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트하우스’라는 올가미 [TV공감] |
| 2020. 12.26(토) 14: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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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트하우스 재방송 몇부작 민설아 범인 시즌2 인물관계도 시청률 17회 유진 김소연 이지아 엄기준 신은경 윤종훈 김현수 |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이변 없는 말초적 스토리텔링과 삶의 최전방에 선 극악무도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알면서도 빠져드는 올가미, 김순옥 표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예견된 이슈성을 입증하며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지아, 김소연, 엄기준, 유진, 김현수, 신은경, 윤종훈, 봉태규, 어느 한 명 버릴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 투혼 역시 조력을 더하는 요소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몇부작, 재방송, 다시보기 키워드가 몇 주 전부터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를 장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 아래 2020년은 대다수에게 “삭제하고픈 년도”라 불릴 만큼 육체적, 정신적인 고난을 안겼다. TV 채널 춘추전국시대의 지상파 역시 전반적 안방 볼거리, 사유 거리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를 거듭했다. 개중 SBS는 뒤숭숭한 심경에 사로잡힌 국민들에게 스타작가 김순옥이 건네는 카타르시스를 유혹처럼 제안해온 격이다. 드라마국은 지난 10월 26일 ‘펜트하우스’ 1, 2회를 연속 편성하며 불륜, 집단 린치(폭행), 살해, 부동산, 예술계 사교육 등 한국사회의 은밀한 현안을 노골적으로 펼쳐 보이는 동시에 ‘막장 작가’라는 김순옥의 압도적 영향력을 캐치프레이징했다. 대한민국은 GDP(국내총생산) 지수 등에서 이미 경제 강국 반열이며 그만큼 전 계층이 바라보는 삶의 질에 관한 안목, 기대치가 높게 상정돼 있다. 동시에 빈부격차와 그에 따른 현대판 계급 격차 역시 자본주의체제에서 일어나는 수순일 터. 때문에 ‘펜트하우스’는 대한민국 0.1% 계층이라는 주무대 뒤에 가난한 과외선생 민설아(조수민)라는 안쓰러운 프롤레탈리아의 이면을 배치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진한 드라마적 페이소스를 일궈낸 편이다. 민설아는 살해 당했다. 부와 권력을 가진 가해자들은 각자가 가진 것들을 지키고자 모든 도의를 내던진 채 혈투를 벌이는 상황. 이로써 ‘펜트하우스’는 인간의 기저에 도사리고 있는 이기심과 잔인무도한 악심(惡心)을 손에 잡힐 듯 뚜렷하게 건져 올리게 됐다. 이른바 한국을 위한, 한국의, 한국에 의한 욕망 지형도다. 때론 시트콤이나 우화라는 착각을 부를 만큼 비현실적으로 전개되는 이 드라마의 스토리텔링은 부인할 수 없는 ‘막장’ 그 자체다. 하지만 현 시국, 이 같은 의도적인 막장 톤에 무조건적 비난을 가할 수만도 없다는 것이 대중콘텐츠를 두루 향유하는 시청자들의 중론이다. 사회면의 사건사고들이야말로 돈, 권력, 계급으로 약육강식이 정해지는 자본주의사회의 핍진성과 비천함을 공증해내는 가운데, 막장 드라마는 이 같은 현실세계의 작은 미니어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주변의 삶이 인간이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를 능가하는 다원화 사회가 도래했다면 오늘날 막장 드라마는 사라져야 할 병폐가 아닌, 현재를 박제하는 박물관 기능은 아닐까. 현재 ‘펜트하우스’ 시청자 커뮤니티 등지에는 극중 배로나(김현수) 사망설이 유의미하게 회자되기도 한다. 배로나, 주석훈 모티프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해석에 더불어 배로나의 작명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 배경도시 베로나에서 착안했다는 것이 글쓴이의 요지다. 때문에 향후 배로나는 오윤희, 주단태 재혼 가능성 안에서 결국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라인마냥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같은 시청자들의 고차원 감상과 전망은 ‘펜트하우스’가 펼치는 욕망 지형도가 이른바 세계 문호들이 그려낸 작품 플롯 구조와 유사하다는 전제를 유추하게 한다. 한때 막장이라 비난 받았지만, 어느 덧 스토리 원형에 있어 인간의 가장 내밀한 부분을 건드리기 시작한 김순옥 작가는 과연 이토록 뜨거운 마니아 시청층의 설왕설래에 어떻게 화답할까. ‘펜트하우스’의 화생방 같은 입구가 활짝 열렸다. 다만 인간사 새옹지마처럼, 누구도 이 스토리의 결말 혹은 출구만큼은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펜트하우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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