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탐정’, 호러 키워드에 발목 잡힌 범작(종영) [TV온에어]
2018. 10.31(수) 23:18
오늘의 탐정 박은빈 최다니엘 김원해 이지아 이재균 이주영 신재하
오늘의 탐정 박은빈 최다니엘 김원해 이지아 이재균 이주영 신재하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오늘의 탐정'이 호러물로서의 기발한 초기 설정에도 불구하고, 키워드 몇 가지에 스스로 발목을 잡힌 범작으로 남고 말았다. 그럼에도 나약한 사람의 마음을 양분 삼아 자라는 공포물의 정통 본질만큼은 인상적으로 부각됐다.

31일 밤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극본 한지완·연출 이재훈) 마지막회 31, 32회에서는 귀신 탐정 이다일(최다니엘), 그의 조수 정여울(박은빈), 다일 파트너 한상섭(김원해), 의문의 존재 선우혜(이지아), 길채원(이주영)을 둘러싼 귀신 추리극 결말이 그려졌다.

이날 이다일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많은 이들의 생을 앗아간 좀비 선우혜를 처치했다. 누구보다 사람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지닌 그였기에 선우혜라는 악을 소멸시킬 수 있었다.

다일은 이후 선우혜와 함께 사라졌다. 여울은 내내 다일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삶을 충싫히 살아갔다. 길채원, 한상섭, 박정대(이재균) 등 주변 인물들도 선우혜와 대면할 당시보다 한층 성장해 자신의 소임을 다하며 살아갔다.

방송 말미, 이다일이 기적처럼 여울 앞에 다시 나타났다. 다일은 산 자가 아니었다. 다일은 여울에게 “네가 평범하게 잘 먹고 잘 자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울은 “아직은 다일 씨가 필요하다”며 그를 붙잡았다. 이다일은 결국 건강한 영혼의 자격으로 탐정사무소로 무사히 돌아왔다. 탐정사무소는 계속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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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탐정’은 시작부터 탐정극과 호러물을 결부시키며 호기롭게 출발했다. 아동 유괴극을 필두로 자신을 탐정이라 소개한 이다일과 파트너 한상섭은 셜록과 홈즈를 연상케 하는 ‘케미’를 선보이며 첫 방송의 흥미를 고조시켰다. 빨간 옷을 입은 의문의 여인 선우혜는 악령으로 암시되며 극적 공포감을 더했다. 더욱이 2회부터 다일이 산 자가 아닌 죽은 자, 귀신이라는 충격적 사실이 드러나며 기대를 높였다.

이처럼 극 발단부가 시청자들에게 전달한 충격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귀신 탐정 이다일과 열혈 조수 정여울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새로운 스타일의 호러 스릴러가 예고된 셈이었다.

기가 막힌 웹툰을 보는 듯한 참신한 스토리 시작점과 귀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초기 설정은 분명히 ‘오늘의 탐정’이 가진 장점일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비범한 초기 아이디어에서 한 발자국 진보하지 못했다. 남자주인공 이다일의 정체가 귀신이며, 선우혜가 몸이 병원에 묶인 생령이라는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댄 나머지 이후 스토리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말았다.

급기야 중후반부에 들어서 스토리 전개력이 바닥난 듯, 선우혜가 생령에서 ‘언데드(Undead, 좀비)’ 상태로 진화시킨 플롯은 오히려 스토리텔링을 제자리걸음 시킨 독이 됐다. 다일과 여울의 선우혜를 향한 추적은 지지부진하게 반복되며, ‘귀신’ ‘생령’ ‘좀비’라는 몇 가지 키워드에만 함몰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호러물의 본질답게, 죄를 짓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사연을 비교적 설득력 있게 제시한 것은 고무적이다. 이에 악귀 선우혜가 사람들의 약하고 악한 마음을 먹고 존재감을 부지한다는 호러물의 핵심 설정이 뚜렷하게 부각될 수 있었다.

후속극은 강지환, 백진희, 공명, 류현경, 인교진 등이 호흡을 맞춘 오피스물 ‘죽어도 좋아’로 오는 11월 7일 밤 첫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포스터, 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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