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롭힘 데자뷰”…권민아·지민·연우 쏘아올린 韓 폭력 증후군 [연예다트] |
| 2020. 07.04(토) 1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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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OA 탈퇴 멤버 권민아 인스타 지민 유나 혜정 설현 찬미 민아 유경 초아 탈퇴 인스타그램 |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걸그룹 AOA(지민 설현 유나 찬미 혜정) 불화설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 일명 ‘권민아 인스타 폭로전’, 모모랜드(혜빈 제인 나윤 주이 아인 낸시) 출신 연우 탈퇴 비화에 가슴 한 켠 욱신거릴 데자뷰를 느끼는 사람이 한둘일까. 한국 조직 어느 곳에서나 쉽게 일어날 법한 '불링(bullying, 약자 괴롭히기)' 현상이 속 시끄러운 연예계를 대유적으로 강타하며, 사회 현안으로 자연스럽게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에 전 세계가 여유 없는 경제적 긴축재정에 들어선 가운데 서로를 향한 부정적 감정도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최근 심리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은 올초 발생한 코로나19에 관련해 대한민국 군중들의 기이한 감정 이상 증후군을 우려한다. 고속 성장해온 한국사회 특성상 인력을 갈아넣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근로 체제 역시 이를 증폭시키는 요소다. 즉 일상의 분노를 해갈할 곳 없는 일원들이 서로를 할퀴며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일이 근 몇 십 년 간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폐단으로 자리 잡은 것. 트렌드와 소문에 민감한 한류산업 속 연예계 현장이야말로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일 AOA 출신 배우 권민아 측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인스타) 계정을 통해 AOA 탈퇴 당시에 관련해 리더 지민 가해를 주장하는 폭로성 글을 게재했다. 권민아 측은 아버지 암 투병 소식을 들은 상황에서도 “그 언니에게 혼날까봐” 연습을 이어가야 했다며 탈퇴는 결코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고 명시했다. 이어 그는 마음의 병을 얻은 나머지 손목을 긋기도 했다는 자해 상흔 사진을 게재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민 인스타 계정은 금세 마비됐다. 권민아 폭로전 진실을 밝히라는 댓글, 비난 여론으로 도배가 됐는데 이에 관련해 지민, AOA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해명을 하는 대신 황급히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권민아와 접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민아는 4일 새벽이 돼서야 “우선 오늘 제 감정을 스스로 참지 못하고 하루 종일 떠들썩하게 만들고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 점 죄송합니다”라며 지민, 멤버들, 매니저들과 대화를 나눴고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조차 정신 건강이 불안정한 권민아를 압박한 결과물일 수도 있다는 추정으로 이어졌다. 한 AOA 여성 팬은 “이 와중에도 공식입장을 내긴 커녕, 권민아와 뒤로 만남을 시도해 사태를 대충 수습하려는 AOA 지민, 설현, 찬미, 혜정, 유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측의 처신이 이상하고 비겁해 보인다”라며 “마음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권민아를 만나 또 한 번 그를 쥐고 흔든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는 양측 화해를 빙자한 폭력”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걸그룹 모모랜드 출신 배우 연우도 이 같은 폭로전에 합류했다. 연우는 4일 새벽 공식 팬카페를 통해 “여러분. 청춘을 바친 일을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깨끗이 포기할 만큼 용감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저는 그런 담대함이 없어요. 그럴 의지도 없어요”라며 “그저 참았고 견뎠고 버텼지만 소용없었어요. 전 다른 일이 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았어요”라며 모모랜드 탈퇴 사유를 암시했다. 자신의 뜻 아닌, 타의에서 비롯된 불상사였다는 것이다. 애초 걸그룹, 보이그룹 내분설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90년대 댄스가수 이상민, 샵 이지혜 등이 당시 내로라했던 그룹들의 내분설을 증언했으며 핑클 이효리, 옥주현, 성유리, 이진 역시 머리채까지 잡은 감정싸움 에피소드를 농담처럼 털어놓은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혼성그룹, 아이돌 경우 어린 시절부터 함께 연습생, 숙소 생활을 해왔고 현 K-POP(케이팝) 산업군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기조에 입각해 아이돌들을 쉴 새 없이 스케줄에 내모는 구조다. 때문에 표면적으론 친구 같지만 사실상 직장 동료, 비즈니스 파트너로 얽힌 1020대 아이돌들의 남녀 간 치정, 동성 간 불화 사태는 국내 가요계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 같은 특수업계 생리가 한 사람을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불링 현상으로 번진다면, 이를 단순히 방송가 엔터테이너들의 토크 소재로 소비할 일은 아니다. 애초 연예계·화류계에는 '잘 노는 일진'들이 포진했다는 것이 공공연한 통설인데, 실제로 근 몇 년 간 다양한 비연예인들은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에게 저지른 일종의 학교 폭력(학폭) 사태를 고발해왔다. 공교롭게도 지난 1일 이순재 전 매니저 역시 이순재 부부 내외에게 집안일까지 명령 받았다는 폭로전을 벌이며 매니지먼트의 오랜 부작용을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 내부 고발자들의 울분 섞인 발화는 반드시 터져야 할 사회적 고름이다. 특히 연예계는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 만큼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갈등이 빈번한 편이며, 개중 여자들의 시기와 질투가 암약하는 걸그룹 문제는 '여초 직장'의 불합리한 면면과 연계되기도 한다. 때문에 현재로선 아이돌, 스타일리스트, 매니저 등 한류산업 종사자들의 근로 체제를 전환하고, 법적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추세다. 무엇보다 지민, 연우 사태를 예의 주시해야 할 계층은 이들을 어린 시절부터 섭외해 키우고 관리해온 기획사 윗선이다. 2020년에도 아이돌의 다른 이름은 여전히 '극한 직업' '극한 노동자'로 분류된다. 한류산업이라는 명목 아래 자본주의 생태계에 내몰린 1020대 청춘들, 그리고 그들을 지켜내야 할 어른으로서의 관리 실무는 어떤 방향으로 수립돼 있는가. 육체·정신적 상해를 입은 아이돌 치료 전략은, 내로라하는 국내 연예기획사들 사이에서 왜 여태 한 번도 공증되지 않았을까.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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