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탐정’ 봉태규, 20년 연기 인생의 남다른 마음가짐 [인터뷰]
2019. 09.15(일) 11:00
닥터탐정, 봉태규
닥터탐정, 봉태규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2000년 영화 ‘눈물’로 데뷔해 벌써 연기 인생 20년 차를 맞은 봉태규는 “이제서야 내 직업이 배우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며 자신감 있는 눈빛을 내세웠다.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마음가짐이 가장 많이 바뀐 것 같다"는 봉태규다.

5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닥터탐정’ (극본 송윤희·연출 박준우)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이다. 더불어 지하철 스크린 도어 사건, 메탄올 중독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돼 시청자들의 분노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극중 봉태규는 UDC(미확진질환센터) 수석연구원이자 의사 허민기 역을 맡았다. 특히나 허민기는 의사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몸이 먼저 나가는 인물이기에 이를 연기할 봉태규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아졌다.

봉태규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날라리 의사라는 설정밖에 없었다. 극본을 쓴 송윤희 작가님이 아무래도 산업의학 전문의 출신이시다 보니 내가 평소 생각했던 날라리와 사뭇 달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내 스스로가 캐릭터를 형성해야 했다”면서 날라리 같은 허민기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먼저 체면을 없애야 했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봉태규는 허민기라는 역할이 의사답지 않았기에 더욱 적응이 쉬웠다고 했다. 봉태규는 “일반 의사였다면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겠지만, 이번엔 내가 알고 있던 의사에 대한 선입견이 전혀 없어서 적응이 빨랐다”며 “오히려 상상력을 더 풍부하게 발휘할 수 있어 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태규는 “산업재해를 당한 피해자를 만나던, 재벌을 만나던, 의사를 만나던, 누구를 만나던 똑같이 대하는 허민기의 매력에 끌렸다”며 캐릭터의 매력을 100% 끌어내기 위해 “감독님과 조연출과의 상의가 많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봉태규는 “아무리 허민기가 저돌적인 캐릭터여도 우발적 애드리브는 지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즉흥적으로 행동을 취하면 배우들이 당황하기 마련이다”면서 “그래서 그때그때마다 배우들, 제작진들과 상의를 했다. 드라마에서 나온 거의 모든 장면이 대본에서 미리 완성된 것들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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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탐정’은 방송 당시 높은 완성도를 비롯해 현실을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냈지만, 시청률은 다소 낮아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샀다. 하지만 ‘닥터탐정’은 봉태규에게 보여지는 기록보다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봉태규는 “드라마의 엔딩이 조촐하게 구성됐는데, 그렇기에 더욱 슬프고 눈물이 났다”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만약 상업적인 부분을 생각하는 드라마였다면 극 말미에 속 시원한 권선징악의 모습을 대놓고 보였을 텐데, ‘닥터탐정’은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시청률이 생각보다 저조하게 나왔지만, 그럼에도 이런 얘기를 다루는 공중파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게 자랑스럽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닥터탐정’은 사회고발이라는 뜻깊은 주제를 갖고 있음에도 소재가 소재다 보니 장소 섭외가 가장 어려웠단다. 봉태규는 “1회 지하철 스크린 도어 사건의 경우, 에피소드 자체가 날아갈뻔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모두들 잊지 말아야 하는 사건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장소 협찬에 대해 여쭤보니 다들 거절하시더라. 그래서 전국을 다 돌아봤다”고 설명했다.

봉태규는 “이런 힘든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작품과 제작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며 “문제에 직면했음에도 에피소드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작진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렇게까지 제작진과 밀착해서 지켜본 건 처음인데, 진짜 동료라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태규는 ‘닥터탐정’이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 죽고 다치는 건 당연한 게 아닌데, 너무나도 쉽게 지나치는 것 같다. 사회, 연예 쪽과 맞물리지 않으면 관심조차 기울여지지 않는 게 산재의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오래돼 보이지만 불과 얼마 안 된 일들입니다. ‘닥터탐정’이 이런 사건을 되새기고 마음에 깊이 남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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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아이디어뮤직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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