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G워너비’의 역주행과 ‘성시경’의 컴백이 지닌 의미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
| 2021. 05.31(월) 0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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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현재 2004년에 데뷔하여 막바지에 다다른 음반 위주의 음악 시장을 마지막으로 뜨겁게 달궜던 그룹 ‘SG워너비’의 노래들이 음원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다. ‘놀면 뭐하니?’에 출연 후 일어난 극적인 변화로, 폭 넓은 연령대의 지지를 받았던 그룹인 만큼, 그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한 소절에 저장해 두었던 추억을 일제히 꺼내면서 벌어진 상황이라 하겠다. 추억이 오늘의 것보다 아름답게 여겨지는 까닭은, 우리의 삶에서 아름다움과 직결되는 낭만이 한 해, 한 해 지나갈수록 힘을 잃어 현실에게 주도권을 내주는 날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보다 낭만의 양이 더 많았고, 현실에도 덜 매였던 지난날의 시간이 어여쁘게 채색되는 건 당연하며, 당시에는 분명 힘들었던 순간들마저 시간의 흐름이 부여하는 필터의 작용으로 재해석되기까지 하는 거다. 이쯤 되면 과거에 대한 향수병을 한번쯤 지독하게 앓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계는 발명되지 못했고 결국 우리의 기억 속에서 과거의 날들을 되살리는 방법밖에 없는데, 가장 대표적이며 효과 또한 탁월한 게 바로 그 때 우리의 귓가를 울렸던 노래들을 재생하는 일이다. 길어보았자 10분 안팎의 시간을 차지했을 뿐인 가사와 선율이지만 그 안에는 좋아하며 듣고 또 들었던 당시 우리의 세세한 마음과 기억이 결결이 들어차 있어, 조금만 맞닿아도 우리의 정신은 순식간에 해당하는 과거의 시간대로 훌쩍 옮겨가 버린다 할까. 특히 ‘SG워너비’는, 일명 ‘소몰이창법’이라 불리는 그들만의 시그니처를 가지고 적지 않은 시간,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을 강렬하게 휘어잡은 노래들을 보유한 그룹으로, 추억을 소환하는 힘이 한층 강하고 폭이 넓다. 즉, 그들의 노래에 한 때의 과거를 저당잡힌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언젠가 그 연결고리가 되는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 대대적인 폭발을 일으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버튼을 ‘놀면 뭐하니?’가 누른 것이고.
최근 10년만에 정규앨범을 내며 컴백한 가수 ‘성시경’도 마찬가지다. 전성기 시절 서정적인 가사와 음색, 특유의 솔직하고 세련된 입담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이 거대 발라더의 귀환에, 그와 함께 한동안의 시절을 보낸 많은 이들의 가슴이 웅성대고 있는 중이니까. 흥미로운 건 그 때 그 곡이 아니라 새로운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그 날들 우리를 사로잡았던 분위기와 느낌으로 가득한 목소리와 선율이 어김없이 과거를 소환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엔 오늘의 우리가 팬데믹이란 특수한 상황을 보내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안그래도 과거란 조금 더 낭만적인 그리움에 휩싸이기 마련인데, 그 때는 몰랐으나 실은 어떤 시기보다 자유로웠고 지금보다 넓다란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던 나날의 기억이 당시의 시간을 가득 머금은 노래를 통해 우리 안에서 되살아나고 되새겨지니, 지나간 과거라 치부되기는커녕 자꾸만 더 맛보고 싶고 상상으로라도 누리고 싶어지는 게다. 그렇다고 예전의 기억에만 머물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고 우리는 대부분, 이 현실감각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과거를 잠시 빌려올 뿐이지 그것이 현재를 대체할 수 없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고 어느 때는 혹 침전될까 경계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부인할 수 없는, 이러한 과거의 기억, 추억의 소환이 가지는 효용성이자 영향력은, 어느 순간 과다복용해 버린 현실감각으로 필수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할 양마저 고갈되어버린 낭만의 회복이다. 과거로부터 길어와 오늘의 현실을 벅차하고 있을 나에게 부여함으로써 현실에 치이거나 매이지만 말고 그 옛날 그리곤 했듯 현실을 다룰 수 있는 존재로서 오늘을 살아가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단순히 예전에 많이 듣던 노래를 다시 듣고, 그날들의 추억을 되살린 것에 불과한데 ‘힐링’의 느낌마저 받고 마는데, 역주행이든 컴백이든 과거의 우리와 함께 했던 노래들의 귀환이 더없이 환영받아야할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성시경, 이석훈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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