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수지가 이 세계를 풍자하는 법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5. 02.24(월)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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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어느 개그맨이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일상의 한 부분, 그중에서도 특정 직군과 인물을 포착하여 재미 요소를 담아 보여준 게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이는 많은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어떤 거리낌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라 보는 게 옳다. 그렇다면 이것은 풍자일까, 조롱일까.

개그맨 이수지가 치열한, 고가의 학구열을 대표하는 대치동의 학부모들, 일명 ‘대치맘’을 패러디한 ‘ ‘엄마라는 이름으로’ Jamie(제이미)맘 이소담 씨의 별난 하루’라는 제목의 영상이 사람들 사이에서 거대한 반향을 일으켰다. 얼마큼의 거대함이냐면, 이수지가 이소담으로써 입고 나온, 대치맘들의 필수 착장이라고 볼만한 특정 브랜드 패딩 점퍼의 인기가 급락할 정도다.

심지어 가지고 있던 옷을 중고 거래 플랫폼에 매물로 내놓기까지 했는데, 그 수가 고작 2주 만에 몇 백여건이 올라올 만큼 어마무시했다. 즉, 그가 포착 대상으로 삼은 이들이 수치심 또는 어떤 불편함을 느꼈고, 그와 직결된 구체적인 지점이 다름 아닌 특정 브랜드의 패딩 점퍼였다는 것으로, 이는 이 상황에서 특별히 주목해 볼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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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패딩 점퍼는 고가로 유명한 브랜드에서 만든 제품으로, 그동안 대치맘들에게 마치 유니폼인 마냥 공통으로 발견된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의 가격을 지닌 옷이었다. 최상위급의 인텔리를 키워내는 중심지인 대치동에 진입할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그런 옷 하나 정도는 평상시에도 막 입고 다닐 만한 부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요소라고 할까.

이수지가 패러디한 그들의 모습 중에서 다른 것도 아닌 이 패딩이 유독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는 사실은, 물론 표정에서부터 말투, 제스처 등 캐릭터 자체를 완벽히 구현해 냈기에 더욱 두드러진 것이겠다만, 교육의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는 양극화된 빈부격차의 현실을 증명하는 무엇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계가 처한 비틀리고 비정상적인 현실 속에 고르게 분포된, 포함되지 못한 이들의 좌절감과 무력감, 그로부터 비롯된 비소가 ‘Jamie(제이미)맘 이소담 씨’라는 확장되고 과장된 캐릭터와 맞닥뜨리며 하나의 완벽한 풍자를 완성했다고 하겠다. 당연히 풍자의 대상이 된 이들에겐 조롱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조롱이 아니다.

특정 집단, 특정 개인을 향해서 만들어진 조소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실재적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 사회 현상을 꼬집는 풍자적 웃음인 까닭이다. 하지만 조롱과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대치맘’을 일반화하여 인신공격하는, 오로지 비난을 위한 비난의 글들은 삼가야 하겠다. 어디까지나 ‘Jamie(제이미)맘 이소담 씨’이 아닌, ‘대치맘’을 만든 현실이 문제의 본질이니까. 간만에 재미도 의미도 갖춘, 탁월한 풍자극 하나를 맞닥뜨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유튜브 ‘핫이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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