심으로 무장해 제대로 한자리 꿰찬, 인생의 뜨거운 순간을 맞이한 준비된 배우 이서환의 이야기다.

지난 12월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서환은 극 중 성기훈의 친구 박정배 역을 맡았다.

이서환은 얼마 안 되는 시즌1과 시즌2 동시에 출연한 배우다. 그는 이에 대해 "살아있는 사람이 친구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억지로 쓰인 것 같기도 하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 작품에 참여할 때 결을 유지하되 제가 책임에 대해 얼마나 책임이 큰지에 대해 깨달았다. 심적으로 많이 내려놓으려고 애썼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은 작은 역할이 많았다. 기회가 없었다가 이번 기회를 잡으면서 작품의 무게감을 봤을 때 이걸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을 것이다. 그걸 느끼는 순간 제 어깨가 너무 무거워질 것 같았다. 못 들은 척하려고 애썼다"라고 덧붙였다.

이서환의 너스레는 계속 됐다. 그는 출연 과정을 설명하며 또 한 번 웃음을 줬다. 그는 "영희가 등장한 첫 시즌2 광고 때만 해도 저는 출연할 줄 몰랐다. 제 친구들이 너 나오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내가 왜 나가냐고 다신 그런 소리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집에 가니 잠이 안 오더라. 이후 합류하게 되고 대본을 받았는데, 양이 너무 많더라"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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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정배가 자연스러울 수 있던 이유는 인터뷰가 시작된 지 5분 만에 눈치챌 수 있었다. 정배에겐 실제 그의 모습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모습이 배어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그만의 무기는 무엇이었을까. 이서환은 "연기의 친화력"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제가 하는 연기가 보시는 분들에게 부담 없이 툭 묻어갈 수 있는 것 같다. 그전에는 단역을 할 땐 지나가는 사람이었다. 정말 아무도 기억을 못 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서환은 "시즌1과의 차이점을 둔다기보단, 시즌1의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포인트였다. 시즌1 땐 기훈이랑 둘이 똑같았다. 시즌2에서 저까지 달라지면 뭔가 재미없을 것 같았다. 정배는 해병대 출신이지 않냐. 전 방위병이었다. 자세가 나오게끔 연습하는 게 두 번째 목표였다"라며 "유튜브를 통해 견착 하는 자세, 상대를 제압하는 자세, 어떤 구호를 외치는지도 다 연구했다. 감독님 요청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어서 했다. 황감독님은 모르는 것 같다. 이 부분은 폰트를 키워 고딕체로 강조해 달라"라고 강조해 웃음을 줬다.

그는 정배 역할이 재발견되리라 예상했을까. 그의 대답을 "예스"였다. 이서환은 "캐스팅을 보면 어디서 단독 주연을 해도 되는 사람들이더라. 다 그런데 내가 비중이 크더라. 그럼 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받고있는 애정에 대해선 "사랑은 예상하지 못했다. 저 사랑받냐?"라고 되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주목정도는 예상했지만 사랑과 좋아해 주실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쉽게도 정배는 성기훈과의 주최 측을 향한 역습 도중 결국 총에 맞아 사망한다. 이서환은 "단언컨대, 저는 죽고 싶지 않았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빗맞길 바랐는데, 시즌 3에서 장기 적출되는 신으로라도 나오고 싶었다. 전광판 마름모에 불이 꺼져버리더라. 그래서 안 나오겠다 싶었다"라고 연신 아쉬워했다.

총에 맞아 죽은 정배의 입장에서 성기훈의 주최 측을 향한 역습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서환은 성기훈에게 힘을 보태는 인물들의 심경에 대해 "진짜 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다. 기훈이 마지막 기회라고 다 같이 가자고 했다.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다음 게임이 나오면 자신 없었던 것 같다. 다음 게임에선 죽을 수 도 있고 이번에 습격하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서환은 "남자는 전역하면 세상이 내 것 같지 않냐. 사회에 나오면 무릎 꿇다시피 대출을 받고 이자에 쫓기던 사람이, 인생 마지막에서 친구와 총을 잡았다. 스스로 인생에서 가장 뜨겁던 시절로 돌아간 것 아니겠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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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서환의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지금이 제일 뜨거운 시절이 됐다. 그러나 뜨거움을 느끼고 싶진 않다"라고 밝혔다. 이서환은 "너무 뜨겁다고 느껴버리면, 제가 해왔던 걸 안 하고 어깨에 뽕이 들어간 연기를 할 것 같다. 주변에서 내 분위기가 뜨거워졌다고 해주는 건 감사하지만, 제 스스로 그렇게 느끼면 안 될 것 같다. 내 야망을 위해 더 멀리 보는 것이다"라고 자신의 야망을 전했다.

이서환은 '오징어 게임 2'에 대해 "서있는 위치가 달라지면 풍경이 달라진다고 한다. 저에게 다른 풍경을 보여준 작품이다"라고 평했다. 그러나 그는 늘어나는 인지도에 대해 '양날의 검'이라고 칭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처럼 작품이 오디션이 아니라 들어오면 책임감이 늘어나는 것이다. 인지도가 늘어난 만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대사 한마디에 대한 무게감도 저에게 주어질 것이고, 그렇기에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하고 좋은 풍경이 됐지만 그만큼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도 많아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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