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크 제니’라면 라이크 바나나킥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5. 03.25(화)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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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첫 솔로 앨범 ‘Ruby(루비)’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제니’가 미국 유명 토크쇼에 나와 좋아하는 과자로 ‘바나나킥’을 언급하자, 그녀를 좋아하는, 그녀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이 일제히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덩달아 해당 과자를 만든 농심의 주가는 연일 상승 중이다.

‘like JENNIE’(‘라이크 제니’), 그야말로 제니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 그 누구도, 농심도, 바나나킥 자체도 전혀 예상치 못한 특수일 터여서, 성실하게 버티고 있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결국 타이밍의 문제라는 앞선 이들의 조언이 다시금 되새겨지는 바다. 하지만 그저 제니여서 가능한 상황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물론 ‘제니’가 자신의 존재만으로 뿜어내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그럼에도 이번 바나나킥이 일으키고 있는 상상 이상의 열풍만큼은,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를 필두로 한 그녀의 솔로 앨범과 솔로 콘서트 등이 매우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기에 더욱 가능했고 가능하다고 보는 게 옳으리라. ‘라이크 제니’의 안무가 댄스 챌린지 시장을 압도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댄스 챌리지란 특정 노래의 안무 일부분을 따라 한, 혹은 자기 입맛에 맞게 춘 동영상을 공유하여 많은 이들이 동참하게끔 만드는 움직임이다. 덕분에 특정 노래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게 되어, 신곡을 내놓았다거나 새로운 앨범 발매를 코 앞에 두었다거나 한 가수들이 주로 홍보의 방식으로 채택하기도 하는데 이런 챌린지 시장을 장악했다고 하니 말 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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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제니의 ‘라이크 제니’는 매력적인 구성의 안무로, 내로라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자발적으로 챌린지에 참여하며 그 열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라이크 제니’라는 제목값을 아주 제대로 했다고 할까. 즉, 아이돌 가수의 아이돌 가수로서 그 위엄을 한껏 드러내 주었다고 해도 무방하리라. 그런데 이런 제니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로 ‘바나나킥’을 언급했다.

춤은 따라 못 추더라도 과자는 따라 먹을 수 있으니까. 게다가 상상도 못 한 바나나 맛이라고 한다,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1978년 태어난 이래 그저 매대 위에 진열되어 있었을 뿐인 바나나킥은 예상치 못한 어느 날 제니의 손에 들려, 수많은 해외 ‘라이크제니’들에게 사랑을 받는 인기 스타 과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어른들이 으레 하는 말처럼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바나나킥이 제니의 킥을 받게 될 줄이야. 당분간 바나나킥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겠다. 이어 새삼 드는 생각 하나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며 버티다 보면 전혀 예기치 못한 순간, 전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멋들어진 킥이 들어올 때가 분명 있다는 것. 하다못해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하지 않나. 바나나킥이 맞닥뜨린 제니 특수란 여러모로 유의미했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제니, 농심 SNS, 유튜브 ‘Jennifer Hudson 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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