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떼’ 뉴진스, 일방적 활동 중단 선언이라니 [이슈&톡]
2025. 03.24(월)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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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뉴진스(Newjeans)가 법원의 결정으로 독자 활동 길이 막히자 활동 중단을 일방 통보했다. 소속사 어도어가 낸 활동제약 가처분을 법원이 인용했지만, 어도어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의지를 담은 통보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서 내린 결정이라는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어도어의 기획사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자마자 어도어와 상의 없이 활동 중단을 선언, 법원의 판단을 사실상 무시했단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뉴진스를 지지해온 일부 인사들까지 등을 돌리며, 어도어와 소통 없이 결정한 활동 중단이 ‘악수’가 됐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대중음악 협회들이 뉴진스의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를 ‘생떼’라 표현했는데, 유사 시각도 등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지난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어도어는 전속계약에 따른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기획사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 어도어의 신청 내용에 따르면 뉴진스는 작사·작곡·연주·가창 등 뮤지션으로서의 활동 및 방송 출연, 광고 계약의 교섭·체결, 광고 출연이나 상업적인 활동 등 어도어의 승인이나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연예 활동을 해선 안 된다.

이러한 판단에도 불구하고 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 뉴진스 멤버 다섯 명은 23일 오후 홍콩 아시아월드-엑스포(AsiaWorld-Expo)에서 열린 ‘컴플렉스콘’ 마지막날 헤드라이너로 나섰다.

엔제이지(NJZ)라는 스스로 만든 새 그룹명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스크린 등에 엔제이지를 띄웠다. 엔제이지 굿즈도 만들어 입·출국길에 착용하는 등 뉴진스보단 엔제이지로서의 활동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법원 결정을 존중해 활동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버니즈(뉴진스 팬덤)가 속상할 수 있지만 이것이 우리를 지키는 일이다. 그래야만 더 단단해져서 돌아올 수 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돌아온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지금 이 시점엔 필요한 선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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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업계와 법조계 모두 뉴진스의 이번 행보가 법원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가처분 법원의 판단은 즉시 활동을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도어의 기획사 지위를 인정하라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런데 어도어와 논의 없이 활동 중단 선언을 하며 어도어의 기획사 지위를 무시했다. 어도어뿐 아니라 법원의 판단도 무시했단 해석이 따르며 부정 여론이 거세졌다.

심지어 뉴진스 멤버들이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나온 후인 지난 22일 미국 시사주간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법원의 판결에 대해 “아마도 이게 한국의 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한국이 우리를 혁명가(revolutionaries)로 만들려는 것 같기도 하다”라는 발언을 했음이 알려지자, 일부 지지자들까지도 등을 돌렸다.

뉴진스 팬으로 알려진 김앤장 출신의 법무법인 필의 고상록 변호사조차 “(뉴진스가) 혐한 발언을 내뱉기에 이르렀다면 이들이 설 자리는 어디인가”라고 우려할 정도였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들도 고개를 젓고 있다. 전속계약서를 자체적으로 부정하며 전례 없는 행동들을 지속한데 이어, 사법부의 판단에도 반기를 들자 ‘생떼’가 지나치단 반응이 따르고 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연습생들에게 부정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여전하다.

한편 어도어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홍콩 콘서트에 직원을 파견했지만, 만남은 가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방 활동중단 선언 이후인 24일에는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뉴진스 아닌 다른 이름으로 공연을 강행한 것과 일방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유효한 전속계약에 따라 뉴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빠른 시간 안에 아티스트와 만나 미래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는 입장을 냈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번 법원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 본안 소송에 돌입하는 등 당분간 법적 다툼에 주력한다. 어도어는 향후 멤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제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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