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치 세무조사” 도끼 6원설의 함정 [가요공감] |
| 2019. 11.16(토) 1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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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끼 대금 미납 피소 6원 차 집 재산 세무조사 주얼리 |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미국 힙합역사 영향권 아래 숱한 래퍼, DJ는 음악적 인맥을 자체 선별하며 그들만의 탄탄한 크루와 그룹을 형성해왔다. 근 10년 사이 부쩍 대중적으로 성장한 한국 래퍼들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음악으로 상대의 성격과 수준을 판별하기 시작한 이들은 도끼의 일리네어레코즈, 박재범의 AOMG 등 굵직한 힙합레이블을 결성했고 음악적 정체성을 자신이 소속된 둥지 자체로 표명하기도 한다. 의형제처럼 밀어주고 끌어당기며 친분, 부, 명예의 둥지를 구축해온 이 같은 정통힙합문화는 당연하게도 곡의 품질과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가령 근 10년 간 힙합 공론의 장으로 부각된 Mnet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는 래퍼들 간 보이지 않는 신분 격차를 부추긴 폐단으로 간주되며 음악평론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실상 무명 래퍼들의 행사 몸값 높이기 전략으로 전락한 해당 시리즈 안에서, 래퍼들이 별안간 거머쥔 거액의 돈은 신분상승의 사다리가 절단되다시피 한 한국 1020대에게는 장래희망이나 소득계획에 관한 허황된 신기루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반대급부적으로 한국 힙합신은 근래 신분상승에 성공한 신예 래퍼를 넘어서는 존재, 즉 순혈통(original) 래퍼 가리기에도 혈안이 돼 있다. 일찍 성공해버린 소수의 터주대감의 위력은 막강할 수밖에 없고 래퍼 도끼는 이 같은 군계일학의 대표사례다. 현재 국내 최고 힙합레이블 일리네어레코즈의 수장인 그는 한동안 발매한 모든 앨범과 싱글을 도장깨기처럼 성공시켰으며 사치스러운 소비 현황을 차기 음악의 ‘떡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도끼의 으리으리한 다층 집 구조,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비일상적 실내문화와 인테리어, 하루 숙박비 700만 원가량의 호텔 거주, 외제차종 보유 현황에 일조한 것은 당연하게도 흥미로운 예능을 위시한 한국미디어 전반이었다. 카메라가 그의 럭셔리라이프 실체를 관음하듯 훑어내는 한편으로, 매체들은 도끼가 부산에 소재한 130평대의 펜트하우스를 한방에 구입했다는 기사를 앞다퉈 쏟아냈다. 공교롭게 스페인, 필리핀 혼혈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도끼의 래핑은 미국 본토 색깔을 충분히 수렴한 편이다. 정확한 딜리버리, 감각적인 스웩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한 그는 자신의 입지를 의식하듯이 미국에서 오래 거주하며 정통 힙합을 부지런히 흡수하고 변주할 수도 있었다. 부와 명예와 친분이 곧 돈으로 직결된다. 이 같은 미국 힙합문화가 한국으로 넘어왔을 때 국내 최고 오리지널 래퍼인 도끼는 일련의 성공을 누릴 자격이 있는 인물이었다. 현재 한국 힙합시스템 저변에 관한 최초 수혜자 도끼는 국가가 실시하는 고소득자 비정기 세무조사에 포함될 정도로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돈의 힘은 위력적인 동시에 악랄하다. 하인리히의 법칙마냥 얼마 전 모친의 채무 문제로 구설에 오른 것이 첫 조짐이었을까. 당시 그는 “(채무) 수 천 만 원 정도는 내 하루 밥값도 안 된다”는 허세 발언을 공표하며 젊은층은 물론 골수팬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도미노처럼 돈에 관련된 위기가 또 한 번 찾아든다. 지난 10월 30일 미국 소재 주얼리 업체 A측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도끼가 공동대표로 있는 일리네어레코즈를 상대로 물품 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도끼가 약 2억4700만 원어치의 보석류 6점을 외상으로 가져가 모든 대금 납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음을 폭로했다. “미국 수익이 없어 돈을 지급하면 횡령이 된다. 4월에 미국 투어와 광고 모델료가 들어오면 주겠다”며 납부를 지속적으로 미루는가 하면, “지금 통장 잔고가 6원”이라는 도끼의 구차한 변명까지 만천하에 까발려진 것은 덤이다. 도끼가 꿈을 이뤄나가는 초창기는 누구보다 찬란했으며 힙합은 어린 청년의 전부이자 영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막대한 부를 거머쥔 사람의 자산관리력은 대개 미진하기 마련이다. 거액의 재산을 화수분이라 여긴 성급함, 차기곡 제작과 소진되는 돈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던 불안감, 품위유지비 명목의 강박은 이를테면 도박과도 같은 사행심으로 번질 위기다. 더군다나 불경기와 취업난 속 한국 풍토는 잘 나가는 사람을 끌어내리려는 모종의 시기심으로 점철돼 있다. 돈이라는 덫에 걸려든 도끼에게 전쟁을 선포한 상대 또한 정통 부의 상징체인 보석사다. 모파상의 문학 ‘목걸이’마저 연상케 하는 인생의 아이러니, 돈을 둘러싼 부정적 감정들은 덩어리처럼 뭉쳐 도끼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도끼의 선택지는 하나다. 스스로를 단속하는 자정이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일리네어레코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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