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TS ‘2.0’, 더 큰 항해를 위한 ‘SWIM’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
| 2026. 03.27(금) 17: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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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오스카의 무대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황금빛으로 봉인한 혼문이, 광화문 한복판을 보랏빛으로 물들이며 활짝 열렸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광화문 광장을 10만 명이 내뿜는 열기로 가득 채웠던, 방탄소년단(이하 BTS) 컴백 공연의 이야기다. 지난 21일 BTS의 컴백 공연을 앞두고 광화문 주변은 긴장 상태였다.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으니 가장 염려된 부분은 안전사고였을 테다. 서울이란 도시에 몇 년 전 발생한 참사는 여전한 고통으로,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까지 몰려올 상황을 생각하면 안전에 더더욱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 모든 우려가 기우로 여겨질 만큼 BTS의 공연은 질서정연했고, 무대가 끝난 후 본래의 광화문 광장으로 깨끗하게 되돌려놓은 팬들의 매너는 훌륭했다. 무엇보다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었다는 사실이, 본래 시민의 것인 광화문 광장을 빌려 무대를 설치한 BTS에게는 가장 큰 성과가 아니었을까. 사실 이에 못지않은 성과는 또 있다. 한국인에게 있어 더없이 의미가 깊은 광화문 광장에서 올린 공연 실황을 글로벌 OTT의 선두주자인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내보낸 ‘사건’이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쏘아 올린 것이나 다름없다. 혹자는 그저 특정 기업의 상업활동에 불과한 게 아닌가 반문한다. 하지만 이 ‘사건’의 분명한 맥락은 현재 BTS가 머금고 있는 가치가 단순한 아이돌 그룹을 넘어 공공재에 근접한다는 데 있고. 이를 염두에 둘 때 자본주의적 사고에 의한 추산을 뛰어넘는, 상당히 유의미한 성과가 발생한 것이다. 함께 이야기해 볼만한 것으로 ‘케데헌’이 있다. 케이팝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으로서 전례 없는 흥행과 함께 오스카의 영예를 안기까지 한 이 작품을 두고, 일각에서는 실재적인 이득을 얻는 쪽은 넷플릭스와 소니, 외국계 기업이며 정작 한국은 차오르는 ‘국뽕’ 정도만 얻었을 뿐이라는 비틀린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분명히 안다. 오스카에서 특별히 떼어 내어준 시간에 판소리가 흘러나오고 관객에 앉은 해외의 내로라하는 배우와 감독들의 손엔 케이팝의 상징 중 하나인 응원봉이 들려 있다. 여기에 ‘한국인을 위한’이라는 수상 소감까지 더해지니, 후에 소감 시간이 잘렸다는 이유로 살짝 불거진 인종차별 소동은 언뜻 납득이 안 될 만큼의 막대한 대우를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데헌’이 성취한,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거대한 쾌거다. 마찬가지로 BTS가 전 세계에 K팝으로 일구어낸 전무후무한 성과는 단순히 BTS만 월드 스타의 자리에 올려놓은 게 아니다. 즉 세계인에게 BTS는 곧 한국이고 한국인의 얼굴이 되어 말 그대로 국격을 높여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이로부터 발생한 효과가 한국과 한국인이 관련된 각각의 영역에서 수없이 많은 부수입을 낳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군복무까지 완벽히 마치고 돌아와 일명 ‘BTS 2.0’의 시기를 마주하고 있는 그들에게 주어진 고민은, 아이돌 그룹의 것으로만 국한될 수 없고 되지도 않는, 공공재로서의 것이었을 터. 이러한 흐름 위에서 진행된 광화문에서의 컴백 공연은 BTS여서 가능했던 한국과 한국인을 위한 ‘사건’으로, 이 ‘사건’을 현실화시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크나큰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하겠다. 와중 갖가지 자잘한 논란이 있긴 하나 BTS여서 발생 가능한 잡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BTS가 역시 BTS답게 별다른 휘둘림이나 흔들림 없이 특유의 진솔하고 진정성 어린 자세로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해내고 있으니 별다른 위협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그저 더 굳건한, 다음 단계로의 더 큰 항해를 위해 필요한 난항을 겪고 있을 뿐으로 우리는 그들이 도달할 또 다른 한국과 한국인의 얼굴을 기대하면 될 일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BTS, 넷플릭스 공식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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