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꼬무' 움막 살인사건, 진범 밝혀낸 한 형사의 집념 [TV온에어] |
| 2022. 06.17(금) 05: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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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꼬꼬무' 한 형사의 집념이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의 진실을 밝혔다. 16일 밤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살인범의 진실게임, 움막 살인사건' 편이 전파를 탔다. 2014년 6월, 한 남자가 파출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조용히 자리에 앉은 그는 입을 여는 동시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쏟아 냈다. 스스로 살인범이라고 주장하는 남자 정수호(가명).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장황하고 두서가 없었는데. 한마디로 ‘횡설수설’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예사롭지 않게 보는 이가 있었다. 바로, 파출소 순찰팀장 박동일 형사였다. 이를 눈여겨 본 박동일 형사는 정수호와 따로 만나 그를 떠봤다. 이에 정수호는 2년 전 한 움막에 있는 할아버지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정수호와 만난 뒤 경찰서로 돌아왔던 박동일 형사는 당시 미제였던 농막 살인사건을 떠올렸다. 그로부터 2년 전 한 움막에서 한 노인이 살해된 채 발견됐다. 출입문에 혈흔과 모발이 떨어져 있었고, 이는 피해자의 것이었다. 범인이 마당에서 할아버지를 공격한 뒤에 방으로 끌고 들어온 흔적으로 추정됐다. 하필이면 사건이 발생한 밤에 비가 와 마당에 남아있는 단서가 없었다. 그런데 2년 만에 자신이 범인이라며 정수호가 파출소에 찾아온 것이다. 이에 박동일 형사는 "제가 남자에게 제의를 했다. 현장에 가보자고"라고 말했다. 정수호는 박동일 형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사건 현장에 가기로 한 날, 정수호는 평소와는 다르게 양복을 차려입고 나타났다. 박동일 형사는 새로운 증거를 남기기 위해 정수호와 함께 방문하는 현장을 촬영하기로 결심했다. 정수호가 안내한 곳은 실제로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맞았다. 하지만 범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었다. 사건 현장을 뉴스에서 접했을 수도 있고, 근방에 살고 있어 범행 현장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건 현장에서 돌아오던 중 정수호가 묘한 이야기를 꺼냈다. 2년 전 자신이 살던 집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당시 자신의 집 뒤에 살고 있던 할머니를 살해했기 때문이다. 정수호에 따르면 사건은 움막 살인 사건 2개월 전에 발생했다. 그런데 그 집은 이미 없어진 상태였다. 박동일 형사가 주변을 탐방해 살인 사건에 대해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근방에서 일어난 사건을 모조리 뒤졌지만 살인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 살인사건은 고사하고 폭행 및 변사사건도 없었다. 박동일 형사는 아는 지인과 정보원을 모두 동원해 할머니를 찾기 시작했다. 3개월 뒤 정보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정수호 집 뒤에 살던 할머니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식물 인간 상태라 말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할머니가 다친 시점이 2년 전이었다. 이것도 우연일까. 2년 전 그날 무슨 일이 있던 걸까. 움막 사건이 벌어지기 2년 전, 2012년 2월 13일. 정수기 회사 직원이 할머니 집에 도착했다.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열려 있는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자 할머니가 머리 쪽에 피를 흘리고 주방에 쓰러져 있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할머니는 응급 수술을 받았고, 의사는 할머니가 몽둥이 같은 것에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에 의사는 가족들에게 경찰 신고를 권유했지만, 할머니의 치료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식물 인간 상태가 되면서 신고는 흐지부지 될 수밖에 없었다. 정수호는 이 사건에 대해 "제가 이전에 구입해 둔 야구 배트를 들고 들어갔다. 할머니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뒤에서 야구 배트로 내려쳤다. 할머니가 아주 건강한 분이셨다. 계속 때렸는데 안 넘어지고 버텼고, 한 9~10대 때리니까 그제서야 부엌 바닥에 넘어졌다. 넘어지는 것을 보고는 저도 갑자기 겁이 나서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박동일 형사는 할머니 사건의 범인이 정수호라고 확신했다. 이에 확실한 증거인 야구 배트부터 찾기 시작했다. 잠수부까지 동원해서 정수호가 야구 배트를 버렸다는 강을 뒤졌다. 그러나 나온 것은 없었다. 