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그리드' 앞길 망치는 아집 [TV공감]
2022. 03.03(목) 17:30
그리드
그리드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뚝심일까 아집일까. 디즈니+의 주 1회 공개 방식이 야심작 '그리드'에게 독이 되고 있다. 작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디즈니+의 고집이 '그리드'의 앞길을 막고 있다.

지난달 16일 첫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그리드'(극본 이수연·연출 리건)는 태양풍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한 방어막 '그리드'를 탄생시킨 채 사라진 미지의 존재 '유령'(이시영)이 24년 만에 살인마의 공범으로 다시 나타난 후, 저마다의 목적을 위해 그를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이번 작품은 '비밀의 숲' 시리즈로 장르물의 신기원을 연 이수연 작가의 신작으로 제작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여기에 글로벌 OTT 디즈니+가 한국 론칭과 함께 처음으로 공개하는 첫 UHD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화제성은 반짝하는데 그쳤다. 디즈니+의 이해할 수 없는 방식 때문이다. 먼저 디즈니+는 '그리드'의 첫 공개 시간을 철저히 숨겼다. 공개 당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마저 "오늘 오후에 공개된다"고만 공지했을 뿐 정확한 시간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리드' 공개를 기다려왔던 시청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이후 공식 SNS를 통해 공개 시간에 대해 공지했지만, 홍보 효과는 없다시피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디즈니+가 둔 가장 최악의 악수는 공개 방식이다. 10부작인 '그리드'는 현재 일주일에 1편씩 공개되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의 전편 공개 방식에 익숙해진 OTT 시청자들의 시청 팬턴과는 정반대의 공개 방식이다.

이러한 공개 방식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장르인 '그리드'에 치명적이다. 이수연 작가의 작품은 초반에 서서히, 촘촘하게 단서를 뿌려둔 뒤 후반에 이를 하나씩 회수하며 빠르게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3회까지 공개된 '그리드'도 마찬가로 현재 초반 서사를 쌓아가는 단계로,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미스터리에 대한 단서만 던질 뿐 일명 '떡밥 회수'도 없고 다소 전개가 느린 편이다. 이는 시청자들의 감질맛을 돋우기보다는 인내심 테스트에 가깝다.

주 1회 공개 방식은 긴장감이 연속해서 이어져야 하는 장르물 특성과 상극이다. 바로 다음 회차를 볼 수 없으니 긴장감이 뚝뚝 끊어진다. 이런 탓에 커뮤니티 곳곳에서 다음 회차에 대한 궁금증이 아니라 '그리드' 시청 하차를 고민하게 된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심심치 않게 보이기도 한다.

방송 드라마와 다르게 OTT 오리지널 작품은 구독료라는 높은 장벽이 있다. 구독료를 내고 볼 만한 작품이라는 입소문만이 그 장벽을 허물 수 있다. 그러나 디즈니+의 방식은 입소문은커녕 그런 작품이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화제성을 갉아먹고 있다.

완성도 높은 작품성과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그리드'의 화제성은 디즈니+의 아집으로 인해 없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디즈니+는 '그리드'의 흥행을 바라지 않는 걸까. 이해할 수 없는 디즈니+의 행보가 작품의 앞날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디즈니+]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그리드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