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를 품은 아이돌이 만드는 ‘피크타임’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3. 02.22(수)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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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싱어게인’이 그러했듯, 덜 간절하고 덜 절박하게 살아가며 조금이라도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꿈은 꾸지 않는 추세에 맞춰 살아가는 대중에게, ‘피크타임’은 잃어버린 무엇을 상기시킨다. ‘피크타임’의 무대 위에는, 간절히 바라는 꿈을 향해 손익계산을 뛰어넘어 돌진하는 열정 충만한 의지가, 가까운 지인마저 고개를 젓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깊은 애정이 있는 까닭이다.

JTBC ‘피크타임’은 타이틀 그대로, 23팀의 보이그룹이 여태 마주하지 못한 꿈, 자신만의 ‘피크 타임(peak time, 어떤 상태나 국면 따위가 가장 높은 시간대)’을 맞닥뜨리기 위해 도전하여 서바이벌 오디션을 치르는 프로그램이다. 가지각색 사연을 가지고 참여한 이들이 공통으로 가진 꿈은, 당연히 아이돌 가수다.

단순히 ‘아이돌 가수’라는 꿈이 아이돌 가수가 되는 것만을 의미한다면, 이미 데뷔한 이들이 상당수니, 오류가 발생한다. 즉, 여기에는 ‘대중에게 사랑받는’이란 전제 조건이 포함되는데 ‘아이돌 가수’라는 꿈을 성취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다. 아무리 온 존재를 들여 애쓰고 노력해도 대중의 전폭적인 협력을 얻지 못하면 물거품이 되고 마는 게다.

문제는 이 대중의 협력이라는 게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도통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덕분에 꿈을 이룰 가능성은 모호하기만 하다. 와중에 천운이 닿았는지, 사람들이 마음을 꺼내쓰게 만들어 ‘대중에게 사랑받는 아이돌 가수’의 반열에 오르는 이들은 또 존재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간신히 활동을 이어가다 점점 좁아지는 무대에 조용히 꿈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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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타임’은 이들의 접힌 꿈을 혹은 접힐 위기에 놓인 꿈을 다시 무대 위로 끌어왔다. 꿈이 피어날, 피크 타임을 선사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인데 이를 위한 ‘피크타임’의 전략이 꽤 강력하다. 이미 ‘싱어게인’을 비롯하여 수많은 오디션 및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입증된, 출연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스토리텔링’ 기술이다.

어떤 이는 이를 ‘사연 팔이’라 하며 평가절하할 수 있다만, 멋모르는 소리다. 현재 세계에 내로라하는 아이돌 그룹들이 하나같이 활용했고 활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게다가 간절하고 절박하게 원했으나 아직 이루지 못한 꿈에 관한 이야기다. 지녀 본 꿈이 있었던 누구나 마음 한구석이 저릿할 수밖에 없는 소재로, 여기에 주인공, 즉 출연자의 진정성까지 가미되면 게임은 끝난 것이다.

실제로, ‘피크타임’은 출연자를 현재 그들이 처한 활동 상황에 따라 ‘신인’과 ‘부스터’, ‘활동 중지’라는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놓았는데 그중에서 ‘활동 중지’에 속한 그룹이 유독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아이돌 산업의 특성상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속한 그룹이 해체되거나 계약이 해지된 비극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아니, 포기하지 못한 이들인 까닭이다.

타 섹션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은, 아이돌 가수라는 업을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활동을 이어온 일명 ‘알바돌’도 동일한 맥락 위에 놓인다. 물론 실력은 기본 전제다. 이제 이들의 사정은 단순히 눈물 어린 사연이 아니다. ‘피크타임’의 스토리텔링 기술을 통해 견고한 하나의 서사가 되어, 그들의 삶으로 하여금 그토록 간절히 바라왔던 꿈, ‘피크 타임’을 맞닥뜨리게 하는 원동력이 될 테니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JTBC ‘피크타임’ 공식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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