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범' 권유리의 새 얼굴 [인터뷰] |
2025. 03.21(금) 0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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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범 권유리 |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아무도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꺼내보이는 일이란, 배우라면 누구나 기다리는 순간이다. ‘침범’으로 우리가 만난 권유리의 새로운 얼굴이 반가운 이유다. 지난 12일 개봉된 영화 ‘침범’(감독 김여정 이정찬)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고 있는 영은(곽선영)과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민(권유리)이 해영(이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균열을 그린 심리 파괴 스릴러로, 권유리는 극 중 민을 연기했다. 배우라면 누구나 기다리는 순간이 있다.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이는 그 순간을 말이다. 권유리에게 그 순간은 ‘침범’의 김민을 만났을 때다. 권유리는 “김민이 아니더라도 어떤 역할이더라도 이 작품에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고 ‘침범’과의 첫 만남에 대해 이야기했다. 권유리는 왜 그토록 ‘침범’과 함께하길 바랐던 걸까. 김민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룹 소녀시대의 이미지가 강했던 권유리만 봐왔던 우리에게 김민의 얼굴을 한 권유리는 다소 낯설다. 전혀 꾸미지 않은 낯에 임신 초기 설정에 맞게 증량까지 한 외양에 아무렇게나 하나로 묶은 머리까지, 거기다가 좀처럼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김민의 성격까지도 유리와는 정 반대의 결을 지닌 캐릭터다. 그래서 권유리는 김민으로 자신의 연기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겠다는 강한 확신이 들어 ‘침범’에 함께하고 싶었다고 했다.
권유리는 김민에게서 ‘소녀시대 유리’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으면 했다. 기구하게 살아온 탓에 사람들을 강하게 경계하는 김민의 거친 내면이 외면으로도 보였으면 했단다. 또한 유리는 “김민이라는 캐릭터가 마냥 가볍지 않고 심지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 무게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권유리는 관객들이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볼 수 있게 2막의 화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싶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작품에 임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민과 해영 중 누가 1막의 소현(기소유)인지 헷갈리게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권유리는 스스로 소현이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몰두했고, 그 방법은 꽤나 유효했다. 누가 소현인지 밝혀지기 전까지, 김민과 해영 사이에서 영화는 끝없이 줄타기를 하며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이에 권유리에 모호한 연기가 그 헷갈림을 가중시키면서 긴장감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권유리는 김민과 해영이 타고난 기질만 다를 뿐 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고 해석했다. 이에 권유리는 김민만큼이나 소현과 해영에 대해 깊이 파고들고 또 파고들었다. 그러다 보니 권유리는 ‘침범’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본질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생각을 펼치며 김민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냈고, 이는 ‘침범’이 끝까지 극적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나 다름없었다. 감독이 두 명이라는 것도 권유리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권유리는 “감독님이 두 분이라는 것도 재밌었다. 서로 상호보완하면서 작업하는 방법들이 저는 재밌더라. 뭔가 엄마, 아빠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공수가 철저한 시스템이었다. 두 분이 입봉작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적으로 완성도가 있어서 안정감이 들었다”고 했다. 더불어 두 명의 감독, 그리고 동료 배우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이 권유리의 자양분이 되기도 했다. 촬영하는 기간 내내 각 인물과 장면에 대해 토론하며 영화를 차곡차곡 만들어나갔단다. 권유리는 “각자 갖고 있는 생각이 다르기도 하고, 그걸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더라. 그런 재미가 있는 캐릭터를 만난 건 행운인 것 같다”고 했다.
권유리가 ‘침범’으로 얻은 새로운 경험은 비단 캐릭터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침범’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배우로 처음 참여했던 것. 영화가 개봉도 하기 전에 관객과 만나는 경험은 권유리에게 잊힐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 배우로서 연기 영역 확장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했던 ‘침범’을 끝내고, 권유리는 자신에게 무기가 하나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권유리는 “저를 사용할 수 있는 자신 있는 무기가 생긴 것 같다. 이 무기를 더 잘 갈고닦아서 살벌하게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권유리가 배우로서 거침없이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당연 팬들이다. 소녀시대 활동뿐만 아니라 배우 활동까지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주는 팬들 덕분에 모든 것들이 가능했다고. 권유리는 “저도 여느 사람과 다를 것 없이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지 않겠다. 그때마다 저에게 특별하다고 말해주는 팬들이 있어서 새로운 것도 해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라고 했다. 팬들을 원동력 삼아 권유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갈 예정이다. 한계를 두지 않고,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신선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권유리의 내일을 기대하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바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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