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려,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5. 03.22(토)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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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배우 김수현이 몰고 온 논란의 여파가 상당하다. 그가 참여한 광고는 물론이고 예능프로그램, 드라마 등이 급작스레 마주한 험난함에 살길을 도모 중이다. 최근 출연진과 관련한 이슈로 작품의 공개가 기한 없이 미뤄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아예 사장되진 않았고 꽤 시간이 흐른 후에 방영되긴 했지만, 타이밍이 중요한 방송계와 영화계에서는 늦추어진 만큼의 손실이 일어날 수밖에 없더라.

그뿐 아니다. 논란이 된 인물의 분량을 최대한 줄여야 하니, 이미 하나의 완성된 구조를 갖추고 있을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 등으로서는 이만저만 골치 아픈 일이 아니며, 최대한 티나지 않게 재편집한다 해도 티나지 않을 가능성이 전무한 상태. 그러니까 이미 어느 정도 균열이 간 상태일 게 너무도 분명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GD가 주 진행자로,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지 못했던 여러 스타를 출연시키며 화제를 모으고 있던 MBC ‘굿데이’가 한참 물이 올랐을 바로 이 시점, 이 중요한 타이밍에 한 주 쉬게 된 연유라고 할까. “출연자 관련 논란이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의 취지와 다른 출연자들의 진심, 그리고 시청자들의 사랑이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수현이 출연한 분량은 어떻게든 편집해서 내보내겠지만, 그가 꽤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했다 보니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온전히 복구하긴 힘들었을 터. 어쩌면 재정비 기간을 가지는 조치가 최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물며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작품은 어떠하겠는가. 편집 자체가 불가능하여 그저 논란이 해결되길, 가라앉길 기다리며 방영일을 늦추는 도리 외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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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른다. 대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곤, 또는 치러야 한다. 연예계에서도, 거대한 자본이 걸린 이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통용되나 차이가 있다면 그 스케일이 거대하여 비할 수 없이 각박한 결과를 받아 든다는 것. 본인 한 사람만이 아닌 많은 이들의 애씀이 얽혀 있어 본인 한 사람의 실수나 잘못이 무수한 사람들의 노고를 순식간에 어그러뜨리는 까닭에, 응당 그러하다.

그러니 힘들어할 여력이 없다. 정신 바짝 차리고 치러야 할 게 있으면 치르고 바로잡아야 할 게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이쯤에서 2023년 관객들에게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최근에서야 극장 개봉을 앞두게 된 영화 ‘승부’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연기라고 하면 두말할 것 없는 배우, 이병헌과 유아인이 두 바둑 천재를 맡아, 제작 초기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으나 유아인의 마약 투약 사건으로 개봉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며 큰 위기를 겪었다.

물론 아직 지속되고 있는 위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유아인의 분량이 편집되었다면 작품의 완성도가 염려되고, 편집되지 않았다면 이에 반발할 여론이 적지 않을 테니. 하지만 묻히지 않고 살아남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된 데에는, 우선 그럼에도 여전히 여러모로 기대되는 작품이며,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인 유아인이 어찌 되었든 나름대로 죄값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런 유의 논란에 있어 사실상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MBC ‘굿데이‘, 영화 ’승부‘, GD SNS 부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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