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치 보는 '시그널2', 숟가락 불량이라고 밥상 엎어야 하나 [김지현의 게슈탈트] |
| 2026. 10.26(월) 14: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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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게슈탈트’는 현상을 부분이 아닌 전체적 구조와 맥락으로 파악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단편적인 사실들의 나열을 넘어, 사건들 사이에 숨겨진 유기적 연결 고리를 추적하고 그 흐름 속에서 큰 그림을 읽어내는 데 초점을 두는 코너입니다. 기자의 개인적인 주관이 담긴 칼럼입니다. tvN 측이 드라마 '두 번째 시그널'(김은희 작가, 안태진 연출)공개 시점을 두고 깊은 고심에 빠졌다. 논란의 중심에 선 배우 조진웅이 은퇴를 선언하고 무대 뒤로 물러났음에도, 정작 작품은 방영 일정을 확정 짓지 못한 채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양새다. 시청자와 만날 모든 채비를 마쳤지만, ‘시그널2’는 표류 중이다. 한 배우를 둘러싼 논란으로 공개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고, 제작진은 "확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은퇴한 조진웅이 두문불출하며 사실상 칩거에 들어갔지만, 제작진은 '작품에서도 보고 싶지 않다'는 실체가 없는 목소리와 싸우고 있다. 보이지 않는 여론을 눈치 봐야 하는 상황이라 답을 내놓기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입니다." 배우 황정민이 한 시상식에서 남긴 유명한 소상 소감이다. 한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완성되기까지는 기획부터 촬영, 후반 작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주체의 노력이 투입된다. 작가와 감독의 연출, 제작사의 투자, 그리고 현장 스태프들의 노동이 집대성된 결실이 바로 콘텐츠다. 드라마는 특정 배우 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닌, 수많은 창작진의 작업이 어우러져 완성되는 종합 예술이다. 황정민이 자신을 '숟가락'으로 낮춰 비유한 건 겸손이기도 하지만 종합 예술의 가치를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한 최선의 설명이었을 것이다. 숟가락이 불량이라고, 잘 만들어진 밥상을 엎어야 할까. 주연 배우의 결함이나 논란이 예비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작품 전체의 폐기를 요구하는 건 지나친 처사다.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시기, 한 편의 작품을 배우의 사생활과 연계하는 시선은 후진적이다. 물론 배우 개인의 도덕적·법적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한다. 조진웅이 은퇴를 선언한 것은 그 연장선에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책임의 무게가 작품 전체, 그리고 제작에 참여한 모든 창작자들에게까지 전가되는 현상은 일종의 연좌제와 다름 없다. 제작진이 대중의 정서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도 올바른 처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스태프들의 열정과 노력과 땀이 녹아든 완성된 콘텐츠를 기약 없이 묵혀둬야 한다고 강요하는 일은 콘텐츠 산업 차원에서 유익하지 않다. 이제 우리는 배우 개인의 과오와 창작물 자체의 가치를 명확히 분리해 바라보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의 대중은 충분히 이러한 성숙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제작진이 '배우 한 명이 보기 싫어 공개하면 안된다'는 실체 없는 여론에 압도될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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