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배임 의심’을 받아온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또다시 궁지에 몰렸다. 사내 이사 신분일 때 투자자와 접촉, 관련 논의를 나눈 정황이 해당 투자자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9일 텐아시아는 다보링크 박정규 회장과의 인터뷰를 단독 보도했는데, 박 회장은 매체에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멤버 A의 큰 아버지 B씨의 주선으로 만나 50억 투자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이 맞다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B씨의 50억 투자 제안을 민 전 대표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지난해 9월 30일 자신의 집에서 민 전 대표, B씨와 가진 3자 미팅 당시 민 전 대표가 직접 뉴진스를 하이브·어도어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는 방법을 물어서 조언해주기도 했다고 했다.

해당 날짜는 디스패치가 박 회장과 B씨, 민 전 대표의 만남을 포착해 사진으로 보도한 날짜와 같다.

박 회장은 민 전 대표의 “(어떠한 투자자와도) 접촉하거나 의견을 나눈 적이 없음을 확실히 밝힌다”라는 입장 이후 회사의 주가가 요동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며, 자신과의 만남 자체를 부정하는 것부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매체를 통해 주장했다.

일방적 주장으로 비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인터뷰가 민 전 대표의 배임 의혹에 대한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단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민 전 대표의 배임 의혹은 지난해 4월 하이브의 감사권 발동 이후 제기됐다. 하이브는 감사 당시 확보한 민 전 대표와 어도어 전 임원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바탕으로 배임을 의심, 같은달 26일 민 전 대표를 업무상 배임죄로 형사 고발한 상태다. 해당 건의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민 전 대표는 줄곧 배임 의혹을 부인해 왔다. 지난해 5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소송을 맡은 재판부가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밝힌 결정문을 근거로 삼았다. 당시 재판부는 ‘배신’은 했지만 ‘배임’으로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려 한 것과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려 한 것,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는 것 등을 바탕으로 민 전 대표의 ‘배신 시도’가 분명해 보인다고 판시하면서도, 당시 하이브가 낸 자료만으로는 구체적 실행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민 전 대표는 이 판결 전후 연 기자회견에서 “누명을 벗었다”라는 표현을 썼고, ‘배신’은 말장난으로 해석했다. 공개된, 배임 정황이 담긴 어도어 전 임원들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관련해서는 ‘회사원의 불만’이란 주장으로 맞섰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투자자와 직접 만남이 담긴 사진과 투자자 대화 내용에 대한 증언은 ‘단순 정황’으로만 보기엔 구체적이라는 게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9월은 민 전 대표가 어도어 사내 이사 신분이었기 때문, 외부 투자자와의 만남 자체도 충분히 배임에 해당할 수 있는데 여기에 더해 만남 자리에서 뉴진스을 데리고 나올 방법 등을 물었으니, 배임의 실행 증거가 될 수 있단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반전을 맞으며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배임으로 추가 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다. 박 회장과의 만남 관련해 민 전 대표 측의 입장을 물었으나, 아직 별다른 답을 주지 않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