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고했어 2017] 문성근, 짙은 밤 별처럼 빛난 스타 |
| 2017. 12.13(수)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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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근 조작 스틸 컷 |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문성근에게 2017년은 재기와 부활의 한해였다. 무려 8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왔고, 영화계에 말로만 떠돌던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확인하고 검찰에 나서 용기 있게 증언했다. 연기자로서나 한 개인으로서나 어느 때보다 당당했던 그였다. 문성근은 올해 SBS 월화드라마 '조작'(극본 김현정·연출 이정흠)에 출연했다. 2009년 출연한 SBS 드라마 '자명고'(극본 정성희·연출 이명우) 이후 8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였다. 1985년 연극 '한씨연대기'로 데뷔한 이래 연기력으로 질타받은 바 없는 문성근이었기에 그의 공백기는 이례적이었다. 자연히 대중은 문성근의 드라마 공백기와 그 이유에 관심을 가졌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문성근이 정계에서 활약했던 점을 공백기의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문성근은 2012년 현재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낼 정도로 정계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성근이 그 와중에도 영화계에서 '옥희의 영화', '부러진 화살', '다른 나라에서', '남영동: 1985', '해무', '밤의 해변에서 혼자', '석조 저택 살인 사건', '기억의 밤', '1987'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고 특별 출연하는 등 활약했던 것을 보면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문성근은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1987' 등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이슈였던 작품들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해당 작품들은 극 중 시대적 배경에서 소외당한 사람들을 조명한 소위 '문제적 작품'들이었다. 문성근은 이런 작품의 성격에 구애받지 않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배우이자 참정권을 가진 개인, 국민의 대표였던 한 사람으로서 활발하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렇기에 문성근을 유독 드라마 시장에서 볼 수 없던 건 의문을 낳았고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공교롭게도 '조작'이 한창 방송되던 9월 11일 그 이유가 드러났다. 전 정부의 대중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각종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문성근은 정계에서 직접 활약한 것은 물론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전 정부의 실책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대중문화예술계에서 배제당한 사람 중 하나였다. 이에 문성근은 18일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 중앙 지방검찰청에 출두해 조사에 임하며 대중문화예술계를 향한 정치권의 부정한 압력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특히 문성근은 '조작'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 등 공식석상에서 드라마 공백기와 블랙리스트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가감 없이 답했다. 문성근의 발언은 그 스스로만이 아니라 배우 김규리 유준상 등 블랙리스트에 오른 수많은 대중문화예술인들에게 용기를 줬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대중이 보다 블랙리스트의 폐해를 관심 갖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문성근은 억압에 항변하듯 '조작'에서 걸출한 연기력으로 무게 중심을 잡았다. 그는 해당 작품에서 국내 굴지의 언론인 대한일보의 취재 기자 출신 상무 구태원 역을 맡았다. 구태원은 본래 남다른 탐사 정신으로 똘똘 뭉친 바른 언론인이었으나 병든 아내의 치료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과 현실에서 언론의 한계를 체감하고 변절, 언론을 이용한 여론 형성과 특정 세력을 위한 사실 왜곡에 힘쓴 악인이었다. 평소 다양한 작품에서 악역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한 문성근은 오랜만에 돌아온 드라마에서도 특유의 존재감을 발산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배우 남궁민 엄지원 유준상 등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후배들 사이에서 보란 듯이 대체불가능한 악역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활약은 마치 8년 동안 그를 외면하도록 만들었던 블랙리스트에 대한 저항 정신과도 같았다. 결과적으로 문성근의 활약은 좋은 연기 앞에 공백기나 매체의 차이는 무색하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고 좋은 연기자는 영화나 드라마라는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어두운 블랙이거나 밝은 화이트이거나 상관 없다. 따지고 보면 문성근은 그의 인생 암흑기에서도 충무로에서나 여의도에서나 자신의 능력을 다해 빛나고 있었다. 타의로 인해 발생한 기나긴 공백기에도 별처럼 빛났던 그가 올해를 기점으로 여명과 함께 더 빛나기 시작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SBS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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