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 도영, N차 관람으로 지켜본 성장 여정 [스타공감]
2025. 02.27(목) 14:00
웃는 남자 엔시티 도영
웃는 남자 엔시티 도영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한계를 두지 않는 사람의 성장은 무한하다. 이 명제를 ‘웃는 남자’의 여정 속에 증명한 그룹 엔시티(NCT) 도영이다.

도영은 뮤지컬 ‘웃는 남자’(제작 EMK뮤지컬컴퍼니) 서울 공연에서 지난 1월 10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지난 2월 25일까지 그윈플렌으로 무대에 올랐다.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하며,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올해 1월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웃는 남자’에서 도영은 이번 시즌 ‘웃는 남자’에서 배우 박은태, 가수 이석훈 규현과 함께 메인 타이틀 롤인 그윈플렌 역을 맡았다. 그윈플렌은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로 인해 기이하게 찢긴 입을 가졌지만 순수한 영혼을 지닌 유랑극단의 광대이자 클랜찰리 공작의 후계자로 드라마틱한 삶을 사는 인물이다.

서울 공연의 처음과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그윈플렌으로 열여덟 번의 무대에 올랐던 도영이 ‘웃는 남자’ 여정을 지나오면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내돈내산’ N차 관람 후기와 함께 짚어봤다.

지난해 11월 네 번째 시즌 캐스팅 발표 당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그윈플렌 역의 도영이었다. 박은태, 이석훈, 규현에 이어 새롭게 그윈플렌으로 합류하게 된 도영의 캐스팅을 두고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원작 소설의 20대 초반인 그윈플렌과 비교했을 때 이미지적으로는 가장 적합한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소년 같이 순수한 감성과 한편으로는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용기와 결단을 지닌 그윈플렌의 결과 가장 잘 맞는 비주얼과 음색으로 기대를 받았다.

물론 기대만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21년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에 도전하는 도영이 뮤지컬 중에서도 고난도로 꼽히는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을지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의문과 우려가 뒤따르기도 했다. 뮤지컬은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동시에 실시간으로 무대 위에서 소화해 내야 하는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이번 ‘웃는 남자’는 도영의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 시험대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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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연을 시작으로 초반부 회차에서 도영은 대본을 그대로 표현하는데 집중한 모양새였다. 정해진 행동과 대사를 수행하고, 넘버를 잘 소화하는 데에 집중한 느낌이 다분했다. 지난 1월 10일 진행된 첫 공연에서는 1막의 첫 등장 신인 극 중 극에서는 다소 얼어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1막의 중요 넘버인 ‘궁전(At the Palace)’과 ‘캔 잇 비?(Can It Be?)’부터는 무대에 적응을 하고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차근히 맞춰가며 자신만의 도윈플렌을 만들어나갔다. 특히 도영은 이번 시즌 4명의 그윈플렌 중 가장 순수한 소년의 느낌이 강하다. 특히 도영의 맑고 깨끗한 음색은 그 순수함을 배가시키고, 이 순수함은 2막 후반부 그윈플렌이 겪는 비극과 대비를 이루면서 깊은 몰입감과 함께 극에 여운을 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후 도영은 커튼콜 데이와 함께 중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웃는 남자’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애드리브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회차마다 다른 감상을 전달하기도 했다. ‘궁전’에서 우르수스에게 데아의 꿈을 지켜달라며 빌고, ‘나와 닮은 사람 (I See Myself in You)’에서는 조시아나의 아찔한 유혹에 어쩔 줄을 몰라하고, ‘각하의 소유(All of This is Yours)’에서는 하루아침에 달라진 신분에 마냥 들떠 있는 등 다양한 애드리브로 몰입도를 높였다.

더불어 회차가 진행됨에 따라 함께하는 배우들과의 호흡도 맞아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어느 배우와 페어를 이루도 각기 다른 ‘케미’를 이루면서 동시에 ‘도윈플렌’의 매력을 잘 살려내는 등 분명한 성장점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웃는 남자’의 강점인 넘버 소화력 역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노래 실력은 물론 감정연기 역시 더욱 디테일해지고, 자연스러워졌다. 단순히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아닌, 작품의 정서뿐만 아니라 그윈플렌의 감정선을 함께 소화해 작품의 부족한 개연성을 채웠다. 특히 2막 후반부 클라이맥스 넘버인 ‘그 눈을 떠(Open Your Eyes)’에서는 높은 호소력으로, 이후 조시아나가 그윈플렌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게 됐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했다.

