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이 아닌, ‘이채연’이 되려는 사투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
| 2021. 09.09(목) 08: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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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K팝 스타 시즌3’와 ‘SIXTEEN’, ‘프로듀스48’, ’스트릿 우먼 파이터’까지, ‘이채연’이 참여한 오디션 및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표면적으로만 네 개에 달한다. 매번 견디기 쉽지 않은 경쟁 구도 속에 자신을 몰아넣는 그녀의 도전의식이 경이로울 정도다.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험악한 피라미드의 세계로 거침없이 발을 내딛게 하는 것일까. ‘K팝 스타 시즌3’에서 동생 채령과 함께 등장한 채연은 나이답지 않은 춤 실력과 무대매너, 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 잡으며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JYP 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 된다. 엔터테인먼트 계에서 손 꼽는 소속사에 들어간 것만으로 구름 위를 걷는 듯 기뻤겠다만, 그것은 찰나의 환희에 불과했다. 곧 더 혹독한 경쟁의 서막이 올랐으니까. JYP가 Mnet과 함께 오디션 프로그램 ‘SIXTEEN’을 마련한 것이다. 대중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보내는 열광은 앞으로 좋아할 걸그룹 멤버를 본인이 직접 개입하여 뽑는다는 것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해당 연습생의 운명에 대해 어떤 책임감을 갖게 하기 마련이다. 즉, 새로운 걸그룹을 성황리에 탄생시켜야 할 엔터테인먼트로서는 이만한 좋은 기획이 또 없다. 어쩌면 연습생에게도 그러할지 모른다. 인지도를 얻는 것도 모자라 운이 좋으면 고정 팬덤까지 생성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신인 걸그룹으로 데뷔한다면 새로 등장한 이들이 제일 처음 넘어야 할 난관인 대중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작업이 단번에 해결되는 거다. 마다할 이유가 없겠다. 물론 어디까지나 선출된다는 가정 하이지만. 채연과 채령은 어떻게 되었냐면, 대중에게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것엔 성공했으나 둘 다 ‘SIXTEEN’의 종착지인 ‘TWICE(트와이스)’에 도달하진 못했다. 그리고 여기서 둘의 길은 갈린다. 채령은 이후 JYP가 만든 또 다른 걸그룹 ‘ITZY(있지)’의 멤버로 발탁된 반면, 채연은 다른 기획사로 옮겨 ‘프로듀스48’이란 오디션 프로그램에 재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포기란 없는 열정의 성과일까. 채연은 ‘프로듀스48’의 최종 멤버로 선출되어 걸그룹 ‘아이즈원(IZ*ONE)’으로 데뷔의 꿈을 이루고 만다. 하지만 꿈은 꿈이고 현실은 현실이었다. 데뷔는 그저 본격적인 생존 경쟁을 시작할 자격을 얻은 것 뿐이었고, 게다가 프로젝트 형태의 그룹이어서 계속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주어진 나날 동안에, 어떤 것에도 밀리지 않고, 쉽게 잊혀질 수 없는 본인 고유의 자리를 만들고 갈고 닦는 게 최선이었을 테다. 예상대로 ‘아이즈원’의 활동은 할당된 시간을 채우며 마침표를 찍었고, 채연은 다시금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대신 이번엔 걸그룹 연습생이 아닌 전문 댄서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전과 완전히 결이 다른 영역이라 하겠다. 채연의 장기가 춤이라서 좀 더 수월하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어찌 되었든 채연은 노래나 퍼포먼스, 외모 등 개개의 요소가 가진 능력치보다 이들이 어우러져 형성하는 이미지가 더없이 중요한 걸그룹 세계의 출신이고, 그녀가 춤으로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대는 오랜 시간 오로지 춤에 의해, 춤을 위해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전문 댄서들이다. 즉,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세계에서 그녀는 이방인일 뿐더러 완연한 약자인 것. 채연이 속한 크루를 제외하고 배틀에 참여하는 어떤 누구도 그녀를 댄서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춤 좀 잘 추는 전 걸그룹 멤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 할까. 그러니까 채연은 굳이, 자신의 경력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세계의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걸그룹 출신의 연예인에게 주어진 숙명이라 해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화제성도 화제성이다만 처참히 깨질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출연한 그녀의 근성이 노력이, 그 치열함이 새삼 대단하다고. 이제 그녀에게 걸그룹의 여정은 끝났고 끝나야 하지 않을까.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기반을 닦길, 주제 넘게 권해 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이채연 개인SNS,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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