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2024 MBC 연예대상'이 시상식 당일 발생한 항공기 사고 참사 여파로 시상식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포토타임 행사 일정은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함에 따라 엄숙한 추모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만큼, 아직 개최까지 시간이 조금 남은 방송사들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29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7분께,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중이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추락, 울타리 외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기장 1명, 승무원 5명까지 총 181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지상파 3사를 포함한 주요 방송사는 긴급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했고, 이 여파로 KBS1 'TV쇼 진품명품'과 '전국노래자랑'이 결방했다. SBS는 방송 중이던 '동물농장'의 송출을 중단했으며, MBC는 '신비한TV 서프라이즈'와 '출발! 비디오 여행', '복면가왕' 등의 방송을 취소했다.

지상파 3사 중 가장 큰 고민에 빠진 건 MBC. 이날 저녁 8시 30분 '2024 MBC 방송연예대상'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인데, 당장 저녁 7시부터 레드 카펫 포토타임 행사도 예정돼 있었기에 정상 진행과 개최 취소의 기로 속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MBC 측은 포토타임 행사만 취소하고 시상식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 알리면서도, "추후 편성이 변동될 시 재공지 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당일 취소 시 천문학적인 광고 위약금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불가피하게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내일부터 예정된 시상식들. 연말을 맞은 만큼 MBC는 30일 '2024 MBC 연기대상'과 31일 '2024 MBC 가요대제전'을, SBS와 KBS는 31일에 각각 '2024 SBS 연예대상'과 '2024 KBS 연기대상'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엄숙한 추모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음에 따라 방송사 입장에서도 섣불리 축제와 시상식을 열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편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85명, 구조자는 2명이다. 구조된 2명은 모두 승무원으로 확인됐으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전남소방본부는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을 대상으로 현장 브리핑을 열고 "총 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담장과 충돌한 이후 기체 밖으로 승객들이 쏟아졌다. 동체는 거의 파손됐고 사망자들도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사고의 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랜딩기어 고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항공 당국은 추락한 여객기가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이와 같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2024 MBC 연예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