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 인간의 욕망이 불러온 비극
2013. 03.05(화)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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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여창용 기자]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작은 욕망은 있다. 대부분 그 욕망을 이성으로 억누르고 살지만 그 욕망을 무분별하게 분출하게 되면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이하 KAFA) 그 다섯번째 데뷔작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감독 김승현)는 이러한 인간의 저속한 욕망과 그 욕망이 좌절 또는 방해를 받을때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지는지를 그리고 있다.

평범한 정수기 서비스 센터 직원인 석호(최원영 분)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해 허송세월하는 동생 진호(강호 분)가 한심하다.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겠다는 동생의 말에 속는 심정으로 500만원의 돈을 건넨다.

하지만 진호가 돈을 허튼데 썼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후 동생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석호의 평범한 일상에 파란이 일어난다. 동생 진호의 죽음에 관계돼 있는 희영(김이정 분)이라는 여인과 또다시 얽히게 되면서 석호의 인생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석호에게 진호는 애증의 관계다. 어린 시절 이후 20년을 넘게 단둘이 살아온 형제인만큼 우애 못지않게 미움도 크다. 미운 동생이지만 막상 동생이 죽고나니 그동안 억눌러왔던 욕망과 분노가 폭발하게 된다.

반면 태규(신현탁 분)는 진호와 시비 끝에 목숨을 잃은 형 민규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다. 형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하고, 복수의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결국 분노를 진호의 형 석호에게 대신 쏟아낸다.

진호와 민규 그리고 석호의 중심에 있는 여인 희영은 분명히 악녀다. 하지만 희영은 자신의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한다. 자신에게 죽고 못살던 진호의 형 석호에게 성욕을 느껴 애정공세를 퍼붓기도 한다.

석호는 동생 진호의 죽음으로 그동안 억눌러왔던 욕망을 분출한다. 결국 그 욕망 때문에 파국을 맞게 된다. 석호의 동생 진호는 희영이라는 여자에 눈이 멀어 돈까지 빚지게 되고 결국 희영의 또다른 남자 민규와 다툼을 벌이다 죽음을 맞이한다.

희영은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그 욕망에 몸을 맡기다가 파멸하고, 태규는 석호에 대한 분노를 제어하지 못해 결국 석호에게 목숨을 잃는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욕망 때문에 파멸하고 만다.

김승현 감독은 "남자들 마음 속에 있는 소심함과 저속한 자존심이 좌절될때나 방해될때 나오는 폭력성이 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다"고 연출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김 감독은 20회차 촬영에 제작비 5,000만원이라는 제한적인 조건에서도 평범한 인간이 펼치는 복수를 긴장감 있게 풀어내 신인감독답지 않은 과감하고도 개성있는 연출을 선보였다.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는 제어하지 못한 인간의 욕망이 어떤 파국을 불러오는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강하게 말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여창용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KAFA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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