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그리드', 풀어야 할 숙제 [OTT리뷰]
2022. 02.17(목) 11:18
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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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장르물 팬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비밀의 숲' 시리즈 이수연 작가가 준비한 장르물 덕후를 위한 종합선물세트, '그리드'다. 다만 풀고 넘어가야 할 숙제는 있다.

16일 첫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그리드'(극본 이수연·연출 리건)는 태양풍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한 방어막 '그리드'를 탄생시킨 채 사라진 미지의 존재 '유령'(이시영)이 24년 만에 살인마의 공범으로 다시 나타난 후, 저마다의 목적을 위해 그를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이번 작품은 '비밀의 숲' 시리즈로 한국 장르물의 신기원을 연 이수연 작가의 신작이다. 탄탄하면서도 촘촘한 스토리텔링으로 필력을 인정 받은 이수연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장르물인 만큼 제작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여기에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으로 날카로운 연출력을 선보였던 리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배우 서강준 김아중 김무열 김성균 이시영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신뢰를 더했다.

'비밀의 숲' 시리즈, '라이프' 등 현실을 기반으로 둔 사회를 예리한 시선으로 담아냈던 이수연 작가가 SF 세계관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공개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리건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들이 입을 모아 이수연 작가의 필력에 대해 극찬하면서 시청자들의 기대를 더욱 높였다.

이 가운데 이날 공개된 '그리드' 1회에서는 보호막인 그리드가 태양 흑점 폭발 사고로부터 인류를 구원하는 장면으로 포문을 열었다. 유령이 그리드 기술을 창시하고 10여 년이 흐른 2004년, 태양 흑점 폭발 사고가 일어나자마자 그리드가 지구 전체를 감싸면서 인류를 구원했다. 극의 핵심 소재인 그리드를 오프닝 시퀀스로 풀어내면서 초반 흥미를 끌었다. 태양 흑점 폭발과 지구 전체를 감싼 그리드는 수준급의 CG로 구현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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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21년, '유령'을 찾는 관리국 직원 김새하(서강준), 편의점 살인 사건의 용의자 김마녹(김성균), 김마녹을 추격하는 강력계 형사 정새벽, 김마녹의 도주를 돕고 홀연히 사라진 유령 등 주요 캐릭터들이 등장해 향후 전개될 이야기의 단서들을 풀어놓았다.

김새하가 유령을 추격하게 된 이유, 유령이 그리드를 창시하고 김마녹을 돕는 이유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다음 회차를 기다리게 만드는 이수연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1회였다.

'그리드'는 미스터리 추격 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하게 미스터리 요소들을 추격하는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스릴을 자아내는 전개 방식으로 몰입감을 높였다. 이 과정을 통해 인류의 방어막 그리드라는 SF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세계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

장르물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갖춘 '그리드'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일주일에 1편씩 공개되는 디즈니+의 방식이다. 이미 넷플릭스의 전체 회차 공개 방식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주 1회 공개 방식에 인내심을 갖고 완주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유령을 연기한 이시영의 존재감도 난제다. 1회에서 잠깐 등장했지만, 극의 큰 미스터리를 끌고 나갈 캐릭터라고 보기에는 아쉽다. 연기력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리드' 뿐만이 아니라 이시영도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다.

미스터리 추격 스릴러의 포문을 연 '그리드'가 디즈니+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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