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받아도 되는 연예인은 없다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0. 12.01(화)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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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대중에게 삶을 노출하는 연예인이라고 해서, 살아가는 일에 다른 이들의 간섭과 공격을 받을 의무는 없다. 그들의 삶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것으로 우리 또한 우리의 기준을, 옳고 그름을 그들에게 강요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더군다나 판단의 재료가 되는 브라운관을 통해 비춰지는 그들의 모습은, 인위적인 작업을 거친 결과물이지 않나.

TV조선 ‘아내의 맛’에서 함소원과 진화 부부는 매번 화제의 중심에 오른다. 방송이 내보내는 그들의 삶 면면이 보통의 것과는 차이가 있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문제를 삼기 좋은 상황들도 적지 않았던 탓이다. 알다시피 화제란 게 부정적인 성격을 띨 때 더 크게 일어나기 마련이어서, 함소원과 진화 부부는 때때로 출연을 지속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악의가 짙은 글들을 수두룩하게 받아낸다.

얼마 전에는 이들 부부의 딸이 발달 검사를 받는 장면이 방영되었는데, 부모의 양육방식까지 침범하려는 혹자들의 지나친 관심 때문이었다. 양육법의 옳고 그름을 넘어 딸의 앞날을 두고 커서 정신적인 문제를 겪을 거라는 둥 염려를 넘어선, 흡사 저주와도 같은 말들을 들으니 당연히 부모로서 속상하고 걱정도 되었을 터. 직접 전문가에게 찾아가 딸의 상태를 확인받는, 나름의 대응을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문가와의 만남은 함소원과 진화와 그들의 딸에겐 필요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전문가가 지적한 양육방식에 있어서의 부족함은 보통 사람들의 것과 별다를 바 없는 정도로, 강도 높은 비난을 불러올 만큼은 아니었다. 물론 누군가의 기준에는 용납되지 않을 수 있겠으나,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인지해야 할 바는 타인의 삶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온전히 알 수 없다는 것, 게다가 이들의 삶은 편집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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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굳이 애를 써 트집 잡을 곳을 찾아내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다.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면 그만한 각오가 되어 있는 연예인이라며, 당연히 감당해야 할 것처럼 간섭하고 또 훈수를 두는 것이다. 그 연예인이 상당수에게 비호감을 주는 이미지라면 상황은 더욱 쉬워진다. 얼굴을 마주보는 지인에게는 상처를 받을까 절대 하지 못했을 말들을 죄책감 하나 없이 서슴없이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상처를 받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연예인의 존재 가치는 자신들이 구축한 이미지로 대중의 감성을 충족시키고 삶의 재미를 확장시키는 데 있는 거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손에 삶이 쥐어잡히고 말의 공격이나 상처를 받아도 되는 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문제는 ‘그러면 연예인을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내뱉는 우리의 잘못된 시각에 있다.

SBS 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에 출연한 개그우먼 이세영은 예쁜 외모에 집착하게 된 고통을 털어놨다. 일부 사람들의 거듭된 외모 비하와 악플로 인한 상처로, 얼굴에 맞는 화장법 연구와 다이어트, 시술 등 갖은 노력 끝에 현재의 모습을 얻었음에도 만족감은 없고 집착만 더욱 커졌다는 것. 뿐만 아니라 개그를 하는 데 두려움이 생겨 2년간 쉬었다고 전해 모두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연예인은 소비되는 상품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격을 갖춘 존재다. 즉, 우리와 동일하게 그 자체만으로 존중을 받아야 할 대상이란 이야기. 조금만 상식이 있다면 누군가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무례하고 천박한 행동인지 모를 리 없으나, 우리는 대상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우리 자신에게도 적용 못할 기준을 그들에게 갖다 대며 강요하고 조롱한다.

오늘처럼 대중문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 만개한 때가 없다. 그에 맞춰 문화를 대하는 대중의 의식 또한 성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연예인의 죽음과 맞닥뜨릴 수 있으며, 더 심각한 상황은 이에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경험을 반복함으로써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자체가 비뚫어지고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리석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문화의 올바른 주인으로서의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조선 '아내의 맛', SBS 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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