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이발관 이석원, 잠정은퇴 발표 “고통 없어지면 찾아뵙겠다” [전문]
2017. 08.07(월) 19:48
언니네이발관 이석원 잠정은퇴
언니네이발관 이석원 잠정은퇴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대한민국 가요계에 또 하나의 음악 역사의 획을 그은 밴드 언니네 이발관이 음악작업을 일단 중단한다. 이석원이 은퇴를 공표하며 팬들에게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7일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은 공식사이트를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하며 은퇴를 선언했다.

이석원은 “아주 오랫동안 이 일을 그만 두길 바래왔다. 하지만 어딘가에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마음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았다”라며 “그간 실천하지 못한 계획들도 있고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서 인사드리고 떠나면 좋겠지만 여기서 멈출 수 밖에 없다”고 적었다.

이석원은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음악이 일이 되어버린 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벗어나고 싶어했기에 음악을 할때마다 늘 나 자신과 팬들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라며 은퇴의 속내를 전했다.

이어 “더 이상 그런 기분으로 무대에 서고 싶지 않음을, 이렇게 맺음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해주면 좋겠다. 이제 음악을 그만 두고 더 이상 뮤지션으로 살아가지 않으려 한다. 23년 동안 음악을 했던 기억이 모두 다 행복했었다고 말하지는 못해도 여러분에 대한 고마운 기억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이석원은 또 다시 음악 작업으로 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훗날 언젠가 세월이 정말 오래 흘러서 내가 더이상 이 일이 고통으로 여겨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또 나 자신에게 죄를 짓는 기분으로 임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면 그때 다시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언니네 이발관은 이석원(보컬, 기타), 전대정(드럼), 이능룡(기타)까지 3인조로 이루어진 밴드로 지난 1996년 1집 ‘비둘기는 하늘의 쥐’로 데뷔했다.

이후 한국대중음악계에 메시지와 음악성을 동시 전달해오며 많은 팬들에게 사랑 받았다. 특히 시적이면서도 문학적인 가사는 한국 가요사에 길이 남을 대목이다. 언니네이발관은 지난 6월 1일 마지막 앨범 '홀로 있는 사람들'을 발표한 바 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하 이석원 은퇴 선언 글 전문

2017년 8월 7일

소식이 늦었습니다. 어려운 말씀을 드려야 해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예전에 써 둔 편지를 올립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미안해요.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 일을 그만 두길 바래왔어요.
하지만 어딘가에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마음을 털어놓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 한번만 이번 한장만 하다가 세월이 이렇게 흘렀네요.
그간 실천하지 못한 계획들도 있고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서 인사드리고 떠나면 좋겠지만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음악이 일이 되어버린 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항상 벗어나고 싶어 했기에 음악을 할 때면
늘 나 자신과 팬들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었습니다.

더 이상 그런 기분으로 무대에 서고 싶지 않음을.
이렇게 맺음을 할 수 없는 제 사정을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저는 음악을 그만 두고 더 이상 뮤지션으로 살아가지 않으려 합니다.
23년 동안 음악을 했던 기억이 모두 다 즐겁고 행복했었다고는 말하지 못해도
여러분에 대한 고마운 기억 잊지 않고 간직하겠습니다.

훗날 언젠가 세월이 정말 오래 흘러서 내가 더 이상 이 일이 고통으로 여겨지지도 않고
사람들에게 또 나 자신에게 죄를 짓는 기분으로 임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 다시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23년 동안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 것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들어 주신 것 모두 감사합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2017년 8월 6일 저녁 이석원 올림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언니네이발관 공식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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