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중앙 회생 절차 돌입, 나홍진 신작 '호프' 정상 개봉에 쏠린 시선 [상반기 결산 기획]
2026. 07.07(화) 10:30
메가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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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연쇄적인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국내 영화계와 극장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팬데믹 이후 관객 수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극장가에 미디어 생태계 변화와 대규모 투자에서 비롯된 유동성 악화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주사는 물론, 멀티플렉스 상영관과 콘텐츠 투자배급을 담당하는 메가박스중앙의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우려를 낳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시작점은 지난달 12일 알려진 JTBC의 유동성 문제다.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 상환이 지연되면서 그룹 전반의 자금 경색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방송과 미디어 사업을 주축으로 하던 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채무불이행 상황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콘텐츠 업계 전반에 던지는 메시지가 컸다.

시장 전문가들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단독 중계권 확보가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동계올림픽과 북중미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판권을 확보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려 했으나, 타 방송사로의 재판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수익 창출에 차질을 빚었고 결국 막대한 비용을 떠안게 된 것이다. 이에 홍정도 부회장은 자금 경색과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를 설명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룹의 유동성 문제와 맞물려 메가박스중앙의 재무 건전성 역시 어려운 시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말 기준 2200%대에 달하는 부채비율과 8522억 원을 상회하는 부채총계는 현재 상황의 무게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2020년 이후 6년 연속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 한국신용평가는 메가박스의 신용등급을 C로 하향 조정했으며 법정관리 돌입 시 추가적인 등급 조정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무엇보다 사법부의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이 내려지면서 메가박스의 자산과 채무가 동결된 것이 실질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법적 조치는 당장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이용 불편으로 이어졌다. 정산 불확실성을 우려한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대형 결제 대행사들이 일제히 온라인 영화 예매 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결제 대행사들은 고객과 자사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환불 대금 미정산이나 사업 방향 변동에 대비해 시스템을 통제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결국 소비자의 신뢰도 하락과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물론 결제 대행사들은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메가박스 회생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다시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금 흐름이 묶이면서 극장 현장의 파행 운영도 가시화되고 있다. 일선 지점인 코엑스점에서는 자재 수급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매점 판매 메뉴를 대폭 축소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홍대점의 경우 예정되어 있던 ‘명탐정 코난’ 재개봉 상영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관객들에게 공지하며 혼란을 빚었다. 극장의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라 할 수 있는 관람과 매점 이용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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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계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메가박스중앙의 상황이 산하 투자배급사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플러스엠)로 미칠 영향 때문이다. 2014년 출범한 플러스엠은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와 ‘서울의 봄’ 등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기존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쇼박스와 함께 한국 5대 투자배급사로 꼽혀왔다. 한국 영화 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은 플러스엠이 흔들릴 경우, 산업 전반의 회복 속도가 현저히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수많은 제작사, 홍보마케팅사, 현장 스태프, 수입사가 유기적으로 엮여 있는 영화 산업 특성상 한 축의 어려움은 업계 전반의 자금 경색으로 이어지기 쉽다. 배급사가 극장으로부터 티켓 매출을 제때 정산받지 못하면, 그 여파가 고스란히 제작사와 투자사로 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 역시 상황을 엄중하게 인지하고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따른 산업계 피해 사례 파악에 발 빠르게 나섰다.

제작사 관계자 A씨는 현 상황이 가져올 연쇄적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걱정된다. 극장도 같이 엮여 있지 않나. 이게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해결이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한 채널이 없어지거나 그러지 않고 계속 살아남아서 그대로 산업을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A씨는 이어 극장 정산 시스템의 구조적 고민을 언급하며 “채권단이랑 어떻게 정리될지 지켜보고 있다. 여름 영화 개봉하고 정산을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투자 심리 위축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A씨는 “가뜩이나 요즘 영화 들어가기 어렵고 투자배급사들이 긴축재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훨씬 재정적으로 타격이 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상황은 극장업계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했던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의 합병 논의에도 사실상 쉼표를 찍게 만들었다. 롯데쇼핑 측은 양해각서 기한인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관련 절차를 모두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재무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롯데시네마로서는 무리한 합병보다는 당분간 내실을 다지며 독자 생존에 집중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 극장들 역시 이번 상황을 마냥 유리하게만 해석하지 않고 신중하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극장 관계자 B씨는 “사실 남일 같지가 않다. 보시기에 따라서는 경쟁사가 흔들리면 좋은 거 아니냐고 보실 수 있지만, 수요가 우리로 오면 좋지만 오히려 시장 파이 자체가 줄어들까 봐 우려되는 대목이다”라고 털어놨다.

B씨는 극장업계가 직면한 전반적인 고민을 토로하며 “국내만 따져 보면 1분기가 좋아서 다행히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어렵다. 시장 자체가 코로나 이전 관객수 2억 명에 맞춰놨던 것을 ‘N데믹’ 이후 1억 명 시장에 맞춰서 살아갈 수 있는 판을 짜야겠다고 고민하던 찰나였다”며 “영화 산업이라는 건 상영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사, 투자배급사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영역이다. 팝콘 하나를 준비해도 다 계약 주체가 있는데, 모두가 몸조심을 하게 되니 시장 자체가 주저앉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영화 투자를 집행하는 배급사들의 불안감도 적지 않다. 투자배급사 관계자 C씨는 “이런 케이스가 저희도 처음이다 보니까 분위기상 정서적인 충격이 다 있는 것 맞다. 이후 전망이 어떨지 등 쉽게 진단을 내놓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 C씨는 “영화 투자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는 당연히 있다. 산업 자체가 잘 돌아가야 돈이 돌고 좋은 크리에이터들이 영화 일을 하고 저희에게 좋은 작품이 오게 되는 선순환이 되는 건데, 매우 불안한 상황이 된다”며 “그동안 플러스엠이 영화 투자 배급에 의욕을 보였던 회사였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다. 메가박스의 전체 상영관 시장 점유율이 20~25%에 달하다 보니 위기가 더 충격적이기는 했다”고 산업 전반의 분위기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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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플러스엠이 개봉을 준비 중인 여름 텐트폴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의 향방에 쏠려 있다. 나홍진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한국 영화 사상 최고 수준의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호프’는 플러스엠과 메가박스중앙의 향후 재무적 흐름을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칸영화제에서 200여 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 창출과 직결되는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안정적인 극장 개봉과 대규모 마케팅 집행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배급과 상영을 겸하는 메가박스의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호프’의 순항 여부를 매우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에 대해 B씨는 “’호프’는 규모도 그렇고 한국 영화 여름 시장의 상징적인 작품이다 보니까 흥행 여부가 앞으로의 한국 영화 시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 같다”며 “상반기에 ‘만약에 우리’ ‘왕과 사는 남자’ ‘살목지’ ‘군체’ 등 한국 영화들이 소중한 흥행 기록들을 세워줬기 때문에 그런 이정표를 끌고 나가서 ‘호프’까지 잘 되면 한국 영화가 희망이 있다는 걸 올해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될 거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고 내다봤다.

홍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방송 콘텐츠 제작과 방영 등 본연의 업무는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일선 극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결제 시스템 중단과 정산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현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재무 상황이 안정화되고 극장 수익금 정산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메가박스 정상화와 플러스엠의 미래 역시 당분간 업계의 가장 무거운 화두로 남을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뉴시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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