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마지막회 보고 임상춘 작가에 문자, 9할이 '죄송하다'는 말" [인터뷰 맛보기]
2025. 04.02(수) 16:51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제가 저라서 기회를 주신 게 감사하면서도, 제가 저라서 죄송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연출 김원석)를 마친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한 말이다. 아리송하지만, 의미는 가늠할 수 있었다.

아이유는 2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행복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작품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오랜 기다림이 보람으로 돌아와 다행이라는 그는 부모님도 드라마에 깊이 빠지셨다고 즐거워했다.

'폭싹 삭았수다', 처음부터 욕심 나는 작품이었다. 3년 전 러브콜을 받은 아이유는 그 자리에서 4권의 대본을 모두 읽었다. 대사부터 상황, 날씨까지 모든 것이 완벽히 담겨있는 임상춘 작가의 대본은 놀라웠다. 대본을 읽으면서 이토록 많은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린 것은 처음이었고, 그것들이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현될지 궁금했다.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판에서 놀았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었어요. 제가 저라서 기회를 받았다는 것에 감사했지만, 한 편으로는 제가 저라서 오는 한계에 죄송하기도 했어요. 작품에 누가 될까봐."

아이유에게 드라마 작가는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라고 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머리에 든 게 너무 많아서 나라도 피곤하게 해드리면 안될 것 같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폭싹 삭았수다' 마지막 회가 공개된 날은 참지 못하고 임 작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만큼 배우에게도 여운이 큰 작품이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정말 초장문의 문자를 보냈어요. 작가님이 읽기 힘드시겠다 싶을 정도로. 문자 내용은, 9할이 죄송하다는 말이었어요. 이런 작품에 제가 저라서 해내지 못한 것들이 있다면 그건 너무 죄송한 일이잖아요. 드라마 작가님에게 그런 장문의 문자를 보낸 건 처음이에요."

‘폭싹 속았수다’는 6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아이유, 문소리)과 관식(박보검, 박해준)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애순과 관식, 그들의 맏딸 금영(아이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세대의 일대기가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이유는 드라마를 보며 어떤 삶이 잘 산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많은 것을 이룬 사회적 성공이 잘 산 삶일까. 그 성공에 빠져있는 건 없을까 생각했다. 가진 것이 많은 삶이 잘 산 삶은 아니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이른 나이 데뷔해 큰 성공을 거둔 아이유의 입에서 나온 얘기라 의미심장하다. 그에게 인간 아이유로서의 삶을 만족하냐고 물었다.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어요. 20대의 저를 돌아보면 일 중독자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생산적인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스스로 합리화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쟤는 참 성실하구나'라고 봐주시는 것 같아요. 다만 '내가 그 때 조금 더 나를 돌아보고 점검했다면 더 나은 음악, 더 나은 연기가 나왔겠구나'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결국은 이것도 일로 이어지네요."

인터뷰 본편에서 계속.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김지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싸이월드공감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