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연-윤태온, 하나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5. 02.26(수)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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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하나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온 가족 구성원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하나의 가정을 이룬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까닭이고, 그리하여 이들이 반드시 맞이할 수밖에 없는 역경과 위기를 함께 견디고 뚫고 나가게끔 지혜의 시선을 선사할 또 다른 가족 구성원이 더없이 필요하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 뮤지컬 배우 차지연과 윤태온 부부의 이야기가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파경의 위기를 넘고 다시 함께하는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공유하면서 폭넓은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 ‘동상이몽2’에 가장 적합한 부부 중 하나가 아닐까.

아이가 태어난 직후, 차지연은 육아와 일, 살림을 모두 해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고통스러웠는데, 이것을 남편인 윤태온에게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도움을 요청한다거나 부탁한다거나 하지 못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편안하고 평범한 가정의 분위기 속에서 자라지 못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자신을 그 부분에 있어, ‘정서적으로 아픈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윤태온 또한 당시에는 자신도 뮤지컬 무대에 서야 할 사람이지 가정일을 도맡아 할 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지라, 날이 갈수록 불만이 쌓여갔고 이렇게 둘이 맞닥뜨린 감정적인 위기는 거의 도장만 찍으면 이혼인 상태였다. 그렇다면 둘은 어떻게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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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윤태온이 쥐고 있었다. 차지연에겐 스스로를 탓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으니까. 윤태온은 타이밍 좋게 읽은 책에서 자신의 문제를 인식했고 무엇보다 아내인 차지연에게 가족의 아픔을 겪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모습과 꿈을 잠시 내려놓고 전적으로 아내를 외조하는, 전업주부가 되기로 결심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실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존재는 따로 있었다. 바로 윤태온의 부모, 차지연의 시부모다. 결혼하겠다며 차지연을 데려왔을 때부터, 아들보다 한껏 위상이 높은 배우라는 점을 인식하여 감당할 수 있다는 각오 없이는 결혼해선 안 된다며 몇 번이나 신신당부했고, 그렇게 다짐을 받아냈음에도 이혼 이야기가 나오자 아들에게 벼락같은 호통을 쳤다. 며느리는 육아는 물론, 일도 하는데 넌 한 게 뭐가 있냐며, 죄인이라며 며느리인 차지연 편을 들어준 것.

차지연이 모를 리 없었다. “제가 잘해서 제 편을 들어주셨다기보단 저도 잘못을 너무 많이 했겠죠. 그런데도 아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가정을 지켜주고 싶고 그 사랑이 저한테까지 온 거 같아요.” 아니,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아들을 혼낸다는 게 분명 속상한 일이었을 텐데도 아들 내외 두 사람을 지켜주고 싶어서 그 아들을 더 앞세워 표현해 주었다고.

덕분에 차지연과 윤태온 부부는 여전히 함께하며, 아들 주호와 더불어 삶의 걸음, 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울타리이자 보호막이 되어준 시부모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젠 그냥 부모라는 차지연의 말마따나 딸인지 며느리인지, 아들보다 차지연 편을 더 많이 들고 며느리가 좋아하는 음식을 챙겨 오는 그들이 없었다면, 깨진 가정에서 비롯되는 심도 깊은 불행 하나가 꽃 피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나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온 가족 구성원의 애정 어린 시선과 손길이 필요함을 새삼 깨닫는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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