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이순재 "나이의 한계, 돈 상관없이 본령 유지 중요"
2019. 01.08(화) 07:58
인간극장 이순재
인간극장 이순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극장'이 배우 이순재의 이야기를 담았다.

8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의 '거침없이 직진'에서는 이순재의 삶을 조명했다.

이순재의 오랜 연기 인생이 시작된 건 서울대 철학과 재학시절이었다. 당시 다양한 예술영화를 접하던 중 '햄릿'을 본 순간 그는 연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지금이야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이지만 당시 배우는 '딴따라', 열의 아홉은 반대하던 직업이었다. 하지만 이순재는 '연기도 곧 예술'이라는 확신으로 연극 '지평선 너머(1956)'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연극무대에서 온갖 배역을 섭렵, 연기실력을 다져나갔던 이순재는 1964년 TBC 방송국이 생기며 드라마까지 발을 넓혔다. 그러나 이순재는 당시에는 소위 반짝이는 '스타'는 아니었다.

묵묵히 해오던 이순재가 연기적 전환점을 맞은 건 1991년 김수현 작가를 만나면서였다.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1)'의 대발이 아버지로 비로소 돈을 벌어오는 가장이 되었고, 이후 MBC '하이킥' 시리즈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국민 아버지에서 '야동 순재'로 대변신했다.

이 가운데 이순재를 지금껏 '야동'이라 부른다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순재의 아내 최희정 씨(79)다. 1966년에 결혼해 50년 넘게 남편의 그림자로 철저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순재의 아내 최희정 씨가 '인간극장'에 최초로 매력을 발산하며 등장했다.

최희정 씨가 생생하게 전해주는 배우 이순재, 남편 이순재의 이야기. 이화여대 무용과를 나와 촉망받는 무용가였지만 '이순재의 그녀'로 살게 된 이유는 바로 러브레터였다고. 해외 순회공연을 떠난 애인이 행여 해외에 눌러앉지 않을까 노심초사 편지를 썼다는 노총각 배우 이순재. 그때의 정성이 평생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살게 한 힘이었다고 한다.

작년에만 4편의 연극에 출연해 노익장을 과시한 이순재. 지방공연을 마친 다음날, 식장을 찾은 이순재.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 보통 약속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오는 이순재였지만, 이날은 그것보다 빨리 왔다. 평생을 촬영장에서 보낸 이순재에게 기다림은 익숙하다.

연극 4편에 특강까지, 일정이 많아 부지런히 움직이는 중이다. 이에 이순재는 "젊은 친구들이야 아직 기회가 많으니까 한두 작품을 안하더라도 돈도 많이 받고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나이의 한계가 있으니까 조금 있으면 못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 돈에 상관없이 제 본령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이순재는 결혼식장에서 이병훈 감독을 만났다. 이병훈 감독은 이순재에 대해 "저도 가능하면 야단을 안치려고 한다. 그래서 이순재 선생님이 야단을 쳐서 군기를 잡았으면 좋겠는데 항상 따뜻하게 말로 해주시니까. 이순재 선생님과 함께 작업한 게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열리고 있는 한 영화제를 찾은 이순재. 조선 12대 임금인 인종과 명종, 문정왕후 사이에 암투를 다룬 '문전왕후'. 이순재는 서른 넷의 나이로 '문정왕후'에 출연했었다.

이순재는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을 오랜만에 마주한 뒤 "어색하다. 신식으로 촬영했다면 밀도 있게 촬영했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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