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Y2K도 여름도 '키키답게'… 또 한 번 증명한 자유로움 [가요공감]
2026. 08.20(목)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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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그룹 키키(KiiiKiii)가 또 한 번 예측하기 어려운 선택을 했다. 이번에는 여름과 Y2K다. 익숙한 소재를 가져왔지만 키키가 풀어내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과거의 감성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비틀며 새로운 여름을 완성했다.

키키는 지난 10일 세 번째 미니앨범 '와이키키(WhyKiiiKiii)'를 발매하며 컴백했다. 하와이의 휴양지 '와이키키'에서 이름을 가져온 이번 앨범은 가상의 여름 휴양지에서 보내는 하루를 여섯 개 트랙에 나눠 담았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Y2K를 바라보는 키키의 방식이다. 플립폰, 인터넷, 게임 등 2000년대 초반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들이 곳곳에 등장하지만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키키 멤버들이 가진 발랄하고 엉뚱한 감각을 더해 익숙한 소재를 낯설게 만든다.

사실 Y2K는 이제 K팝에서 낯선 콘셉트가 아니다. 당시의 패션과 음악을 가져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방식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키키는 자신들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시대의 요소를 지금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를 자유롭게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온다.

타이틀곡 '팝 오프 팝 오프(Pop Off Pop Off)'가 대표적이다. 강렬한 신스 사운드와 반복적인 리듬 위에 키키 특유의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얹었다. 여름을 겨냥했지만 청량함이나 벅찬 감정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톡톡 튀는 멜로디와 리듬으로 계절감을 표현했다. 흔히 떠올리는 여름 시즌송의 공식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만큼 키키의 색깔은 선명하다.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후렴구와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곡의 매력을 살린다.

선공개곡 '캔디 핑크 매직 홀 플립 폰(Candy Pink Magic Hole Flip Phone)' 역시 마찬가지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 곡은 익숙한 플립폰을 단순한 추억의 소재로 소비하지 않는다. 독특한 사운드와 재치 있는 가사를 더해 지금의 키키가 바라본 Y2K를 만들어냈다. 뮤직비디오 역시 여름 휴양지를 누비는 멤버들의 모습에 인터넷 화면과 게임 속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요소를 더했다. 과거의 인터넷을 정교하게 복원하기보다 지금의 키키가 재미있게 가지고 노는 하나의 소재처럼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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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접근은 키키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아이 두 미(I DO ME)'에서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소녀들의 자유로움을, '댄싱 얼론(Dancing Alone)'에서는 이국적인 여름의 순간을 그렸다. 콘셉트는 매번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자유분방한 분위기만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니 2집 타이틀곡 '404 (New Era)'에서도 키키는 익숙한 공식을 반복하지 않았다. '404'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린 뒤에도 또 다른 콘셉트와 음악을 선택하며 영역을 넓혔다. 이번 '와이키키'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결국 키키의 강점은 어떤 소재를 선택하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있다. Y2K도, 여름도 이미 여러 차례 등장했던 소재지만 키키의 손을 거치면 조금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익숙한 것을 가져오면서도 뻔하게 만들지 않는 것. 이것이 지금 키키가 가진 가장 분명한 경쟁력이다.

'와이키키'는 그런 키키의 현재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새로운 소재를 꺼내면서도 '키키답다'는 인상을 놓치지 않는데 집중했다. 앞선 활동을 통해 쌓은 존재감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도 분명하다. 분명 Y2K도, 여름도 이미 한 번쯤 봤던 소재지만, 그럼에도 키키의 다음 선택이 궁금해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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