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시즌제 막장극으로서 좋은 예가 되려면
2021. 01.07(목)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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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시즌2를 예고하며 ‘펜트하우스’처럼 예상치 못한 마무리를 보였다는 점에서 유사한 드라마가 있다. 주인공으로 하여금 욕망에 굴복한 행보로 결말을 짓게 하더니 이의 속내를 시즌2에서 제대로 이해시키며 드라마가 지향하는 바를 완성한 ‘보좌관’이다. 징벌받기는커녕 승승장구하는 악인을 보며 못내 찜찜해했던 이들로 하여금 어느 유명한 영화의 대사를 빌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했으니까.

그렇다고 시즌1이 완성도가 낮은 건 아니었다. 시즌2가 나오지 않아도 시즌1만으로 충분히 독자적인 이야기가 될 만큼 부여된 주제의식은 온전히 표현해냈다. 인기가 많아지며 급히 시즌제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의 맥락 안에 있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라 하겠다. 덕분에 두 시즌이 서로 유연하게 연결되었음은 물론, 각각의 독자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

매회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연출 주동민, 극본 김순옥)가 시즌2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망의 막을 내렸다. ‘펜트하우스’는 부와 명예가 집약된 장소 펜트하우스를 배경으로, 민설아(조수민)라 불리는 한 소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진실공방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어두운 민낯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드라마다.

자신의 딸 설아를 죽인 진범과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 위해 이야기 내내 고군분투하던 주인공 심수련(이지아)의 죽음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1회부터 조금씩 풀어놓았던 사건들 중, 설아를 죽인 사람이 오윤희(유진)라는 것 외에 제대로 매듭지어진 것도 없을 뿐더러, 이 와중에 발생한 중심 인물의 죽음으로 ‘펜트하우스’는 한 번 더 단단히 꼬인 상태로 일단락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다지도 허탈한 마무리는 시즌2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벌써부터 주요 갈등이 해결되고 악을 징벌해버리면 이야기를 더 끌어갈 이유가 없지 않나.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문제들을 벌려 놓기만 한 채로 끝낼 수는 없다. 시즌1이라면 시즌1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주어야 하니, 이어질 흐름에서 일어날 반격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우선 악인의 승리로 끝을 내려는데, 여기에 더없이 알맞은 사건은 중심에 서서 투쟁을 벌이던 인물의 죽음이다.

개연성 없이 너무 급작스럽게 발생했다는 게 문제이긴 하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어찌 마무리는 되었으니 다행이다. 일각에서는 죽은 주인공의 부활 혹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존재의 등장 등, 개연성을 뛰어넘는 전개를 맛깔나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답게 여러가지 예상들을 내놓고 있으나, 지극히 흥미 위주의 설정에 불과하여 이것만으로는 시즌1의 미흡한 부분을 채우고 시즌2의 존재 가치를 확립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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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수련의 죽음으로 변화의 기점을 맞이한 윤희의 활약상이다. 변화된 그녀의 행보에 따라 수련의 죽음이 없던 개연성과 의미를 획득할 수 있고, 게다가 이는 사실상 윤희에게 있어 수련과 설아를 향한 속죄의 과정이 될 것이어서, ‘펜트하우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권선징악’의 가치에 제대로 부합한다 하겠다. 아울러 이야기 자체는 더욱 흥미진진 해질 텐데, 시즌2가 그저 현재의 시청률을 인질로 삼고 만든 게 아님을, 존재할 이유가 충분함을 입증할 수 있을 만큼이다.

즉, 시즌2가 얼마나 치밀하게 만들어지는지가 시즌1을 비롯한 ‘펜트하우스’ 전체의 완성도를 결정할 것이다. 아무리 유치한 막장 드라마라 해도 고품격의 통속 드라마로 만들어내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이미 증명이 되었고 이제 이야기의 역할만 남았다. 순간의 자극을 위한 흥미 위주의 장면이나 사건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전개 속에서, 그래서 더욱 반전으로 느껴지는 구성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 나오길 바란다. 그리하여 ‘펜트하우스’가 시즌제가 된 막장 드라마로서의 좋은 예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SBS '펜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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