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땐뽀걸즈', 시청률 그 이상의 가치 [종영기획]
2018. 12.29(토) 11:00
땐뽀걸즈
땐뽀걸즈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시청률로 가치를 평가하기에는 아쉽다. 수치로만 평가되기에는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가득했던 보기 드문 수작 '땐뽀걸즈'다.

KBS2 월화드라마 '땐뽀걸즈'(극본 권혜지·연출 박현석)가 지난 25일 밤 16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땐뽀걸즈' 구조조정이 한창인 쇠락하는 조선업의 도시 거제에서 '땐스 스뽀츠'를 추는 여상아이들을 그린 8부작 성장드라마로, 지난해 방송된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 '땐뽀걸즈'가 원작이다. 원작은 시청자의 호평에 힘입어 같은 해 다큐영화로 만들어졌고, 'CGV 2017 올해의 독립영화'에 선정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드라마는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실제 인물을 캐릭터에 1대 1로 대치시키지 않고 새롭게 재창조, 원작 속 실제 인물들에 대한 예우를 지켰다. 또한 원작에 없던 남자 캐릭터 권승찬(장동윤)을 투입시켜 스토리 라인의 볼륨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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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감동을 극화한 드라마는 인물들이 겪는 성장통과 이를 댄스스포츠로 풀어내는 과정에 집중했다.

청소년과 어른 사이, 그 과도기 속에 놓인 아이들이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웃을 수 있는 시간은 스포츠 댄스를 추는 시간뿐이다. 거제를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김시은(박세완), 어릴 적부터 할머니의 손에 자라 외로움과 공허함으로 가득한 박혜진(이주영)은 온몸이 흥건해질 정도로 땀을 흘리면서도 스포츠 댄스를 멈추지 않는다. 그 시간만큼은 궁핍한 집안 사정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담한 현실도 모두 잊는다. 이는 박혜진(이주영)의 "그냥 다 잊어버리고 싶은데 기억상실증 걸리지 않는 이상 안 되고. 근데 춤추면 겁나 힘들다고. 그럼 아무 생각이 안 나거든"이라는 대사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모인 '땐뽀걸즈' 6인방은 이 과정에서 스포츠 댄스를 매개체 삼아 하나가 돼 간다. "쓰레기. 루저"라며 방황하는 박혜진을 이해하지 못했던 김시은. "찐따 같이 문제나 풀고 있는"이라고 칭하며 김시은을 질색하던 박혜진. 이 두 사람이 댄스 스포츠를 통해 서로가 가진 상처를 이해하고, 깊은 속내를 나누는 진짜 친구로 거듭나는 과정은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성장통을 겪는 6인방의 곁에 든든한 울타리 같은 존재 이규호(김갑수) 선생의 교육관 역시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이규호는 아이들에게 이를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오롯이 댄스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고, 아이들의 유일한 안식처인 '땐뽀' 동아리를 지키기 위해 적금을 깨는 등 이규호는 교사를 넘어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귀감을 보였다.

이렇듯 작품은 6인방과 이규호 교사의 이야기를 댄스 스포츠라는 소재와 결부시킨 전개로 안방극장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또한 자타공인 연기파 배우 김갑수 뿐만 아니라 신예들의 호연이 '땐뽀걸즈'를 수놓았다. 특히 '땐뽀걸즈' 6인방으로 활약한 박세완 이주영 주해은 신도현 이유미 김수현 등은 향후 연기가 기대될 정도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비록 '땐뽀걸즈'는 방송 내내 3%의 시청률을 넘지 못하며 흥행 면에서는 완벽히 실패했다. 드라마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데에 있어 시청률이 중요한 지표로 쓰이는 것은 맞다. 다만 높은 완성도와 작품성을 지닌 '땐뽀걸즈'를 시청률로 재단하기에는 아쉬울 따름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땐뽀걸즈'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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