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계행, '가을사랑'을 돌이켜보다 [인터뷰]
2018. 11.20(화) 18:40
가수 신계행
가수 신계행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가을사랑'은 가을하면 생각나는 노래들을 나열할 때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곡이다. 가수 신계행은 이 '가을사랑'으로 1980년대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가요계 대표 여성 포크 싱어'로 자리매김했다.

대중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노래와 이름으로 알려진 가수 신계행이지만, 원래 그의 꿈은 '가수'가 아닌 '방송 진행자'였단다. 자신의 목소리와 음악적 역량을 바탕으로 방송을 진행해보는 게 소망이라고 웃어보인 그다.

그런 그가 어떻게 기타를 잡고 한국 포크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었을까. 과거를 들춰낸 기타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신계행은 과거 중학교 입학을 위해 교복을 사러 아버지와 백화점에 갔는데, 아버지가 갑작스레 기타와 하모니카를 사면서 처음 악기와 마주했다.

그러나 "아직도 당시 아버지께서 악기를 왜 샀는지 모르겠다"고 말 할 정도로 이후 악기는 관상용으로 방치됐고,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교회 오빠의 기타 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독학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배움이 없었던 터라 말도 안 되는 연주만 울릴 뿐이었다고.

그러던 어느 날 주인집 오빠가 서울시청에 자리한 이규대의 코러스에 데려갔고, 이규대의 눈에 들며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신계행은 고향인 제주도를 밟게 됐고, 당시 고3인 신계행은 제주의 극단 정낭에 우연찮은 기회로 들어가 음향을 담당하게 됐다.

이후 신계행은 몸이 아파 제주를 찾은 해바라기 한 멤버가 만든 기타 동아리에 합류해 정식으로 기타를 배우게 됐고,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출연까지 이뤄냈다. 특히 신계행의 소질을 알아본 라디오 담당 피디는 명동의 라이브 클럽인 쉘부르를 소개하며 그의 실력을 테스트해보길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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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울행에 대한 특별한 계기가 없던 찰나 친구가 남자친구를 만난다며 서울행 동행을 제안했고, 신계행은 그렇게 다시 서울을 찾았다. 그리고 처음 찾은 명동은 신계행의 기회의 땅이 됐다. 명동 거리를 거닐던 중,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려와 발길을 옮기니 그곳이 바로 앞서 피디가 추천한 쉘부르였던 것. 당시 그곳에서는 콘테스트가 한창이었는데, 신계행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현장서 기타를 빌려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당시 신계행은 조동진의 '나뭇잎 사이로'와 자작곡 무대를 꾸몄는데, 12개의 조명이 모두 켜지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첫 단계 통과시 절반의 조명이, 그다음 단계 통과시 3분의2, 그리고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만 12개의 조명이 모두 켜지는데, 신계행은 이 같은 어려운 일을 단번에 해낸 것. 그야말로 자신의 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이후 신계행에게 러브콜이 쏟아졌고, 그는 제주에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서울행을 본격적으로 결심했다. 마침 동생이 경희대 의대에 합격하게 돼 가족을 설득할 명문까지 생겼고, 마침내 서울에 온 신계행은 쉘부르에서 일하며 당시 신인이었던 가수 박강성을 만나게 됐다.

그리고 박강성과 더불어 몇몇 가수와 합심해 '가을사랑'이 수록된 옴니버스 앨범 '별들의 속삭임'을 만듦으로써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의 나이 27세에 이룬 괄목할만한 성과였다.

신계행은 이처럼 오래된 자신의 일대기를 추억하며 내내 밝은 미소를 머금었다. 방송 진행자를 꿈꾸던 철부지 제주 소녀가 우연찮은 기회에 기타를 접하게 됐고, 두려움 없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실력을 드러냄으로써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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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사랑'은 그동안 수많은 후배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곡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2005년에는 SG워너비의 메인보컬 김진호가 새로이 편곡해 앨범에 담기도 했다. 이에 신계행은 자신의 곡을 새로운 색깔로 맛깔스럽게 만들어낸 김진호와의 듀엣을 꿈꿨다.

그는 "데뷔 25주년 콘서트 때, 김진호 씨를 정말 부르고 싶었다. 내가 1절을 부르고, 이 친구가 2절을 부르며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러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며 두 손을 모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을사랑'은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유리상자, K2 김성면, 배우 김영호 등이 무대를 꾸미며 주목받았는데, 특히 유리상자는 이 곡으로 우승까지 일궈내 '가을사랑' 홍보를 톡톡히 했다. 유리상자에 대해 신계행은 "원곡을 다치게 하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로 너무 예쁘게 불렀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이 모두가 노래명에 맞게 가을에 열창됐다는 점이다. 이렇듯 '가을사랑'은 가을만 되면 끊임없이 회자되며 여실히 이름값을 누리고 있다. 신계행은 "생명력있는 노래"라면서도 "문제는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아쉬움 가득한 너스레를 떨어 '웃픈' 상황을 연출했다.

신계행은 '가을사랑'만큼 '안개 걷히는 날' '남보씨 연가' '건망증은 내 친구' '보고싶은 아버지' 등도 애정이 깊다며, 자신의 추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곡 한곡 신계행의 깊은 사연을 담았기에 이 곡들도 대중들과의 더욱더 긴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하는 신계행의 바람이었다.

신계행은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팬들에게 사랑받을 때'와 '함께 음악 하는 분에게 인정받을 때'를 꼽았다. 그는 "'오래도록 열심히 노래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들을 때, '아, 내가 아직도 할 일이 있구나'라는 사명감이 생긴다. 항상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 것"이라는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신계행은 앞으로 활발한 활동으로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그리고 언젠가 해외 팬들과도 만나 자신의 '가을사랑'을 들려주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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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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