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녀들' 내맛도 네맛도 아닌 오컬트 [씨네뷰] |
2025. 01.24(금) 08:00 |
|
![]() |
검은 수녀들 |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오컬트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밍숭맹숭하다. 배우들의 고군분투만 남은 ‘검은 수녀들’이다. 24일 개봉되는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지난 2015년 5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오컬트 붐을 일으켰던 영화 ‘검은 사제들’의 후속편이다. 영화는 오프닝 장면부터 12 형상 중 하나로 추정되는 악령이 깃든 소년의 구마 장면으로 시선을 끈다. 배우 허준호의 특별출연으로 무게감이 더해진 오프닝 구마 장면에 이어 12 형상을 비롯해 수녀와 신부 등 관련 용어들을 설명한 오프닝 타이틀이 영화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릴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하지만 오프닝과 오프닝 타이틀로 이어지는 시퀀스가 높여놓은 기대감은 곧바로 무너진다. 우선 이야기가 너무 빈약하다. 각 인물들의 서사를 맛보기로만 보여주고, 깊이 있게 들어가지 않았다. 앞선 장면들의 이유와 캐릭터의 감정선을 대사 몇 마디로만 설명하려고 하는 방식이 되풀이된다. 이 빈약한 서사는 영화에 깊이 몰입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잦은 클로즈업 샷도 문제다. 지나치게 인물의 얼굴에 집중된 연출로 인해 오컬트 장르의 미덕 중 하나인 극적 긴장감이 쉽게 무너진다. 앞서 말한 빈약한 서사를 채울 생각 없이 인물의 클로즈업 샷을 활용한 이미지로만 영화를 조각조각 붙여낸 느낌이 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영화 ‘검은 사제들’과 ‘파묘’ 등으로 높은 퀄리티의 오컬트 장르를 맛본 관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오컬트라고 하기엔 구마 장면이 지나치게 밋밋하다. 그렇다고 드라마적인 요소에 중점을 두고 보기에도 서사의 얼개가 매우 헐겁다.
연출의 아쉬움에 비해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우선 소년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수녀 유니아로 돌아온 송혜교는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수녀의 이미지를 깨뜨리고 그야말로 ‘검은 수녀’의 모습을 하고 스크린을 압도한다. 특히 엔딩 부분에서는 유니아 신부의 숭고한 희생을 절제된 감정 연기로 여운을 극대화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유니아 신부와 함께 구마에 나서는 미카엘라 신부 전여빈은 인물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디테일한 표정 연기로 완벽하게 표현해 내 몰입도를 이끈다. 여기에 ‘검은 사제들’ 박소담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 악령이 깃든 소년을 연기한 문우진은 가히 놀랍다. 목소리와 표정 만으로 악령과 소년을 순식간에 오가는 연기를 소화, 앞으로의 필모그래피를 기대하게 만든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검은 수녀들'] |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