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제작진 "며느리 억압 없어지길" [인터뷰]
2018. 12.25(화) 10:40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올해 지상파 채널들은 악전고투를 겪었다. 트렌드의 다양화는 물론 지상파·비지상파를 막론하고 TV 앞을 떠나는 시청자들로 인해 드라마, 예능, 교양 등 장르를 막론하고 시청률과 화제성이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MBC 예능은 간판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시즌 종영 이후 이렇다 할 대타를 찾지 못한 채 지난해 총파업의 잔재까지 떠안고 고전해야 했다.

그럼에도 한 해 동안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가득 받은 프로그램이 있다. 예능보다 더 자극적인 며느리 일상 관찰기로 파일럿 방송부터 화제를 모았던 교양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정성후 CP를 만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회와 프로그램의 뒷이야기에 대해 물었다.

◆ "조작 논란? 그 어떤 예능보다도 리얼하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MBC 시사교양본부 콘텐츠협력센터에서 열린 공고를 통해 모인 기획안 중 138대 1 경쟁률을 뚫고 채택된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 파일럿 형태로 첫 선을 보인 후,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정규 편성이 확정됐다.

기획안 공모 단계부터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제작 전반에 관여한 정성후 CP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는 올해 초반 활화산처럼 타올랐던 '미투' 열풍의 분위기가 담겨있었다. 더 이상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가 된 며느리들의 문제에 공감했고,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웹툰 '며느라기', 다큐멘터리 'B급 며느리' 등 며느리들의 고충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었다"며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정 CP는 "일상을 리얼하게 보여줘야 하지만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형식이나 일반인 출연자의 등장으로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연예인 부부를 섭외했고, 스튜디오 녹화와 MC를 추가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소위 말하는 관찰 예능 방식의 포맷을 띄게 됐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출연진에게 스튜디오 녹화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기회를 줘 스스로를 '보고 느낀 점'을 고스란히 방송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였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조작 논란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정 CP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여느 예능보다도 리얼한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인 예능이 사전 콘셉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에 반해, 이 프로그램은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대화에 대해 제작진이 전혀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며 그간의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편집 과정에서 편집자의 관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는 있지만, 이는 여느 다큐멘터리에서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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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정 CP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하루아침에 각 가정의 문제에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같은 직접적이고 빠른 해결책을 바랄 수 있는 상황도 아닐 뿐더러, 각 가정에 한정된 해결책을 제시한들 실질적인 사회 분위기 변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별생각 없이 며느리를 함부로 대하는 행동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생각을 일깨우고 싶다"며 "우리가 바라는 건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런 프로그램 왜 만들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며느리들이 억압받지 않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해결이 아니라,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사회문화적인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한 해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각 가정에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보고 부부 관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했고, 불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자각했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역할을 한 것만으로도 제작진은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긍정적인 면을 인정해주셨으면 한다"는 정 CP의 말대로, 2019년에도 이 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활약을 기대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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