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극장' 경기도 여주 부부, 서문재에 담긴 특별한 의미 |
| 2019. 01.28(월) 08: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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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극장 |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경기도 여주에 사는 부부의 이야기를 담았다. 28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선비와 우렁각시' 1부로 꾸며졌다. 경기도 여주, 사백여 년 된 고택에는 문익점 선생의 후손이자 뼈대 깊은 양반 가문 출신인 문제봉(66)씨와 그의 아내, 김수자(54)씨가 산다. 반평생 길러온 흰 수염에 유건을 반듯하게 쓰고, 새벽부터 먹을 갈아 글을 쓰는 모습은 영락없는 조선의 선비지만 사실 제봉씨는 붓 대신 망치를 들거나 도끼질하는 시간이 더 많은 막노동의 대가, 벌써 10년째 집만 짓는 머슴 같은 선비다. 7살 때부터 한학을 공부하며 자란 제봉씨는 젊어서부터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직접 모은 것과 선조 대대로 물려받은 것까지 포함해 2만 여권의 고서를 소장하고 있다. 목숨 같은 고서를 보관하고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일찍이 그 뜻을 세웠고, 53세에 박물관을 짓기 시작해서 어느새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도편수도 없이 홀로 집을 짓기 시작한 제봉씨. 가난한 선비가 혼자서 건물 한 채를 지으려니 돌기둥을 세우는 데는 꼬박 두 계절이 지나고 마루 까는 데만 1년이 걸렸다. '우공이산'이라는 말 그대로 '문공'이 산을 옮기는 시간이었다. 임시로 만든 기중기로 큰 바위만한 돌을 옮기다가 다쳐서 어깨가 으스러지고, 어디 하나 성한 곳 없이 몸 여기저기에는 철심이 박혀있다. 돈벌이를 못 하니 살림은 궁핍하기 짝이 없지만 손톱에 때 빠질 날 없이 오로지 꿈만 보고 달려온 일꾼 선비, 제봉씨. 그리고 그의 곁에는 우렁각시 같은 아내, 수자씨가 있다. 제봉씨가 붓을 들면 조수처럼 옆에서 먹을 갈고, 망치를 들 때면 주방에 들어가 새참을 포함해 하루에 5끼를 차려내는 수자씨. 남편이 고된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날이면 손수 발까지 씻겨주니 그야말로 우렁각시가 따로 없다. 30여 년 전, 서예 학원에서 사제지간으로 처음 만난 두 사람. 조선의 여인을 닮았다며 아내에게 청혼했던 제봉씨의 눈은 틀림이 없었다. 반평생 외골수 남편을 대신해 빠듯한 살림을 돌보고 자식 셋을 키워낸 수자씨. 한겨울에도 언 땅에 냉이를 캐서 반찬을 만들고, 애주가 남편의 술값을 아끼려 직접 술을 빚어 주안상을 차려냈다. 집을 짓는 데 재룟값이 떨어지면 수자씨는 남편 대신 아르바이트를 다니며 생계까지 책임졌다. 제봉씨가 집 한 채를 지었다면, 사실상 그 집의 절반은 아내가 지은 것과 매한가지. 말 못할 고생을 겪으며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기둥을 세우고 벽을 쌓아올리는 남편을 보며, 이제는 존경의 마음까지 든다는 우렁각시 수자씨다. 느릿느릿 겨울이 지나는 빈 들녘에 옛집 한 채가 서있다.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집이라는 이름의 서문재. 아침이 찾아오면 문제봉씨는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었다. 수자씨는 대청마루를 닦으며 "봄부터 가을까지는 마루를 닦는 게 재밌다. 이 시간이 재밌다. 전혀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못 산다"고 했다. 방안을 빼곡히 채운 옛 서적들. 단정한 자세로 글을 쓰기 시작하는 제봉씨. 예순여섯이지만 필력은 한창 때 같았다. 서예란 붓으로 하는 예술. 같은 공력이라도 하루하루가 달랐다.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걸 척척 내오는 아내 수자씨. 한껏 예민한 남편을 위해 수자씨는 숨을 죽이며 곁을 지켰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책들과 전국을 돌며 발굴한 고서적들. 이에 제봉 씨는 "천년이 넘어가는 책이 많다. 불경 같은 건 의천 대사가 처음에 발간한 책도 있다. 옛날에 중국에서 필사된 책을 여기에 와서 필사하고 목판을 만들어서 처음으로 책을 발간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짠 은행나무 함에 보관해 집안 곳곳 둔 책만 2만여권이나 됐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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