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뎐' 황희 "충신 여우, 사랑받겠다는 확신 있었죠" [인터뷰]
2020. 12.04(금) 11:00
구미호뎐, 황희 인터뷰
구미호뎐, 황희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괴물 신예' 황희가 백의를 벗고 충직한 여우로 변신했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그를 만났다.

황희는 3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구미호뎐'(극본 한우리·연출 강신효)에서 여우 구신주 역을 맡았다. '구미호뎐'은 전직 백두대간 산신이지만 모종의 이유로 도시에 정착한 심판자자 구미호 이연(이동욱)와 그를 쫓는 방송국 프로듀서 남지아(조보아)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판타지와 액션의 조화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황희는 오디션을 통해 '구미호뎐'에 합류하게 됐다. "판타지는 화면으로는 재밌어도 글로 읽으면 힘들 때가 있는데, 이건 정말 재밌었다. 코미디와 멜로가 다 있고, 액션도은 화려할 것 같고, 호러 장면은 무섭겠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대본을 보니 무조건 합류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했다. 캐릭터를 맡으면 따뜻한 응원을 받으며 잘 연기할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 신주를 "다른 요괴들만큼 특별한 능력이 있는 여우는 아니다. 인간적이고 응원해주고 싶은 구석이 있다. 늘 두 발로 뛰고 맞고 다니지 않느냐. 그런 점을 사랑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며 "감독님이 처음부터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여우를 주문하셨다. 속세에 많이 물든 여우처럼 보이지만 정도를 지나치지는 않는, 따뜻한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시청자분들의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황희는 "신주는 평소 나와는 성격 차이가 있는 인물"이라며 "신주는 말이 훨씬 더 많고, 말을 가려하지 않는 친구다. 주접도 좀 떤다"며 "처음 오디션을 볼 때는 신주의 말투보다 조금 더 차분했었는데, 그게 아쉬워서 2차로 오디션을 볼 때는 지나치게 흥이 넘치는 톤으로 잡았다가 또 후회를 했다. 최종적으로는 중간 단계를 찾아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촬영장에 가기 전 일부러 신나는 음악을 많이 듣고, 기분을 띄운 뒤 출발을 했다는 나름의 팁도 밝혔다.

그는 "촬영을 할수록 신주가 '충신'이라는 단어를 잘 표현한 인물이 아닌가 싶었다. 이랑한테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는 장면에서 비로소 처음으로 충신이라는 단어가 그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이연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노예 계약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그랬다"며 "이동욱 선배와 함께 '이 장면 관계성이 너무 좋고, 무겁게 풀지 않았다'며 좋아했다. 신주를 정말 아끼는 이연의 마음, 이연을 위해 죽어도 상관없다는 신주의 마음이 둘 다 잘 그려져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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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희

극 중 신주는 유리와 러브라인을 이루며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했다. 황희는 "멜로라인이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작게나마 계속해 대본에 단서들이 나왔다. 마냥 안정적이고 귀여울 줄 알았는데, 그렇게 서로 헤어져야 하는 큰 파도가 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유리 역할을 맡은 김용지와 호흡을 맞춘 과정도 이야기했다. 황희는 "촬영을 하기 전 김용지와 만날 때마다 걱정을 했다. 신주와 유리의 사랑이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설득력을 갖출 수 있을지를 걱정했다"며 "서브 커플은 열심히 서사를 쌓아도 뜬금없이 전개가 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소위 '뜬금포'가 될까 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극 중 유리가 처음 개를 가져와 치료를 부탁했을 때, 신주가 한 눈에 반했다는 설정을 생각하며 나름의 서사를 쌓아갔다고 했다.

그리고 걱정은 기우가 됐다. 황희는 "캐릭터 자체도 너무 매력 있었고, 둘이 현장에서 연기를 맞춰보기 시작하면 대본에는 없던 것들이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스킨십이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액션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그다. 무엇보다도 김용지의 매력에 아낌없는 칭찬을 전한 황희는 "늘 용지에게 '네 캐릭터도, 너라는 사람도 매력이 있으니 무조건 잘 될 것이다. 나도 화면 옆에 같이 걸려있으니 묻어서 나도 잘 될 거다'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정말로 유튜브 영상 댓글의 7할은 유리 이야기, 2할은 커플에 대한 이야기, 남은 1할이 신주에 대한 이야기더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결과적으로 유리와 신주는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황희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말"이라며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예쁘게 매듭지어진 것을 기뻐했다. "작가님이 내가 예능프로그램 '런'에서 기타 치는 것을 보시고 대본에 넣어주셨다. 딱 3주 레슨 받고 프러포즈 신을 찍었다"며 "김건모의 노래라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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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희

황희는 연극 무대를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아스달연대기'를 시작으로 '의사요한'에 이어 '구미호뎐'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그는 "운이 좋았다. 좋은 선배들이 하시는 작품들만 골라한 셈이 됐다. 농담 식으로 '한 바퀴 다 돌고, 선배들 다 만난 다음 내가 그 자리에 있을 거야'라는 포부가 생기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부모님의 걱정도 한결 줄어들었다고. 황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하겠다고 까불었는데 부모님이 큰 반대 없이 아들을 믿어 주셨다. 연극을 할 때도 '재밌니? 다른 건 눈에 안 들어오니?'라고 물어보기만 하셨지, 반대를 하신 적은 없다. 연극도 꼭 보러 오셨었다"며 "쑥스러운 이야기는 서로 못 나누는데, 그래도 이제는 TV에서 얼굴이 자주 보이니 예전보다는 한시름 내려놓지 않으셨을까 생각을 한다"며 가족에게 감사를 전했다. 자신의 얼굴이 인쇄된 커피차 현수막을 사무실 벽면에 가득 붙여 놓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며 수줍은 아들의 모습이 되기도 했다.

황희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가감 없이, 배우로서의 순수한 욕심을 드러냈다. "연극할 때 관객 2명 앞에서 2인극을 한 적이 있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연극 무대에 있었지만 관객의 중요성을 너무나 절실하게 잘 안다. 관객이 있기에 내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관객이 있는 곳에서 연기하고 싶고, 많은 분들이 봐주시는 드라마를 하고 싶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제 이름이 신뢰를 주는 이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클린트 이스트 우드를 정말 좋아해요. 포털 사이트에 그분 이름을 쳐보면 필모그래피가 끝도 없이 정말 많이요. 배우라는 직업에 충실한, '이게 진짜 배우'라는 생각이 들죠. 저도 제 직업에 맞는 삶을 살고 싶어요. 다른 생각 없이, 충실하게 제 일을 오래 하고 싶습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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