‘그 눈을 떠’에서 ‘웃는 남자(The Man Who Laughs)’ 넘버로 이어지는 감정 연기도 더욱 자연스러워졌다. 부푼 꿈을 안고 상원의원들과 앤 여왕 설득에 나섰지만, 곧바로 모두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뒤 모든 지위와 부를 벗어던지고 다시 ‘웃는 남자’로 살겠다는 그윈플렌의 좌절과 분노를 몰입도 있게 그려내 결말 부분 그윈플렌의 ‘선택’에도 설득력을 더했다.

이 외에도 도영은 가난한 연극배우지만 귀족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할 말을 하는 강단과 흉측한 얼굴을 보고도 호감을 표하는 조시아나와 자신의 영혼을 사랑하는 데아 사이에서의 갈등을 비롯해 그윈플렌의 다양한 감정선을 몰입도 있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클랜찰리 공작이라는 진짜 자신의 이름을 찾은 뒤 하루아침에 달라진 환경에 마냥 좋아하는 천진난만함, 상원의원과 앤 여왕에게 심한 멸시를 받은 뒤의 분노와 좌절 등 회차가 진행될수록 도영이 그윈플렌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점차 설득력 있게 표현해 나가는 과정들이 보였다. 그윈플렌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점차 자연스러워지는 표정과 몸짓의 변화도 꽤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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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데이 때 관객들이 촬영한 영상이 숏폼 형식으로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면서 도영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어갔다. 뮤지컬 팬들도 도영의 실력을 인정하면서 ‘도윈플렌’을 보기 위해 후반부 회차 예매 행진을 이어갔다. 뮤지컬은 고가인 티켓값으로 인해 초반부 검증의 시간을 거쳐 중후반부에 예매율의 향방이 결정된다. 이에 도영은 커튼콜 데이 영상으로 팬뿐만 아니라 뮤지컬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으면서 후반부 회차에서는 높은 예매율을 기록했다. 이에 도영의 서울 공연 마지막 회차인 25일 공연은 전석매진에 이어 이례적으로 시야제한석까지 오픈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 가운데 지난 2월 25일 공연은 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가장 잘 보이는 객석에서 관람했다. 열여덟 번의 무대를 지나오며 무르익은 감정 연기는 절정을 이뤘고, 표정 연기도 더 디테일해지고 풍성해졌다. 순수와 절망, 슬픔을 오가는 그윈플렌의 다이내믹한 감정을 다채로운 표정으로 표현하는 도영의 섬세한 연기가 여운을 더하기도 했다. 첫 공연과 비교했을 때, 도영이 지금의 성장을 이뤄내기까지 얼마큼 노력해 왔는지 여실히 느껴질 정도였다.

도영은 그동안의 여정 속에서 이뤄낸 성장들을 모두 쏟아내며 서울 공연의 피날레를 완벽하게 장식했다. 커튼콜이 끝난 뒤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도영은 서울 공연의 마지막 무대 소감을 전했다. 도영은 “‘웃는 남자’를 하면서 많이 배우고 깨달은 것들이 많다”면서 “사람들에게 보이는 상처를 가지고 있는 그윈플렌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료 배우들과 제작진, 그리고 ‘도윈플렌’의 ‘웃는 남자’ 공연을 함께 해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도영의 마지막 무대에 객석과 무대에 자리한 모두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특히 페드로 역의 문성혁과 앤 여왕 역의 김영주는 커튼콜 무대 퇴장 전 도영이 속한 엔시티 127(NCT 127)의 ‘영웅(英雄; Kick It)’ 포인트 안무로 도영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렇듯 도영의 ‘웃는 남자’ 여정을 함께 하며, 누군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이란 매우 보람되고 또 행복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웃는 남자’ 지방 공연만을 남겨두고 있는 지금, 벌써부터 ‘도윈플렌’과의 이별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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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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