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전남 구례 산동마을 부부, 인생의 화양연화를 맛보다
2018. 11.19(월) 07:59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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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전라남도 구례의 산동마을에 사는 주호자 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19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호자 씨의 전성시대' 1부로 꾸며졌다.

봄이면 노란 꽃이 만개하고 가을이면 붉은 산수유 열매로 물드는 전남 구례의 산동마을. 수확의 계절을 맞아 마을 이곳저곳에선 가을걷이가 한창인데, 그 속에서 주호자 씨(71)는 행복한 가을날을 누리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일만 해온 어머니를 보며 입버릇처럼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말해왔던 호자 씨는 연로한 어머니의 곁을 지키고자 16년 전, 서울 생활을 접고 이곳 구례에 자리를 잡았다.

서럽게, 때론 억척스럽게 살아온 호자 씨의 삶. 가난한 집안의 맏딸로서 여섯 명의 동생들을 책임져야 했던 호자 씨. 가세가 휘청이자 아버지는 입 하나 덜어보겠다며 일찍이 큰딸을 시집보낼 수밖에 없었다.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떠나온 집. 하지만 첫 결혼부터 순탄치 못했다. 전남편의 잦은 도박으로 돈은 늘 궁했고,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병원에 갈 돈마저 없어 홀로 집에서 삼 남매를 낳은 호자 씨. 몸을 풀 새도 없이 돈을 벌기 위해 물건을 팔러 다녀야 했다. 오직 자식들을 위해 힘든 내색 한번 않고 열심히 살아왔다. 아이들이 다 컸을 무렵, 더 이상 불안한 삶이 싫어 호자 씨는 이혼을 결심했고, 50대 중반에야 혼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찾아온 또 한 번의 인연, 지금의 남편 최길용 씨(73)를 만났다.

어머니를 보살피고자 구례에서 내려와 있던 때에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 번듯한 외모에 소처럼 일하던 성실함을 보며 호자 씨는 첫눈에 반해버렸다. 오랜 시간 해외에서 크레인 기사로 일했던 길용 씨도 이혼 후 마음속 외로움을 품고 있던 터. 진달래꽃처럼 곱고도 여린 호자 씨에게 마음이 갔다. 서로의 상처에 공감하며 마음을 열게 된 두 사람. 그렇게 50대 끝자락에 사랑은 시작됐다. 조금은 늦게 찾아온 인생의 황금기. 수확의 계절답게 고구마, 깨, 밤 등... 일할 것이 가득하지만 힘 좋고 성실한 남편 덕에 마음이 든든하다. 한평생 고생만 해오신 친정어머니 생각에 늘 마음 한편 걱정이었지만 이제는 그 곁을 지키며 매일같이 어머니와 함께할 수 있음에 또 행복하다. 늦가을이 되면서 집 뒤편에는 붉은 산수유 넝쿨이 가득한데 알알이 익어가는 붉은 열매들을 보며 왠지 모를 뭉클함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뒤늦게 찾은 나의 반쪽 길용 씨, 그리고 사랑하는 어머니의 곁에서 호자 씨는 지금 이 순간 인생의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맛보고 있다.

봄철 노란 물결이 넘실대던 산수유 마을에도 탐스러운 붉은 빛이 알알이 찼다. 계절이 주는 풍요로운 기운을 온 몸으로 즐기는 여인. 올해 일흔하나 주호자 여사다. 순식산에 알밤이 손에 한 가득. 눈만큼 손도 빠르다.

주호자 씨는 알밤을 주으며 "얼마나 좋으냐. 이런 곳에서 밤도 줍고, 옆의 계곡도 정말 멋지지 않나"라고 했다. 눈호강 시켜주는 멋진 풍경은 덤.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그러니 한 번 나왔다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리저리 산을 누비는 모습이 다람쥐 마냥 가볍다. '인간극장' 제작진은 주호자씨에게 "처녀때도 이렇게 빨랐냐"고 했다. 이에 주호자 씨는 "별명이 날다람쥐였다. 제가 정말 빠르다, 키는 작지만 다리가 길다. 삐쩍 말라서 살도 안 찌고 빠르다"고 했다.

며칠새 주워온 양이 제법이다. 마실 나간 마나님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 주호자 씨의 반쪽 최길용 씨다. 튼튼하게 지은 벽돌집. 14년 전 마련한 내외의 보금자리다. 조금 늦어진 아침식사. 때를 놓친게 미안해서인지, 주호자 씨는 최길용 씨를 위해 귀한 자연산 송이를 꺼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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