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의 콤비가 만드는 ‘모범형사’ [윤지혜의 슬로우톡] |
| 2020. 07.22(수) 17: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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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간만에 최상의 콤비가 등장했다. ‘모범형사’의 두 형사, 강도창(손현주)과 오지혁(장승조)이다. 살아온 환경과 성격, 겉모습까지 상반된 두 사람이, 5년 전 일어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잡아 억울한 죽음을 앞둔 이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마음을 합했다. 판타지스러울 수 있는 이들의 연합에 자연스러운 설득력을 입히는 건 역시 두 배우의 연기력이 큰 몫을 하고 있고. JTBC ‘모범형사’(연출 조남국, 극본 최진원)는 우리가 으레 보아 왔던 형사드라마와 별다르지 않은 구성을 취한다.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으나 진실은 왜곡되어 엉뚱한 사람이 범인으로 잡혀 들어갔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형사와 끝까지 감추기 위한 악인들 사이에 벌어지는 힘겨루기 한 판. 물론 형사 쪽은 주로, 서로 상반된 캐릭터의, 각각 어느 정도의 결함을 지녔으나 진실을 끝까지 수호할 신념을 지닌 두 형사가 콤비를 이룬다. 게다가 두 형사 중 하나, 오지혁은 ‘사기 캐릭터(만화 또는 게임 등에서 다른 캐릭터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캐릭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라 할만큼 허구적이고 또 이상적이다. 경찰대 출신으로 머리도 눈썰미도 좋고 싸움도 잘하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처지라 돈 걱정할 필요도 뇌물을 받을 염려도 없다. 여기에다 경찰로서의 신념 또한 강하니 웬만해선 어떤 협박이나 회유에 넘어가지 않을 인물이라 시청자들 입장으로서는 가슴 졸일 일이 없다. 반해 강도창은 꽤나 현실적이다. 우선 험악하게 생긴 사람이 형사를 한다는 옛말처럼 외모부터 형사감이나,형사 생활 18년차인데 아직도 경위가 되지 못했다. 당연히 돈도 뒷배 되어 줄 사람도 있을 리 만무하며 하나 있는 가족인 여동생은 이혼 당하고 아이를 빼앗긴 후 매일 술 타령이다. 이러니 함께 일하는 동료를 향한 의리와 투철한 형사 정신을 갖춘 도창이라 해도 이제는 경위로의 승진만을 바라며 자신의 안위에 크게 해가 되지 않을 사건만 맡고 싶은, 평범하디 평범한 형사인 것이다.
‘모범형사’는 흥미롭게도, 이러한 둘을 하나의 사건, 5년 전 강도창이 담당했던 것으로 알고 보니 무고한 사람이 범인이 되어 현재 사형을 언도받아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진실 앞에 맞닥뜨리게 만든다. 베테랑이라지만 이제는 몸 좀 사리고 싶은 형사에게 하필, 범인을 잡지 못하는 일 빼고는 무서울 게 없다는 꼴통 형사를 붙여 놓은 것이다. 실은 뼛속 깊이 형사인 도창이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과거의 실수를 스스로 바로잡을 동력을 얻게끔 말이다. 현실적인 캐릭터가 이상을 되찾고, 이상적인 캐릭터가 현실과 합을 맞춘다. 즉, 오랜 필드 생활에서 오는 잔 뼈 굵은 노하우와 능수능란함, 명석한 두뇌에서 비롯된 추리능력에다 형사로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올바르고 곧은 신념이 더해지니, ‘모범형사’가 풀어갈 사건이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워보여도, 상대할 악인이 상당히 강력해 보여도, 이야기를 지켜보는 이들은 이 두 사람만 있으면 어떤 풀지 못할 사건도 반드시 해결되고 말 거라는 믿음직스러운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형사드라마 ‘모범형사’는 익숙한 구성 가운데에서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데 성공한다. 언뜻 어울리기 쉽지 않아 보이는 두 인물이 우연치 않은 교차점을 지니며 엮이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의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오는 재미는, 범죄의 전말을 추적하는 데에서 오는, 장르적 매력과는 별개로 이야기 전체에 안정감이 실렸을 때에만 느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현주와 장승조의 연기력을 빼놓을 수 없겠다. 강도창과 오지혁을 생생하게 구현해냄으로써 시청자들이 두 사람을 단순히 드라마 속 인물이 아닌, 어딘가에 살아 있다 해도 무방하다 여길 정도로 오롯이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이야기는 설득력과 생명력을 얻어 말하고자 하는 바와 목적지는 더욱 뚜렷해지고, 보는 재미는 더욱 커지는 선순환 과정에 이르렀다. 지금도 4.4%(21일 기준)라는 적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만, 콤비의 케미도 현재 완전히 무르익어 ‘모범형사’의 성적은 날이 갈수록 좋아질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JTBC '모범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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