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도약한 리듬파워, 이제 뭉쳐서 비상할 때 [인터뷰]
2019. 09.23(월) 11:56
리듬파워 보이비 지구인 행주
리듬파워 보이비 지구인 행주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데뷔한지 어엿 10년 차다. 숱한 팀이 와해되고 가요계 뒷문으로 사라질 때, 이들은 빈틈없는 우정을 과시하며 꾸준히 힙합계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지난 2010년 팀명과 같은 '리듬파워'로 가요계 첫 발을 디딘 3명의 힙합전사 리듬파워(보이비 지구인 행주)의 감회는 그 어느 때보다 새롭다.

행주는 "우리는 그저 함께 10년을 살아온 것뿐"이라며 "지금 기분을 드라마틱 하게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계속해서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10주년도 마찬가지다. 음악이랑 연결해서 이에 걸맞은 곡을 만들어야겠다는 정도"라고 밝혔다.

지구인은 "지금 드는 생각은 10년 더 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보이비 역시 지구인과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지구인 말대로 10년 더 하고 싶다"며 "오늘 어떤 기자님이 저희 인터뷰에 오면서 '중고사이트에서 7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며 데뷔 앨범을 가져왔다. 그 앨범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이 시간 동안 생존과 발전을 이루어냈구나 싶었다. 하지만 우리의 생존과 발전은 여전한 목표다. 이를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리듬파워는 오랜 시간 한결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존중'을 꼽았다. 지구인은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 제일 큰 것 같다. 일단 우리는 우리끼리 욕을 하지 않는다. 또 서로가 가진 능력치에 대해서는 부러워하고 인정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존중이 기반이 돼 있기 때문에 싸우더라도 서로의 존재나 성향을 인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이비는 "각자가 정한 성공의 목표치가 같은 것도 한몫한다"며 "내 생각이기도 하지만 다른 멤버들의 생각도 같을 거라고 하나도 의심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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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파워는 최근 9년 만에 첫 정규앨범 '프로젝트 A(Project A)'를 발매했다. 올드스쿨, 그라임, 트랩 등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은 리듬파워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담았다는 평이다.

그 가운데 동명의 타이틀곡 '프로젝트 A'는 보이비의 연애 스토리에서 착안해 탄생했다. 보이비는 "과거 만나던 여자친구가 며칠 전부터 클럽에서 놀아도 되냐고 물어보더라. 당시 '쿨병'에 걸렸던 난 당연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그날이 되니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잠도 안 오는데 그렇다고 여자친구한테 말해놓은 게 있으니 연락도 못 하겠더라. 그런 상황 속에서 이 친구를 클럽에서 만났다고 가정하고 쓴 곡이 이번 '프로젝트 A'의 초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구인과 행주는 타이틀곡 탄생 비화를 처음 안 눈치였다. 행주는 "보이비가 초안과 함께 1절부터 후렴구까지 만들었다. 나랑 지구인은 각자 파트의 랩 부분을 썼는데, 우린 새벽 6시까지 노는 분위기로 곡을 쓰라고 해서 파티인줄로만 알고 썼다"며 허탈해했다. 지구인은 "곡의 비하인드를 알고 나니 당황스럽다"면서도 "이런 사적인 이야기를 공적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보이비를 보고 있자니 친구가 연예인 됐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이번 앨범에 담긴 모든 수록곡들은 리듬파워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곡들이다. 행주는 "곡마다 초안을 떠올려서 전하는 방식의 리더 역할이 있는 곡들도 있고,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아이디어를 고민하다가 나온 곡들도 있는데, 최종적으로는 멤버들이 모두 '오케이' 사인을 낸 곡들이다. 그 외에 다 쳐낸 곡들은 한 명이라도 아니라고 해서 담지 않은 것"이라며 그 기준에 대해 확고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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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파워는 지구인을 시작으로 각각 '쇼미더머니' 시즌4부터 시즌6까지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행주는 내친김에 '쇼미더머니6' 우승까지 거머쥐며 그간의 아쉬운 인지도를 단숨에 날렸다. 팀으로서 빛을 보지 못했던 리듬파워지만, 개인 활동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것. 이에 일각에서는 이러한 리듬파워를 보고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분명 팀으로서의 괄목할만한 결과물이 필요했던 리듬파워일 터. 지구인은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는 말을 듣는 건, 팀의 결과를 내지 못했던 우리의 잘못이다. 때문에 우리에게도 리듬파워의 정규앨범이 정말 필요했고, 늘 숙제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 앨범이 여러 우려를 해소하는 시발점이자 리듬파워의 또 다른 캡처를 여는 키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는 개인으로는 유명해졌을지라도 '팀 리듬파워'를 절대 놓지 않겠다는 굳건한 의지에서 나온 바. 멤버들은 하나같이 "리듬파워가 1순위다"고 강조했다. 지구인은 "저희는 원래 리듬파워였다. 더군다나 개개인이 아닌 팀으로 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에 리듬파워가 무조건 우선순위다"고 팀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리듬파워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 보이비는 "몇 만명 앞에서 노래를 하고, 차트에 오르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우리들의 성공은 5년, 10년 뒤에도 음악을 하면서 우리끼리 계속 낄낄대면서 친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들을 머릿속에 그리면 너무 행복하기 때문에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게 리듬파워의 목적이고, 그렇게 된다면 리듬파워의 커리어는 성공적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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