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곽시양, 정상을 향해 [인터뷰]
2020. 11.02(월) 09:22
앨리스, 곽시양
앨리스, 곽시양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데뷔한 지 이제 막 6년째. 아직 신인이라고 볼 수도 있을 연차이지만, 배우 곽시양은 그간 다양한 변신에 도전해왔고, 또 매년 발전해왔다. 이렇게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곽시양이 자신만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곽시양은 자신이 세운 정상을 향해 쉴 틈 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곽시양은 지난달 24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극본 김규원·연출 백수찬)에서 유민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앨리스’는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극중 유민혁은 박선영(김희선)을 순애보처럼 사랑하는 남자이자 박진겸(주원)의 친아버지다.

곽시양은 ‘앨리스’ 촬영을 끝마친 소감으로 “두 가지 감정이 든다. 미안하고도 감사한 감정이다. 또 아쉽기도 하다. 내가 좀 더 잘 했다면, 조금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시청률 면에서도 초중반에 조금 더 치고 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13% 정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지금의 성적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겸손한 그의 소감과 달리 ‘앨리스’는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최고 시청률 10.6%, 최종회 시청률 9.1%를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주연 배우 주원, 김희선과 함께 8주간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 듣기만 해도 쟁쟁한 라인업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밀리지 않은 연기력을 뽐낸 곽시양이지만, 사실 그가 데뷔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곽시양은 지난 2014년 영화 ‘야간비행’을 통해 데뷔해 올해도 7년 차를 맞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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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시양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20대 중반에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야 배우의 꿈을 꾸게 됐다고. 곽시양은 배우로 데뷔하기 전, 모델로 활동하며 뮤직비디오와 광고 등에 출연해왔다. 곽시양은 “연예인을 해야겠다 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뭘 해야 할지 정확하게 몰랐던 것 같다. 열정이 지금만큼 있지도 않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할 수도 없었다. 군대를 가서 TV를 보는데 카메라 앞에 서면 재밌겠다 싶어 그저 막연히 배우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앨리스’처럼 시간을 돌리는 기술이 있다면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그때는 지금에 비해 잃을 게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더 과감히 행동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만약 20대로 돌아간다면 계속 부딪혀 볼 것 같다. 오디션을 미친 듯이 보러 다니거나 적극적으로 소속사 문을 두들겼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한 지 오래되지 않았던 만큼, 대선배인 김희선과 커플 케미를 선보이는 게 다소 부담이 됐을 수도 있었을 터. 그런 부분에서 곽시양은 “희선 누나의 배려 덕분에 오히려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곽시양은 “희선 누나가 촬영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였다. 희선 누나가 있고 없고 가 현장 분위기를 크게 좌지우지했다. 누나가 오면 다들 기분이 좋아하고 절로 으쌰 으쌰 하게 된다. 후배 배우들에게 먼저 다가와 주시는 게 감사했다”면서 “희선 누나에게 생일이라고 말씀드리지도 않았는데, 생일 선물을 챙겨주시기도 했다. 많이 놀랐다. 차갑고 도도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호탕했다"며 김희선에 대한 팬심을 뽐냈다.

곽시양은 동갑인 주원과의 ‘케미’에 대해서도 말했다. 곽시양은 “저랑 주원이가 ‘앨리스’에서 애교 담당이었다”고 웃으며 “주원이가 은근 애교가 많다. 같이 촬영하다 보면 내게 ‘아빠’라고 한 적도 몇 번 있었다. 또 희선 누나가 저와 주원이에게 ‘왜 이렇게 허당끼가 많냐’고 할 정도로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쳤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곽시양은 쉽게 자신의 캐릭터에도 몰입할 수 있었단다. 부성애가 아닌 친구 관계로서 박진겸과 유민혁의 감정을 그려봤다고. 곽시양은 “제가 아이나 아내가 없다 보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려 했던 것 같다. 촬영 현장에서 주원이와 워낙 친했었다 보니, 이런 모습이 카메라에도 잘 녹여져 나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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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곽시양에게 아쉬움은 없었을까. 곽시양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만,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고 답했다. “아쉬움은 작품을 다 찍고 나서야 느껴지는 것 같다”는 곽시양은 “종영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야 어떻게 해야겠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같다. 작품을 끝내자마자 느낄 수 없는 기분 같다”며 “그래서 개인적으론 옛날에 내가 했던 작품을 잘 못 본다. 아쉬웠던 부분이 나중에 더 크게 보이다 보니 다시 볼 때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더라. ‘내가 왜 여기서 인상을 썼을까’부터 ‘표현은 이렇게 하면 어땠을까’ ‘발음과 입모양은 또 왜 저럴까’ 등 이런저런 고민을 한다. 아무래도 내 눈에 가장 많이 보이는 게 바로 내 모습이다 보니 더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고 겸손히 답했다.

“연차가 쌓이고 점차 더 연기에 대해 알아갈수록, 내가 해왔던 건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면에선 내가 무척이나 노력해 완성한 ‘앨리스’도 나중에 가선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싶죠.”

때문에 곽시양은 매 작품을 할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곽시양은 “드라마던 영화를 촬영하던 스트레스를 무척이나 많이 받는다. 일단 무시당하기 싫어서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 또 해도 해도 안될 때 많이 민감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곽시양은 “모니터링을 한다”고 답해 의문을 자아냈다. 앞서 곽시양은 과거의 작품을 돌려보지 못한다고 언급했기 때문. 곽시양은 “이런 게 딜레마 같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제3의 눈으로 내 연기를 볼 때 말로 표현 못 할 만족도를 느낀다. 어떤 노력으로 그 장면을 만들었는지 아니까, 마약처럼 중독이 된다. 그 맛에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곽시양은 “또 다른 방법으론 그저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라며 “작품이 끝나면 난 그저 한량이다. 정말 아무것도 안 한다. 하루 종일 게임을 하던지, 공원에 가 하루 종일 앉아 있다 돌아오기도 한다. 그런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곽시양이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연기를 끊을 수 없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존재했다. 이루고 싶은 인생 최대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곽시양은 진지한 표정을 한 채 “’시양 타운’을 만드는 게 꿈”이라며 “집을 여러 채 만들어서. 원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같이 살고 싶다. 개인적으로 돈 욕심이 별로 없는데, 정말 내가 잘 돼 큰돈을 벌게 된다면 그 집을 하나씩 선물하고 싶다. 재밌게 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로서의 목표도 존재했다. 곽시양은 “좋아하는 배우가 총 세 분이 계신다. 이병헌, 조승우, 정지훈 선배님이다. 세 분은 모두 각기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정말 신급처럼 하시는 두 분이 계시고. 정말 제가 꼭 하고 싶은 역할만 해온 지훈이 형이 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세 분처럼 시청자들이나 관객분들에게 ‘곽시양은 대체 불가지’ ‘얘밖에 생각 안 난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게 꿈이다”라고 설명했다.

“곽시양, ‘태양이 뜰 시간’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이에요.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땐 제시간이 ‘7시 30분쯤 된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10시 반쯤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거의 다 뜬 거죠. 하지만 태양이 가장 높이 뜬 정오가 제 목표는 아니에요. 천천히 지는 해처럼 뜨고 난 뒤엔 오랫동안 기억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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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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