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콘텐츠 이효리의 ‘결국 중요한 것’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3. 06.21(수)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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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이효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실리는 파급력은 대단하다. 착용하거나 사용한 제품은 완판되고 없던 프로그램이 탄생하며 어떤 경우엔 그녀가 문제시한 상황에 대한 사회 인식이 개선되기도 한다. 대중 앞에 등장한 지 26년이나 되었는데도 그녀가 취하는 모양새는 무엇이든 여전히 스타로서 유효하여, 겉으로 드러난 것이든 내면의 것이든 그녀 고유의 스타일이 되고 대중은 홀린 듯 이를 추앙한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환불원정대’, TVING ‘서울 체크인’에선 tvN ‘댄스가수 유랑단’, 이효리의 힘 있는 날갯짓이 만든 성과다. 물론 그녀가 던지는 인풋을 제대로 받아내고 소화해 기대 이상의 아웃풋을 내놓는 김태오 사단이 있어 더욱 가능한 결과이리라. 하지만 툭 던진 아이디어가 이렇게 바로 실질적인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건, 아이디어의 출처인 ‘이효리’가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는, 존재 자체로 우량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효리‘만으로 확보되는 성과가 있어 웬만해선 실패할 일이 없다. 대부분의 대중이 그녀를 사랑해 마지 않는 데다가 아이디어의 질 또한 좋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실제로 ‘댄스가스 유랑단’은 매회 많은 이들의 애정 어린 시선 속에서 높은 화제성을 띠며 방영 중으로 또 하나의 성공사례로 남을 예정이다. 새삼 고개를 드는 궁금증은, 사람들은 이효리의 무엇에 여전히, 이토록 홀려 있냐는 것이다.

오래전 대중이 갓 데뷔한 아이돌그룹의 멤버, 이효리에게 마음을 빼앗긴 지점은 그녀 특유의 솔직하고 당당한 면모였다. 당시 1세대 아이돌 세계에서는 청순하고 가련한 이미지의 여자 아이돌이 좀 더 환영받았던 터라, 어쩌면 이효리의 자신감 충만한 모습은 어느 정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도 지금도, 그녀는 성격상 자신의 본모습을 숨긴다거나 무슨 무슨 ‘척’을 할 리 없고, 있는 그대로 드러냈는데 이게 제대로 먹힌다.

이는 그녀의 활동이 아이돌에서 솔로 가수로 전환되며 더욱 확고해진다. 여자가수에게 으레 요구되던 그러한 이미지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가 쌓아온 삶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으며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어 내는, 일명 ‘알파걸’(리더십과 뛰어난 학업적, 활동성을 바탕으로 자신감과 성취욕이 넘치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의 상징적 인물이 되어 명실상부 스타 중의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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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대중의 이목을 한 번에 집중시킬 힘을 지니게 된 만큼, 이효리를 향한 기대치 또한 높아졌다는 데 있다. 그녀는 매 순간 이전보다 더 좋은, 혹은 색다른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으며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했고 사람들은 그것의 표면적인 부분만 두고, 그녀의 애씀과 상관없이, 너무도 쉽게 판단하고 왈가왈부했다. 어쩌면 이러한 스타의 모진 숙명 속에서 이효리는 자신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감지하고, 스타 이전의 ‘이효리’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과 제대로 맞닥뜨린 듯하다.

그리고 다른 누구보다 자신에게 먼저 솔직하고 당당해야 한다는 답에 이른 것인지, 그녀의 활동 범주는 스타, 가수 등의 직업적인 영역을 벗어나 사회, 문화 전반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프랑스 소설가 폴 부르제의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과 함께.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사회문제를 알리는 데 앞장선다거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실재적인 손길을 내미는 등, 자신이 추구하고 옳다고 여기는 도덕적 가치를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지극히 이효리다운 방향이었을 뿐인데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진다. 그녀에게 이전과 전혀 다른 색과 강도의 영향력이 부여된 것이다. 바로 ‘선한 영향력’이다. 사람들이 그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영향을 받는 건 이전과 다름없으나 그 종류가 달랐고 그 힘 또한 훨씬 압도적이었다. 사람들은 이효리스러움에 걷잡을 수 없이 매혹되었다. 선한 영향력이란 게 해당 인물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이효리의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이 신뢰의 영역으로 넘어간(정말 생각한 대로 살려 노력하는구나!) 결과였다.

그렇다고 이효리의 고민이 끝난 건 아니다. tvN ‘캐나다 체크인’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섭지 않냐며,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어쨌든 내가 누군가한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자체가 두려운 일이라고. 즉, 자신 또한 여타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의 흐름이나 변화된 환경에 따라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변할 수 있는데 하나의 이미지로 규정되어 버리면, 언젠가 도리어 ‘이효리’여서 비난받게 되는 상황이 찾아오진 않을까 우려되는 게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이효리에게 기꺼이 영향을 받으려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존재한다. 그녀는 고민하는 순간조차 솔직하다. ‘결국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까닭이겠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당신 자신의 생각이다. 때로는 자신과 자신의 삶에 최고의 것을 해야만 한다.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것이 아니라.”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에서) 그러니 설사 규정지어진 이미지를 깨는 순간을 맞닥뜨린다고 할지라도, 지극히 이효리스러울 테고 대중은 그 모습 그 자체로 또다시 추앙의 손을 들리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이효리 개인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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