정수호의 모든 옷에 혈흔 검사를 했지만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박동일 형사는 정수호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정수호를 성실하고 온순한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또한 정수호의 가족들은 정수호가 작가 지망생이라 지어낸 이야기라고 했다. 박동일 형사는 정수호와 함께 그의 집으로 향했다. 정수호는 박동일 형사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여줬다. 컴퓨터에는 일기도 있었다. 박동일 형사는 일기를 보여달라고 했고, 정수호는 흔쾌히 보여줬다. 일기에는 간혹 사건 관련 이야기가 있었다. 이에 박동일 형사는 정수호를 본격적으로 수사했다. 정수호는 움막에 갈 때는 비가 오지 않았지만 사건을 저지른 뒤 돌아갈 때 비가 왔다고 했다. 꾸며냈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구체적이었다. 기상청 확인 결과 정수호의 진술과 일치했다. 시간대별 날씨까지 꾸며내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박동일 형사는 국과수 법심리과에도 정수호의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있는지 의뢰했다. 법심리과 연구원은 "범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꾸며서 이야기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정수호는 움막 살인 사건에 대해" 카타르시스 같은 문학적인 용어로 정서가 정화되는 기분이 있지 않나. 그 아저씨가 넘어가면서 누우니까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때 제가 그 아저씨 가슴을 발로 쳤다. 그때 제 마음이 아주 좋은 기분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살해 당시의 감정까지도 세세하게 표현한 것이다. 체포 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이유는 증거 불충분이었다. 영장이 기각되자 박동일 형사는 정수호가 추가 범행을 일으킬까봐 매일 그에게 연락했다. 연락이 안 된 정수호를 찾으로 서울까지 가기도 했다. 박동일 형사는 이에 대해 "내가 이 사건을 하고 있을 때만큼이라도 다른 사건은 막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후 지인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간 박동일 형사. 발인 날짜를 착각해 돌아가려던 박동일 형사는 전광판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식물인간 상태였던 할머니가 결국 사망한 것이다. 박동일 형사는 유족에게 찾아가 부검을 허락해달라고 부탁했다. 사고가 난지 2년 만에 할머니의 부검이 실시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고도의 두부손상 후유증이었다. 버리 꼭대기부터 옆머리까지 골절된 흔적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주방에서는 이런 골절이 절대 생길 수 없었다. 이 정도 골절이 되려면 산에서 굴러 떨어지거나 높은 몽둥이 같은 걸로 여러번 맞았을 때 생기는 골절이었다. 부검 결과 범행 도구는 야구 배트로 추정됐다. 드디어 객관적 증거가 확보된 것이다. 정수호의 고백 이후 무려 1년 6개월 만에 정수호가 두 개의 사건 혐의로 구속이 결정됐다. 그런데 갑자기 정수호가 진술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사실 정수호는 군대 제대 이후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 혼자서 중얼거리고,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불쑥 꺼내기도 했다. 다만 사회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정도였다. 재판이 시작되자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변호인은 어디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한 것이고 증거는 정황 증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 결과 정수호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박동일 형사가 촬영한 진술 영상, 국과수의 진술 보고서, 할머니의 부검 결과 등 여러가지 정황 증거들을 받아들인 것이다. 2심과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수호에게 정신질환이 있긴 하지만 범행 관련 진술은 변함없이 똑같았고, 그 진술이 사건 현장과 일치했고, 범인이 아니라면 그 사실을 알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정수호는 왜 자백을 한 것일까. 정수호의 답은 "사람을 죽이면 성공할 줄 알았는데 성공은커녕 자꾸 일이 꼬인다"였다. 사건이 해결되면 자신의 일이 잘 풀릴까 자백을 했다는 것이다. 재판 이후 정수호 정신 감정 결과, 심각한 수준이었다. 특이점은 정수호의 지능이 높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정신 질환이 있었지만 실생활에서는 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정수호는 치료 감호소에 수감된 상태다. 모두가 헛소리라고 치부했던 정수호의 고백을 그냥 넘기지 않았던 박동일 형사의 진념이 사건의 진실을 밝혔고, 이로 인해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들의 한을 풀수 있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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