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예능 글로벌화 꿈꾸는 OTT, 제작사 vs 방송사 온도차 [신년기획] |
| 2022. 01.01(토) 0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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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예능 범인은 바로 너, 먹보와 털보 |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올 한 해 OTT의 위상은 다양한 킬러 콘텐츠를 배출하며 더욱 공고해졌다. OTT 플랫폼이 제작한 오리지널 K-드라마가 한국을 넘어 글로벌 흥행을 누리면서 드라마 시장 중심은 레거시 미디어(TV·라디오 등 전통 미디어)에서 OTT로 완전히 넘어왔다. 이제 OTT는 드라마를 넘어 예능 시장 정복을 꿈꾼다. K-콘텐츠의 가능성을 본 OTT 기업들이 앞다투어 다양한 오리지널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간신히 예능으로 버티고 있는 레거시 미디어에게 이 같은 상황은 위협적이다. 2022년 예능 판도는 어떻게 달라지는 것일까. 예능 시장에서도 OTT는 '기회의 땅'이다.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망을 타고 신드롬 급의 인기를 얻는 모습을 모두가 지켜봤고, OTT 오리지널은 이제 모든 이들이 선망하는 대상이 됐다. 이 같은 변화를 가장 환영하는 건 제작사들이다. OTT의 성공으로 제작사들의 제작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레거시 미디어, 특히 방송사에 메달리지 않아도 된다. "레거시 미디어 보다 OTT 작품 더 선호" 매니지먼트사 관계자 A 씨는 "배우들이 지상파에서 케이블, 종합편성채널로 자연스레 이동하던 것처럼 OTT로 이동하는 흐름이 완전히 굳어졌다"라며 "특히 드라마의 경우 글로벌 OTT를 통해 제작비의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작품성을 담보할 수 있는 환경이 어느 정도 조성이 됐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검증된 작품까지 나왔으니 오리지널 콘텐츠 출연 제의를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제작사들의 입장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방송사의 편성을 받기 위해 몸부림쳐야 했다면, 이제는 굳이 레거시 미디어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B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일한 창구였던 방송사가 제작사를 선택하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양 측의 위치가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창구가 하나가 아니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OTT과 선판매 계약을 맺고 수익 배분을 통해 제작비를 충당하고, 이후 방송사와 협상해 국내 방영권 계약을 맺는 구조가 굳어졌다"라고 말했다. 이로 인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사전 투자 덕분에 편 당 제작 단가가 상승하고, 더욱 긴 촬영 시간을 확보하게 된 만큼 제작 환경도 좋아졌다는 것이다. 소위 '사람을 갈아 넣는' 형태의 높은 노동 강도도 어느 정도 개선이 됐고 제작 자유도도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제작자들 "OTT 예능, 사고·기획의 폭 넓어질 것" 그렇다면 예능 시장은 어떨까. 아직까지는 레거시 미디어가 힘을 쓰는 모양새지만 이 또한 영향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은 떨어지고, 신규 프로그램이 대박이 나거나 신인 발굴이 이뤄지는 경우도 드물어졌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수년 전 기반을 다진 장수 예능프로그램에 기대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년 사이 OTT로 진출한 예능도 늘어났다. 넷플릭스는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를 시작으로 꾸준히 예능에도 투자를 해왔고, tvN 예능프로그램의 스핀오프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오던 티빙은 '환승연애' '러브캐처 인 서울'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론칭과 동시에 'SNL 코리아'를 내놓으며 유료 가입자를 끌어 모았고, 카카오TV 등은 지상파 스타 PD들을 대거 영입해 자체 인하우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OTT 소속 콘텐츠 제작자 C씨는 "OTT로 인하여 국내 콘텐츠가 한 걸음 진일보했다고 본다"라며 "해외 시장으로의 채널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소재, 방송국에 있었으면 편성받지 못할 좁은 타깃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들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소재뿐만 아니라 브랜드 노출, 언어 등의 제약도 덜하니, 확실히 예능이 새로운 형식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제작자 D씨 역시 "규모가 커서 만들 수 있던 예능이 레거시 미디어의 것이라면, 제약이 적어서 가능성이 있는 것이 OTT 시장의 예능이라고 생각한다. 터부시 되던 것들을 자유롭게 시도해 볼 수 있으니 사고와 기획의 폭이 넓어졌다"라고 밝혔다. OTT예능, 세계 시장에서도 먹히는 소재가 중요 D씨의 말대로 최근의 드라마 제작사들이 자금을 쏟아부어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 반대로 예능 업계에서는 '숏폼' 형식의 유행에 맞춰 다소 적은 규모의 예산, 적은 인원으로 짧은 러닝타임을 맞춰 나가는 형태의 제작 방식이 굳어졌다. C씨는 "방송국에서는 편성 상 맞춰야 하는 듀레이션(재생 시간)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없어져서 제작 단계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D씨 역시 "제작진의 규모가 작다 보니 신속하고 빠르게 움직인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C씨는 "방송국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인프라는 아직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섭외 풀이나, 스튜디오, 미술 등의 하드웨어에 대한 인프라, 노하우는 방송국이 가진 확실한 강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OTT는 글로벌 망을 구축한 해외 OTT와 자본의 규모와 채널망 자체가 다르다. 넷플릭스 만큼의 다양한 콘텐츠 공급이나 유튜브처럼 유튜브 뮤직과 연계한 서비스 등이 어려워 대적하기 쉽지 않다. 자본력에 대항할 수 있는 다양하고 참신한 기획, 기존 OTT에 없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하며 "예능 등은 비교적 짧은 기획 기간과 적은 자본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장르다. 쿠팡플레이가 'SNL 코리아'를 통해 이용자를 늘렸듯, 예능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D씨는 세계 시장에서도 먹히는 예능 소재의 등장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드라마는 '이야기'라는 보편적이고 오래된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새로운 소재나 자극을 위주로 제작하는 형태라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예능 역시 한 시즌을 통째로 관통하는 하나의 스토리텔링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아직 '오징어게임' 급 예능이 세계 시장에 나오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데,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보며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예능 역시 글로벌 콘텐츠로 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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