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미의 세포들’, 새로운 도전이 섬세한 노력과 맞물렸을 때 [윤지혜의 슬로우톡] |
| 2021. 09.30(목) 09:30 |
| ||||
![]() |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대중에게 애정 어린 관심을 듬뿍 받았던 웹툰을 드라마화할 때 가장 고심해야 할 점이 싱크로율이다. 어떤요소와 요소가 합쳐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완성도’ 또는 ‘정확도’와 비슷한 표현이란 사전적 의미처럼, 웹툰 속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이미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구동한 바 있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완성도나 정확도는 상당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내보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원작 속에서 인물들 각각의 머릿속 세포들이 해당 인물만큼, 아니,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기 일쑤라서, 이 부분이 어떻게 표현되는 지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았고, 어설프게 했다가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여기에 주인공 유미 역에 배우 김고은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더해지자 원작의 팬들은 좀 더 불안해하는 분위기였다. 연기력에 있어 어디에 놓아도 모자라지 않는 배우인 건 알지만 웹툰을 보며 머리에 담아 보았던 유미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역시 싱크로율의 문제였다. 사실 김고은에게 이러한 소동이 처음은 아니었다. 앞선 작품,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둔 ‘치즈 인 더 트랩’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바 있으니까. 그러나 tvN ‘유미의 세포들’(연출 이상엽, 극본 송재정, 김윤주, 김경란)이 본격적인 막을 올리고 나자, 모두 기우에 불과한 것이 되었다. 걱정했던 세포들의 표현에 대한 부분은 영화 ‘레드슈즈’로 국내외에 실력을 증명해 보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로커스(LOCUS)와 주연급의 성우진이 함께 하면서 세포들의 사랑스러운 면면이 기대와 상상 이상의 모습으로 재탄생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실사 드라마에 삽입된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유미의 세포들’을 찾아보는 이색적인 상황까지 벌어지는 중이다.
김고은 또한 원작의 유미가 가진 매력을 표현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연기 곳곳에서 보일 뿐만 아니라, 본인 고유의 것도 적절히 섞어낸 결과, 김고은만의 유미를 만들며 작품을 시청하는 이들을 원활하게 설득하고 있다.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는 구웅 역의 배우 안보현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외형은 물론이고 세세한 표정 하나하나가 웹툰을 보며 상상했던 것과 근접하여, 아니 어느 면에선 좀 더 인상적이어서 배우각 캐릭터 연구를 정말 제대로 했구나 싶다. 그리고 송재정 작가를 필두로 한 작가진의 필력을 이야기해야 한다. 웹툰의 주요 맥락인 유미의 삶에 관한 이야기는 현실적 필체로 다루다가 세포들 이야기에서는 애니메이션다운 톤을 가져오는데, 이 전환의 과정이 상당히 유연하고 자연스럽다. 자칫 몰입을 방해하는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었을 테다. 그러나 ‘W(더블유)’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이미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장르와 장르의 혼합을 성공적으로 그려낸 바 있는 송재정 작가의 관록 어린 지휘로, 오히려 ‘유미의 세포들’만의 독보적 재미 요소가 되고 있다. ‘유미의 세포들’을 드라마화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새롭고 또 어려운 도전이다. 몸 속 세포들 하나하나에 인격을 부여하는 설정은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에 알맞지, 실사화한다는 것은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표현할 방법이 딱히 없고 표현을 했다 하더라도 현실성이 부족한 데에서 오는 유치하단 감상을 피하기 어려웠을 테다. 하지만 ‘유미의 세포들’은 각각의 영역에 전문가들을 배치하고 그들의 섬세한 노력을 알맞게 맞물려냄으로써, 새로운 도전을 훌륭히 완수하고 있으니 하나의 모범적 사례로 남으리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유미의 세포들'] |
|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