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물의 정점에 선 '악마판사' [TV공감]
2021. 07.05(월) 18:30
tvN 악마판사
tvN 악마판사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현실 속 부조리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는 '흥행 보증 수표'가 된 장르물 드라마의 발전에 자양분이 돼왔다. 기대 속에 2021년 하반기 첫 주자로 베일을 벗은 '악마판사'는 그 정점에 서있는 듯 하다.

지난 3일 첫 방송한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극본 문유석·연출 최정규)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가 '미스 함무라비' 이후 2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장르물이다.

두 작품의 온도차는 "문유석 작가가 현직 판사 시절 쌓았던 스트레스를 강요한을 통해 푸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극명했다. '미스 함무라비'가 대중이 바라는 이상적인 재판부의 모습을 그려내며 따스함을 강조했다면, '악마판사'는 그야말로 '매운맛' 전개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혼을 빼놨다.

문유석 작가는 '악마판사'의 기획 의도를 담은 글을 통해 이 드라마가 "일종의 사고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의 세계를 바탕으로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법관이 히어로가 돼 전혀 새로운 재판을 펼친다면, 정말로 '사이다' 판결이 쏟아진다면 모두가 원하는 정의가 실현될 지에 대한 의문을 극본으로 풀어낸 것.

이를 위해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이라는 설정으로 현실과 선을 그었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악마 같은 판사, 선과 악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강요한(지성) 캐릭터를 앞세웠다.

극 중 강요한은 라이브 법정쇼에서 국민의 투표를 통해 죄의 유무를 결정하고, 자신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집행하는 대리인이라는 포지션을 취하며 모두의 영웅이 됐다. 부도덕한 기업인에게 화끈하게 '금고 235년' 실형을 구형하고, 난폭 운전을 일삼는 재벌 2세의 차를 망치로 후려치는 그의 과격한 언행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고, 동시에 선악을 구분 짓기 쉽지 않은 강요한의 속마음을 끝없이 추리하고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최근의 한국 드라마의 흥행 키워드는 '다크히어로'였다. 부패한 사법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법제 시스템에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적 복수를 통해 대리만족시켜주는 주인공들의 활약은 그가 비록 완벽한 선이 아닐지라도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게끔 만들었다. '악마판사'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개인의 복수를 뛰어넘어 아예 법제 시스템의 전복을 꾀하는 다크 히어로의 등장이다.

다소 낯선 배경 설정과 전개가 이질감을 자아낸 탓에 첫 화의 반응은 엇갈렸지만, 회를 거듭하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단 2회 만에 작품을 향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한 대리만족, 쾌감을 전하는 행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의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을 사고하게 만드는 '악마판사'의 활약에 안방극장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황서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악마판사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